[김재현의 교단일기] 교육의 시작은 '관계', 원형 대형 입학식을 소개합니다
[김재현의 교단일기] 교육의 시작은 '관계', 원형 대형 입학식을 소개합니다
  • 서혜정 기자
  • 승인 2020.01.1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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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교사

[에듀인뉴스] 선생님과 학생들은 교실과 교실 밖에서 하루하루 추억을 쌓아가며 1년을 보내게 된다. 이 추억을 소중히 오래 간직하기 위해 교단일기를 기록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김재현 중앙기독중학교 교사와 함께 모든 교육의 중심에 ‘관계’라는 키워드를 두고 교육을 진행하는 기독교계 중학교의 교육 모습을 들여다보는 교단일기를 시작한다.

[에듀인뉴스] ‘나를 알아주는 한 명의 선생님이 있다는 것.’ 이것이 중앙기독중학교 관계중심학교 운영의 핵심이다. 교사인 나와 관계가 깊이 있는 학생들은 나의 가르침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문제행동도 없어진다. 그런 학교의 첫 입학식은 형태와 방법부터 다르다.

입학식, 모두가 단상을 쳐다보는 형태가 아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원형 대형으로 입학식을 치르는 수원 중앙기독중학교.(사진=김재현 교사)
입학식, 모두가 단상을 쳐다보는 형태가 아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원형 대형으로 입학식을 치르는 수원 중앙기독중학교.(사진=김재현 교사)

관계 중심형 입학예배

3월 2일 첫 입학일이다. 아직도 풋내기 초등학생 티를 못 벗은 아이들이 저마다 큼지막한 교복들을 입고 아직은 순진하게 어색한 첫 만남을 갖는다.

우선 입학식을 진행하기 위해 전형적인 단상을 바라보는 식의 정례화 된 형태의 예식이 아니라 관계 중심 교육의 원칙대로 모두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형태의 원형구조를 만든다.

밖으로 나갈수록 의자의 개수가 늘어나면서 기하적인 구조계산(?)에 의해 정확한 원형의 형태가 완성된다. 6개의 학급학생들이 서로를 바라보도록 자리하고 있고 학부모는 자녀가 바라보이는 쪽 대형의 뒤편에 위치한다.

단순히 상징적인 의자 배치 구조이지만 이 관계중심형의 입학식 대형은 앞으로의 학생지도에 있어서도 관계성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드디어 입학식이 시작된다. 학생들은 식의 처음부터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부모와 내빈이 일어서 있는 상태에서 반별로 입장하는 학생들을 박수로 환영한다. 이후 14명씩 6개 학급이 차례대로 입장한다. 담임교사는 맨 앞에 서고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가 있는 학생을 담임교사가 손을 잡고 함께 들어온다.

입학생 총 84명의 이름이 슬라이드를 통해 올려 진다. 자녀의 이름이 나오는 입학식의 시작은 부모에게 감격스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순서대로 자리에 앉으면 입학식이 시작된다. 입학식은 예배로 진행되며 우리 모두는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로 시작하게 된다. 기도로 시작하고 신입생 학부모 중 목회자이신 아버지께서 축복의 말씀을 전한다.

목사님이 서게 되는 강대상 같은 것은 없다. 가장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인 아이들의 가운데 원형 안에 원고 몇 장 들고 서게 된다.

그간 입학예배에서 어디를 바라봐야할지도, 어떻게 서야할지도 몰라 하시는 여러 목사님들이 계셨었지만 우리의 새로운 대형의 입학예배에 신선한 충격을 받으며 오히려 더 강력한 도전을 주시곤 한다.

(왼쪽부터)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중앙청소년오케스트라의 축하연주와 담임교사들의 축복의 노래로 구성된 입학식.(사진=김재현 교사)
(왼쪽부터)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중앙청소년오케스트라의 축하연주와 담임교사들의 축복의 노래로 구성된 입학식.(사진=김재현 교사)

학교와 가정이 함께 축복하는 감동의 입학예배

우리 학교는 1인 1악기를 다루는 음악프로그램이 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클래식 악기에 대한 접촉점이 많아지고 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중앙청소년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입학예배에는 오케스트라의 축하연주로 그 풍성함이 더 해진다. 입학할 때 선배들이 들려주던 연주를 이제는 자신들이 선배가 되어 신입생을 위해 축하연주를 해주는 보기 좋은 장면이 연출된다.

이후에는 담임교사들의 축복의 노래가 이어진다. 매년 특별한 이벤트로 ‘서프라이즈’한 곡을 다르게 연출하곤 하는데 올 해는 ‘그의 생각’이라는 노래를 6명의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정면 앞으로 나와 불러주었다.

그리고 각 담임교사가 정성껏 준비한 한 명 한 명을 위한 축복말씀이 적힌 카드를 준다. 아이들의 표정을 살펴본다. 내심 감격스러워하는 표정을 기대하지만 아직 어떤 표현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눈만 껌뻑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 뒤에 서서 함께 축복하는 부모님들의 얼굴에는 잔잔한 감동과 약간의 눈물이 있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입학예배에 참석한 모든 교사와 가족들이 신입생자녀들에게 손을 뻗어 불러주는 ‘야곱의 축복’은 혼탁한 이 시대에 청소년으로서 바르게 살아가고 바른 가치관을 잃지 않으며 살아가도록 강력한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직은 잘 모르는 신입생들이지만 이들이 졸업을 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했을 때 우리 학교에서 배운 철학과 관계성을 꼭 기억하고 잊지 않을 것을 기대해본다.

관계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학급을 이루다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아이들의 표정이 보이고 마음이 보인다. 학부모와도 더는 긴장되는 만남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관계가 형성된다.

담임으로서 힘을 많이 뺄 수 있는 일도 생긴다. 한 명씩의 축복 카드를 쓰는 것도, 학부모 한 명씩 전화심방을 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그 첫 시작을 이와 같은 입학예배로 시작하면 학부모와 학생은 감동하며 3년간의 중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다.

김재현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교사.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교사상을 실천하고 싶은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 공부도 운동도 부족했던 학생시절을 겪은터라 어리버리한 중학교 남자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담임교사. 아이들과 함께 먹고 뒹굴면서 운영한 10년 이상의 학급담임으로서의 삶이 교직에서 가장 중요했다고 말하는 교사이다.(사진=김재현 교사)
김재현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교사.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교사상을 실천하고 싶은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 공부도 운동도 부족했던 학생시절을 겪은터라 어리버리한 중학교 남자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담임교사. 아이들과 함께 먹고 뒹굴면서 운영한 10년 이상의 학급담임으로서의 삶이 교직에서 가장 중요했다고 말하는 교사이다.(사진=김재현 교사)

서혜정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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