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쿨 원격연수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 오픈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장

연수 만능·무용론 모두 경계..."핵심은 교사 전문성 신장 위한 자발성"
미래 교육은 인성(人性) 지향..."적응하고 해결하는 역량 필요"

학교교육 독점 시대 끝!..."마을과 함께 다양한 학습조직 활성화할 것"
빠르게 변하는 미래..."교사 전문성 신장해 미래 이끄는 능력 길러야"

[에듀인뉴스-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공동기획] 교사들의 배움 나눔이 교육현장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다. 과거, 연수(硏修)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딱딱하고 형식적인 강의를 넘어 교육현장에서 자신이 갈고 닦은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에듀인뉴스는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과 함께 연수 프로그램을 개설자 소개 기획을 마련,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한 발 짝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장슬기 소명중고등학교 교사와 함께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 연수를 오픈했다.(사진=티스쿨)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장슬기 소명중고교 교사와 함께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 연수를 오픈했다.(사진=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연수는 수업 성장의 계가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수업 성장을 이루려면 자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총 6개 연수를 오픈한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연수 자체가 교사 성장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연수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오히려 수업 친구, 독서 토론 모임, 수업 나눔 모임 등 수업 공동체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수업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교사들은 수업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알아가며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연수도 하나의 도구일 뿐 교사의 자발성을 바탕으로 연수와 같은 교사 모임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교사의 자발적 전문성 신장을 강조하는 김 소장은 특히 교육과정 재구성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간 개설한 많은 연수 중에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주제로 티스쿨에 오픈한 연수 프로그램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미래 교육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창의적으로 디자인하여 수업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 사회에 맞게 능동적으로 교육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연수에 ▲미래 사회와 교육의 변화 ▲교육과정의 역사와 역량 중심 교육과정의 이해 ▲중학교 자유학년제 ▲고교 학점제 ▲인턴십 제도 ▲질문 기반 교육과정 재구성 ▲미래형 수업과 평가 ▲학교 수준 교육과정 디자인과 교사 수준 교육과정 디자인 실천 사례 등을 담았다. 이는 미래형 교육과정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미래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주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국가수준교육과정을 학교나 교사 수준 교육과정 차원에서 지식을 재구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가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 마음대로 가르치는 교육과정 무시와는 차원이 다른 교수행위다.”

교사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정의를 내린 김 소장은 재구성을 넘어 디자인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피력한다.

재구성은 지식의 재구조화이지만 디자인은 지식의 창출하는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한 그는 “특히 중등 교사의 경우 자기 담당 교과목 수업뿐만 아니라 비전공 과목 개설 및 운영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추진 중이다.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의 다교과 능력이 필수다.

김현섭 소장의 교육과정 디자인 능력은 아무래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을 정의한 것으로 읽힌다. 즉, 교사가 교육과정 디자인 수준의 전문성을 갖춰야 미래 사회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인공지능 교사의 등장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사회적 변화 ▲기술의 진보로 인한 전문직 위상 고취 ▲학생 생활 지도 중요성 대두 등 네 가지를 미래 교육 어젠다에 중요 기제로 작동할 것이라는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을 만나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 연수와 미래 교육 방향, 마을공동체교육 확대에 따른 교육과정 구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교육 혁신을 넘어 미래 교육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변화를 요구’하는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 (사)교육디자인네트워크 대표(사진=티스쿨)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 (사)교육디자인네트워크 대표(사진=티스쿨)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이자 (사)교육디자인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왕성한 교육 활동을 많이 하는데, 자기소개를 한다면.

교직 경력 28년차 교사이면서 현재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과 (사)교육디자인넷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교사들의 수업 성장을 위해 수업 혁신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수업 전문가 양성, 수업 공동체 운영 및 지원합니다.

2000년부터 15년 동안 협동학습연구회를 조직해 활동하면서 교실수업 방법 개선 운동을 펼쳤고 (사)좋은교사운동에서 연수센터 운영과 좋은학교만들기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2012년 교육방송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에 수업코치로 출연한 이래 유초중고 및 대학 등에서 많은 수업자를 대상으로 수업코칭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수업코칭 프로그램 방송에도 출연할 예정이고요.

교육디자인넷은 수업디자인연구소 외에 8개 연구소가 연대해 교육혁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업 혁신 및 학교 혁신에 대한 꿈을 가지고 수업 자료 개발, 수업 코칭 활동, 수업 혁신 연수 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술 활동도 많이 하는데, 어떤 책들을 집필했나.

저서로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협동학습’(2001),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2015), ‘수업성장’(2016), ‘철학이 살아있는 수업기술’(2017), ‘수업공동체’(2018), ‘욕구 코칭’(2018), ‘미래형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2019) 등이 있습니다.

최근 수행한 프로젝트는 교육부 주관 초등 5-6학년 인성교육 자료집 개발, 중학교 자유학기제 경제 교육자료집 개발, 비상교육 주관 중학교 7개 교과 질문 기반 수업 자료집 개발, 초등 5학년 사회과 자료집 개발 등을 했고 올해부터 초등 3,4학년 3개 교과 수업자료집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교사 연수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교사 연수 강사로 서게 된 것은 1992년 교과 모임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학생 중심 수업 실천 사례 발표를 계기로 교사 대상 수업 혁신 연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 협동학습연구회를 시작하면서 교실수업방법 개선 일환으로 협동학습을 보급하면서 본격적으로 교사 연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수업디자인연구소 활동을 하면서 협동학습을 기반으로 질문 기반 수업 디자인이나 수업 방법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주제로 연수를 오픈했다. 또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좋은교사 수업으로 성장하다’ 등 5개의 연수도 오픈돼 있는데.

우연히 티스쿨을 만나 다양한 수업 콘텐츠를 수년째 담아오고 있습니다.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 과정에서는 미래 사회와 교육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교육과정 디자인 방안을 담았습니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과정에서는 하브루타 수업 등 수업 방법론을 넘어 수업 디자인 차원에서 질문을 접근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연장 선상에서 국어과 수업과 과학과 수업에서 실천한 사례를 중심으로 ‘질문이 살아있는 국어/과학 수업’과정을 개설했습니다.

‘철학이 살아있는 수업기술’은 오랫동안 수업코치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선생님의 수업 고민을 정리해 그 해답을 모색하면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좋은 교사, 수업으로 성장하다’는 수업코칭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업성찰과 수업 나눔에 초점을 두어 수업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현섭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장은 교육 성장을 위해 수업 혁신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수업 전문가 양성, 수업 공동체 운영 및 지원을 하고 있다.(사진=티스쿨)

▲교사들이 왜 선생님의 연수를 들어야 하나. 연수를 듣는 교사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게 있다면.

모든 교사는 수업을 잘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모든 교사가 수업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업을 잘하려면 먼저 자기 수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수업 성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수업 실천 사례를 통해 창의적인 수업 디자인을 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제 강의 주제는 주로 수업성장을 위한 수업 성찰, 수업 관찰, 수업 코칭, 수업디자인, 참여 수업 방법, 학생 이해를 위한 욕구 코칭 등입니다. 수업 성장을 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제 강의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연수가 교사의 수업을 온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수 만능주의는 교사들에게 연수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시킵니다. 그렇다고 연수가 필요 없다는 연수 무용론도 문제가 있습니다. 수업 성장을 하려면 다른 교사들이 수업 고민을 어떻게 하고 있고 어떻게 수업하는지를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수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연수는 수업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을 뿐입니다. 수업 성장이 이루어지려면 수업 성찰을 통해 자기 시간과 노력을 투자에서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최근에 개설한 ‘미래를 여는 교육과정 재구성’의 주 내용은 무엇인가. 연수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이제는 교육 혁신을 넘어 미래 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교육 혁신은 잘못된 교육 문화를 비판하고 교육의 본질로 회복하자는 것이지만 미래 교육은 다가오는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 사회에 맞게 능동적으로 교육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교과서 진도 나가기 수업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디자인해 수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와 교육의 변화, 교육과정의 역사와 역량 중심 교육과정의 이해, 중학교 자유학년제, 고교 학점제, 인턴십 제도, 질문 기반 교육과정 재구성, 미래형 수업과 평가, 학교 수준 교육과정 디자인과 교사 수준 교육과정 디자인 실천 사례 등 미래형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주요 문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연수를 함께 한다면 미래 교육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2020년 교육감 신년사를 분석하니 모두 ‘미래’를 이야기했다. 소장님 연수도 ‘미래’를 이야기한다. ‘교육과 미래’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과거의 지식으로 미래를 살아갈 현재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존 교육 문화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미래를 살아갈 다음 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현 시대처럼 사회 변화 속도가 빠르고 대전환기에 있을 때 이러한 교육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육과 미래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국가교육과정 체제 속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뜨겁다. 이는 교사들의 자율성과도 연관된다.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때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면.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육과정 무시는 다릅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학생 배움 증진을 위해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학교 수준 교육과정이나 교사 수준 교육과정 차원에서 지식을 재구조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적 행위입니다.

하지만 교육과정 무시는 교사가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 마음대로 가르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교육 철학과 교육과정의 목표, 성취 기준 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교육과정 재구성 방식에는 교과 내 재구성과 범교과적 재구성이 있는데, 먼저 교과 내 재구성부터 잘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수업 등 범교과적 재구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이지, 대체제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과정 재구성도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교육과정 디자인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지식의 재구조화이지만 교육과정 디자인은 지식의 창출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초등학교 작품 읽기 활동, 중학교 자유학년제 주제 선택 활동 및 창의적 체험 활동, 고교학점제를 통한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 등이 현실적으로 구현되려면 교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 디자인 단계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중등 교사의 경우, 자기 담당 교과목 수업뿐만 아니라 비전공 과목도 개설해 운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학습공동체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인 지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집단 지성을 기반으로 교육과정 재구성 모임이 학교 안에서 구성되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교육과정 재구성 모임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업 친구, 독서 토론 모임, 수업 나눔 모임 등 단계적으로 수업 공동체 모임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의하는 김현섭 소장.(사진=티스쿨)
강의하는 김현섭 소장.(사진=티스쿨)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이는 교육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자유학기·년제 확대 등 교육 정책 변화도 예정돼있다. 이에 따른 미래형 교육과정의 방향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핵심 가치를 꼽는다면.

사람마다 학교마다 집단마다 추구하는 가치들이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성(人性)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성의 하위 분야에 지성(知性), 감성(感性), 사회성(社會性), 덕성(德性), 실천성(實踐性) 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교육의 방향은 원론이나 총론이 아닐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지성 쪽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는 것(지식)’과 ‘좋아하는 것(흥미)’을 넘어 ‘할 수 있는 것(역량)’에 강조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사회는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고 불안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이러한 미래 사회를 잘 살아가려면 어떤 상황이든 잘 적응하고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역량은 지식과 기술 등 드러나는 영역만이 아니라 가치, 태도, 정체성 등 드러나지 않은 영역도 존재합니다.

즉, 역량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총체적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 교육과정이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실에서 역량을 구현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그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강의식 수업과 문제 풀이식 수업만으로는 학생들에게 역량을 심어줄 수가 없습니다. 자기관리 역량을 기르려면 자기주도적 학습이나 학습코칭을 해야 하고, 공동체 역량을 심어주려면 협동학습이나 협력학습, 팀 프로젝트 활동 등을 해야 합니다.

▲마을교육공동체 등 교육이 지역과 하나 되는 정책이 전국에서 추진 중이다. 마을교육공동체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특히 강조할 것이 있을까. 지역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개설에 조언한다면.

학교는 지역사회의 섬으로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가 마을의 중심이 되려면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지역 사회 자원을 학교로 과감하게 끌어들이고 반대로 학교 자원을 지역 사회가 잘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최근 마을교육공동체 개념이 대두되고 학교와 마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는데,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남 홍동중학교나 두레자연고처럼 학교와 마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지자체에서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개설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현재 초등 3, 4학년 사회 교과서를 분석해보면 지역화 교과서를 연계해 운영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역화 교과서를 찾아보면 지역에 따라 그 수준이 천차만별인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중고교의 경우, 자원봉사 활동이나 인턴십 활동은 매우 의미가 있지만 지역사회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학교지원센터 설치 등을 통해 지역사회 자원과 학교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학교만이 학생들의 교육 활동을 독점할 수는 없습니다. 학습 공원 등 유연하고 다양한 학습 조직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합니다.

▲연수에서 기억에 남는 교사가 있다면.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예전에 협동학습 연수를 많이 했는데, 연수 이후 한 선생님이 저에게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셨습니다.

고경력 교사였는데, 오랫동안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학생들 앞에서 무력해지는 자기 모습을 발견하셨답니다. 예전 방식대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무기력을 느끼고 결국 교직을 그만두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협동학습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고, 교실에서 협동학습을 실천하면서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교직에 더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연수 강사로서 큰 보람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수업코칭을 통해 변화된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한 고교 영어 선생님은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수업을 했지만 잠자는 학생들을 보면서 무기력과 분노를 경험하셨답니다. 강의식 수업을 넘어 동영상도 보여주고 마이크를 사용하기도 하고, 온갖 제스처와 오버 액션을 취해도 잠자는 학생들이 줄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수업 코칭을 통해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자기 수업으로부터 문제점이 발생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규칙 세우기, 학생과의 대화 시간 등 관계와 질서 세우기 노력부터 실천하기 시작했고, 학생 참여 수업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잠자는 학생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알렸습니다.

이 선생님의 이야기는 이번 달 EBS에서 방영되는 ‘학교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으로 방영될 예정입니다.

김현섭 소장 역시 시대 변화에 맞는 연수 준비를 위해 늘 공부에 몰두한다.(사진=티스쿨)
김현섭 소장 역시 시대 변화에 맞는 연수 준비를 위해 늘 공부에 몰두한다.(사진=티스쿨)

▲시대 변화에 따른 미래교실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미래 교실 및 학교 속 모습으로 다음 4가지 트렌드를 예측합니다.

첫째, 4차 산업 혁명과 신기술의 등장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현실화하고 스마트 기반 수업이 활성화로 연결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교사가 등장하면 언제 어디서나 수업할 수 있습니다. 인간 교사에 비해 방대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고 오류가 적으며,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속에서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습 유형에 맞는 맞춤형 수업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인 ‘딥 페이크(Deepfake)’ 기술이 등장했는데, 이를 교육 분야에서 활용하면 인기 강사가 직접 강의하지 않아도 실제 모습과 동일한 자기 아바타를 내세워 무제한 수업 동영상을 제작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저출산 현상 및 학생 수 감소는 학급당 인원수 감소 및 학교 구조 조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학생 수 감소는 학급당 인원수를 줄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교사 수 감소, 교원임용고사 경쟁 심화, 학생 모집을 위한 학교 간 경쟁 심화 등의 사회적 문제점도 드러날 것입니다. 또한 학교 특색화 교육과정 강조 현상도 일어날 것입니다.

저출산 현상과 디지털 원주민 세대 등장으로 기초 학력 저하 현상이 심화할 것이고, 그로 인해 기초 학력 강화 방안이 모색될 것입니다.

3D 업종 저임금 노동력 부족 현상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연결되어 다문화 가정이 대폭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문화 학생 증가와 다문화 사회의 사회적 갈등 문제 대두 등으로 인하여 다문화 교육이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셋째,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기술 혁명은 직업 세계를 변화시키고, 기존 전문직의 위상이 변화될 것입니다.

소위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고 한평생 6개 정도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변화된 미래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는 평생 교육 체제로 전환될 것입니다.

수업 문화도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역량 중심 교육과정 및 수업이 더 강조될 것입니다. 전통적 교과 수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프로젝트 기반 수업(PBL)이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넷째, 사회적으로 외동 자녀가 확대되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며 학생 생활 지도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될 것입니다.

과보호로 자란 아이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나 이기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고, 반대로 위탁 양육 등으로 인하여 애정 결핍을 경험한 아이들은 거칠게 자기 욕구 불만을 분출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성 교육, 사회성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더 요구될 것이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강조될 것입니다. 또한 인성 교육에 대한 관심이 종교적인 영성을 넘어 보편적 영성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래 사회와 교육의 변화에 대하여 잘 준비하고 대응한 학교나 교사는 지속해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학교나 교사는 도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가까운 미래는 현실의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잘 들여다보면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위기가 닥친 다음에 변화를 추구하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 됩니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기 전 미리 감지하고 준비하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과정도, 수업도,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교육 혁신을 넘어 미래 교육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