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희 강원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존경하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님!

내일모레가 설날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교육감님께서는 새해를 맞아 1월 1일 자로 신년사를 발표하셨지요. 신년사를 꼼꼼히 읽어보았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교육감님께서는 신년사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우리 아이들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지성, 다른 사람의 처지에 공감하는 감성, 더 좋은 오늘을 만들어가는 시민성을 갖추고 몸과 마음이 고루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길러내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지난 10년을 노둣돌 삼아 새로운 90년을 꿈꾸며 준비하겠다”라며 “모두를 위한 교육의 첫 마음을 잃지 않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신년사를 읽으면서 민병희 교육감님은 교육자로서 미래에 대한 비전과 함께 훌륭한 인품을 지닌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교육감님 말씀처럼 우리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겠지요.

특히 교육감님이 재임 10년을 바탕으로 교육백년대계를 꿈꾸시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시는 모습에서 3선 교육감이 되신 것에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육감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평소 교육감님에 대한 존경이 있었기에 마음이 더 아프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교육감님과 관련한 한 언론 보도를 보고 솔직히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육감님이 지난해 10월 춘천의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교 3학년 A(당시 18세로 미성년자) 군에게 소주 한 잔을 마실 것을 강요했다는 보도였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A군은 교육감님께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라는 점을 밝히며 거부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교육감은 재차 소주를 마실 것을 권유했고, A군은 어쩔 수 없이 소주잔을 들이켰다고 하네요.

교육감님에게 더 크게 실망하고 충격을 받은 것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교육감님이 보여주신 말씀과 태도였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팬이라며 먼저 인사해 소주 한 잔 나눠 마셨다. 당시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고등학생인 줄 몰랐고, 실수를 했다 치더라도 도덕적으로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가."

교육감님께서 이런 해명을 하신 것이 맞는지요? 꼭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 말씀이 맞는다면, 교육감님이 선생님을 어떻게 하셨는지, 전교조 강원지부장을 어떻게 하신 것인지, 나아가 강원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을 어떻게 3선까지 성공하셨는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존경하는 민병희 교육감님!

지난 2017년에는 강원도 교직원 수련원을 교육감님과 가족분들이 별장처럼 이용한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때 교육감님은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라며 머리를 조아리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교육감님께서 2018년 교육감 선거 당시 한 토론회에서 “학생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느냐”라고 말씀해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민병희 교육감님!

교육감님께서 22일 오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19세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에게 교육감이 술을 따라 준 것은 잘못됐다”라고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교육감님!

실수도 한 번이 아니라 반복되면, 용서받기 어렵다는 것쯤은 가슴에 새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육감님의 말씀 한 마디, 교육감님의 평범한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과 교육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민병희 교육감님!

교육감은 선거로 뽑히는 만큼 큰 책임이 따르는 선출직 고위 공직자입니다.

교육감은 유아교육 및 초‧중등교육과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교육감은 학교를 새롭게 세울 수도, 없앨 수도 있습니다. 또 막대한 예산집행과 교직원 인사권도 교육감의 권한입니다.

따라서 교육감님이 나라의 녹을 먹는 고위 공직자로서 큰 책임이 따르는 자리를 맡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존경하는 민병희 교육감님!

요즘은 정치권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험한 말 주고받으며 아귀다툼 벌이는 광풍(狂風)의 시대입니다.

이 같은 난장판 속에 교육자와 교육계가 중심을 잘 잡아야 우리 사회와 국가의 근간이 그나마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새해는 교육자 답지 않고, 교육적이지 못한 모습을 삼가주실 것을 교육감님께 간곡하게 요청드립니다.

존경하는 민병희 교육감님!

올해 교육감님께서는 언행(言行)만 조심해도 큰 복을 누리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교육감님,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