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강의실에 들여온 '스마트폰', 우물 안 벗어난 '교수법'
[에듀인 현장] 강의실에 들여온 '스마트폰', 우물 안 벗어난 '교수법'
  • 김은주 제주 한라대 교수
  • 승인 2020.01.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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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교육자로 살자'...최소한의 양심이 가져온 교수법 변화 도전
스마트 교수법 들여오니 "아이들은 능동적으로, 수업은 활기차게"
우물 속에서 바라본 세상.(출처=https://blog.naver.com/bief0825)
우물 속에서 바라본 세상.(출처=https://blog.naver.com/bief0825)

[에듀인뉴스] 세상 저기 한 곳 나의 공간에 안주하며 알량한 지식에 취해 예전에도 그랬듯 주입식 교육으로 일관된 틀 속에 갇혀 있고 갇히려한 내 안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옴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쉬이 바꾸고 싶지 않았으며, ‘굳이 내가 왜? 지금으로도 충분한데?’라며 자기도착증에 빠져있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참다운 진실된 교육자로 살기를 원했던 최소한의 양심이 교수법 연수 현장으로 발길을 옮겨 놓았다. 용기는 내어 보았으나 교수법을 강의하는 강사의 말에 용어조차도 낯설음이 느꼈다.

특히 심한 기계치에 스마트폰 사용도 버거워하는 나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마트러닝이라니…, ‘나대로 하면 되지 이런 걸 꼭 사용해야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하며 애써 모르는 채 방관자로 일관했다.

다시 몇 년을 나름대로의 교수법을 만들어 내 우물 안에 학생들을 가둬 놓고 최고의 우물물인 것처럼 떠 먹여 주며 무슨 선심을 베풀고 있는 모습으로 가장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간혹 도구를 사용하려 하면 수업에 방해된다며 심지어 치우라고 버럭 화를 내면서 집중할 것만을 강요하며 수업이 끝나기도 했다.

강의실 문이 열리면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으며, 나 또한 연구실로 돌아와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본다. 문득 언젠가 한 교수님께서 “20세기에 태어난 디지털 이주민인 우리 교수자가 21세기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인 학습자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라는 말씀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수많은 최첨단 기기들이 즐비하고 AI와 인간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지구촌 사람들의 생활 도구인 스마트폰 안의 동시통역기능은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 놓았으며 언제어디서든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로인해 외국어통번역이라는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 심지어 중국어를 전공으로 교육하는 현장에서 이 무슨 어불성설이란 말인가?

내 것만을 고집하며 학생들을 붙잡아 놓고 가혹한 행동을 일삼고 있었음에 깊은 반성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비록 디지털 이주민이지만 전공에 전문지식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해야겠다. 디지털 원주민인 학생들이 전공역량뿐만 아니라 자신의 무한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글로벌 세상에 나아갈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는 것이 교수자의 역할이 아니었나.”

김은주 제주한라대 교수는 학습 동영상을 제작, 유튜브에 올려 수업에 활용한다.(사진=유튜브 캡처)
김은주 제주한라대 교수는 학습 동영상을 제작, 유튜브에 올려 수업에 활용한다.(사진=유튜브 캡처)

동계방학기간 스마트교수법전문가 과정에 참여하면서 강의에 사용할 동영상 제작법과 유튜브 활용 등을 익혔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2019년 처음 대학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혼합 형태인 BL학습에 스마트러닝 교수법을 응용한 ‘초급중국어어휘’ 교과목을 적용해 보았다.

중국어학습의 가장 난점은 ‘성조(聲調)’로 한국인 학습자들이 중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렵게 여길 뿐만 아니라 중국어 교사 역시 지도하기가 가장 힘든 음절 요소이다.

이에 ‘어떻게 하면 쉽고 정확하게 익히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중국어 특유의 성조의 고저기복(高低起伏)을 이와 유사한 몸동작으로 표현해보기로 했다. 각 성조의 실체를 체험적으로 인식하고 쉽게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과 성조 학습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고 흥미를 유발하여 학습효과를 크게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초기 중국어수업에 몸동작을 활용한 중국어성조교수법이라는 명칭으로 실시하였다.

김은주 제주 한라대 교수는 학습 동영상을 통해 중국어 성조를 쉽고 정확하게 가르치기 위해 성조의 고저기복을 이와 유사한 몸동작으로 표현한다.(사진=유튜브 캡처)
김은주 제주 한라대 교수는 학습 동영상을 통해 중국어 성조를 쉽고 정확하게 가르치기 위해 성조의 고저기복을 이와 유사한 몸동작으로 표현한다.(사진=유튜브 캡처)

실제 학생들의 상당한 흥미를 이끌었고 학습자들은 수업 중에 집중하고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나 수업 후 연계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아, 수업시간에만 할 수 있는 이벤트성 행사처럼 받아들여졌다. 정작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파악하게 된 순간 플립러닝학습 방법이 생각났다.

거꾸로, 몸동작을 활용해 중국어 단어 성조를 표현하며 정확한 발음을 익히도록 지도하는 수업내용을 온라인으로 먼저 학습하게 하고 오프라인에는 과제를 포함한 단어 활용을 배가할 수 있는 심화한 내용으로 수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특히 과제는 온라인 강의를 학습자 스스로가 제작하여 제출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유튜브 플랫폼에 공유된 수업내용을 시간이나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반복적으로 수강할 수 있어 충분한 예습과 복습이 가능해지니 능동적으로 참여해 수업의 성격과 내용을 이해했다. 교수자는 강의실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수업 후에도 자연스럽게 복습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신의 언어로 정리한 학습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 하는 과정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중국어 학습 내용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정리한 영상을 찍은 강예은 제주한라대 학생. 강예은 학생은 제주한라대가 개최가 CH-Intelligence 창의적 학습법 경진대회에서 스마트 러닝을 통한 본인의 창의적 학습법 노하우를 발표하여 대상을 수상하였다.(사진=학습 동영상 캡처)
중국어 학습 내용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정리한 영상을 찍은 강예은 제주한라대 학생. 강예은 학생은 제주한라대가 개최가 CH-Intelligence 창의적 학습법 경진대회에서 스마트 러닝을 통한 본인의 창의적 학습법 노하우를 발표하여 대상을 수상하였다.(사진=학습 동영상 캡처)

특히 2019학번 강예은 학생은 중국어학습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본 교과목을 수강하며 상당한 전공 능력 향상을 가져왔으며, 제주한라대학교에서 개최한 CH-Intelligence 창의적 학습법 경진대회에서 스마트 러닝을 통한 본인의 창의적 학습법 노하우를 발표하여 대상을 수상하였다.

학생들 덕분에 나는 드디어 깊은 우물 안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앞으로 변화하는 세상과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이제라도 알아서 참 다행이다 싶다.

처음 임용되었을때 그리고 강의를 위해 학생들 앞에 섰을 때의 그 뜨거운 심장과 박동소리를 잊을 수 없다. 항상 그 초임시절의 심장을 잃지 않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함을 또 다시 느낀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나와 같은 고민이 있다면 우선 행동해봤으면 좋겠다. 스마트폰도 제대로 못 다룬 기계치도 해내고 있는 중이다.

 

김은주 제주 한라대 교수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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