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③교원연수 "교사는 피연수자 아냐...수준 맞는 콘텐츠 제공하라"
[신년기획] ③교원연수 "교사는 피연수자 아냐...수준 맞는 콘텐츠 제공하라"
  • 지성배 기자
  • 승인 2020.01.28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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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교원연수,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

전제상...교원 45만명 "관 주도 요구 수용 어려워, 다양한 접근법 강구해야"
김이경...연수는 교사의 직무 "스스로 최고 연수 제공자라는 인식 가져야"
전대원...행정중심 학교 문화 아쉬워 "수업과 연구 중심 문화로 바뀌어야"
윤지희...학습공동체 확산 좋아 "업무로 인해 참여 어려운 상황 개선해야"

[에듀인뉴스-한국교원교육학회 공동기획] 교원능력개발평가 도입 10년,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겠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학교 현장에 갈등 소지로 작용한다는 비판에 휩싸여 폐지까지 주장되고 있다. 특히 학생, 학부모의 저조한 평가 참여로 인해 교사들이 직접 자신을 평가해달라며 학부모에게 사정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평가는 연수와 성과급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제도다. 그 첫 발걸음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연수와 성과급 역시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에듀인뉴스>는 한국교원교육학회와 함께 2020년 신년 기획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 ▲교원성과급제도 ▲교원연수 ▲교사연구년제를 주제로 전공 교수와 현장 교사 간 좌담을 마련했다. 3편은 꼭 필요하지만 개인 맞춤형이 아쉽다는 평을 받는 '교원연수'를 주제로 한다.

일시 : 2020년 1월 21일(화) 오후 3시/ 장소 : 중앙대학교 김이경 교수 연구실/ 정리 : 지성배 기자
참석 : 김이경 한국교원교육학회장(중앙대 사범대학장), 전제상 한국교원교육학회 수석부회장(공주교대 교수), 전대원 위례한빛고 교사, 윤지희 인천 숭의초 교사

▲현행 교사연수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전제상(이하 전)=교원연수에 관한 규정에 맞춰 교육부, 시도교육청, 대학, 민간단체에서 주관하는 연수 기관이 있고 집합연수, 사이버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교원 45만명의 요구가 다르다. 신규교사, 중견교사, 고경력교사의 고민이 다르다. 그런데 연수기관의 내용이나 프로그램이 다양한 요구에 충분히 질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학습지도, 의사소통능력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스스로 전문적으로 더 성장 발달을 원해도 연수기관에서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또 적시성도 떨어진다. 신규교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때 제공하지 못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는다. 연수를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두 집합연수, 사이버연수를 받으라고 할 수도 없다. 집합연수는 시간 때문에 참여가 어렵고 사이버연수는 클릭클릭해서 넘긴다.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최근 학습공동체를 통해 자율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한두 번은 가능한데 시간과 지원체계가 충분하지 않아 지속성이 없다.

이러한 미스매치는 교육감이 더 잘 알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접근 가능하게 오픈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 연수비로 1인당 평균 25만원정도 지원되는데 필요한 욕구를 모두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김이경 한국교원교육학회장/ 중앙대 사범대학장.(사진=지성배 기자)
김이경 한국교원교육학회장/ 중앙대 사범대학장.(사진=지성배 기자)

김이경(이하 김)=연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교사들은 대체적으로 나는 피연수자고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연수를 시켜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등에 석·박사 소지자가 40% 정도다. 이미 교사들도 공부를 많이 한 것이다. 학생 지도, 생활지도 등 학교 현장의 고민에 대한 실질적 지식이나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수 만족도를 살펴보면 박사, 석사, 학사 순으로 낮게 나온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연수를 누군가가 지식과 역량과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공하는 게 아니라 교사들이 스스로 최고의 연수 대상자이고 제공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우수사례로 다룬다. 얼마 전 유네스코에서 발표를 했는데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교사들은 비슷한 경력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고민을 공유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더라. 연수 자체가 교사의 핵심 직무이고 교사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교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앞서서 연구하고 교실에 적용하면서 고민하는 분들이 모여서 하는 게 연수라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전대원 위례 한빛고 교사.(사진=지성배 기자)
전대원 위례 한빛고 교사.(사진=지성배 기자)

전대원(이하 원)=과연 학교 현장이 연구 분위기가 되는가라는 근본적 문제가 떠오른다. 생활지도 우수하다는 사람이 생활지도 자체를 잘 하는 것인지 생활지도 행정을 잘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생활지도 잘 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보통 생활지도 행정의 달인들이다.

나는 연수를 안 받는다. 공부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 특강 있으면 가서 듣고 공부한다. 교육청 연수가 수준에 안 맞기 때문에 연수를 안 받는 것이다. 가고 싶은 데 못 가는 것은 학교행정 업무에 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교장은 행정 중심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교장은 행정을 완수해야할 입장이니 행정을 중시하는 것 이해한다. 대학이 부러운 것 중 하나가 학과 단위로 뭉쳐 있는 것이다. 학교는 부서 단위로 행정 업무를 기준으로 뭉쳐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떤 연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학교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수업과 연구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수제도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다.

▲정해진 연수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는 교사들이 많다. 평일에도 포럼 등을 하면 많은 교사들이 참석하던데.

김=누구나 그렇지만 특히 교사들은 위에서 하라고 하는 것은 다 업무인데, 스스로 하는 것은 엄청난 자기 개발이다.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기 돈 내고도 한다. 이러한 욕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잘 지원해야 한다.

▲교직 생애주기에 맞는 연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생애주기 연수와 자격관리 잘 되고 있다.

김=생애주기별 연수는 횡적과 종적으로 나눈다. 횡적 분할, 직급은 안 올라가도 다양한 역할, 교육과정 전문가, 시간표 전문가 등 여러 사람이 다양한 역할을 할 있다. 수석교사는 종적 분할에 속한다.

대표적 성공사례가 싱가포르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인구 500만명 밖에 안 되는 곳이라 횡적 종적 분할 운영이 잘 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라갈 때마나 평가와 돈이 함께 움직인다. 한국에서 생애주기를 말하며 횡적 종적 분할하면 지금까지 이야기한 문제점이 또 나온다.

단계 올라갈 때마다 진행하는 평가를 두고 ‘객관적이지 않다’, ‘공정하지 않다’, ‘우리학교는 어려움이 더 많다’ 등의 말이 나온다. 거기에 돈이 붙으면 성과급에서 이야기 하는 문제가 또 나온다. ‘못 올라간 것도 분한데 돈까지 못 받는다’고 한다.

전제상 한국교원교육학회 수석부회장/ 공주교대 교수.(사진=지성배 기자)
전제상 한국교원교육학회 수석부회장/ 공주교대 교수.(사진=지성배 기자)

전=정부나 시도교육청에 기본 틀은 서 있다. 문제는 콘텐츠를 만들면 교사들로부터 호응을 못 받는다. 워낙 요구가 다양하고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연수 비용을 단위학교에 편성하고 교사들이 스스로 찾아 활용하는 방식 등이 좋겠다. 중앙정부나 기관 중심은 한계가 있다. 시도교육청에 연수도 하고 컨설팅도 해주지만 답답하다.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에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돼 있다. 교사들 머리 좋아서 한번 보면 어떤 내용인지 다 안다. 안다는 것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학생을 지도하는 세부적인 것은 개발해서 제공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그게 필요한 것이다.

윤지희(이하 윤)=생애주기별 연수 도입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생각했다. 신규든 아니든 수업을 잘 하길 바라고 생활지도 잘 하길 바란다.

학교 현장에서 누군가가 1대1로 붙어 부족한 교사에게 도움을 주기에는 어렵다. 업무에 치이기 때문이다. 선배 교사들이 도와주긴 하지만, 바쁜 업무로 인해 선뜻 도와달라는 말 꺼내기 쉽지 않다. 괜치 폐 끼치는 것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관 주도보다는 민간에서 하는 것은 어떤가. 민간 온라인 연수가 많던데. 민간 온라인 연수,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정부에서 주기적으로 민간 연수 프로그램을 평가한다. 민간시장이 커서 어디까지 하도록 해야 할지 애매하지만 그래도 시장 원리로 작동해 부족한 부분은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책정된 연수비가 너무 적다. 시골 같은 곳은 온라인 연수 꼭 필요하다.

선진국을 보면 졸업생을 배출하는 양성기관이 졸업생에 대한 질 관리 측면에서 스스로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한다. 재교육 프로그램의 질은 아주 높아 수업개선이나 학생지도를 업그레이드해준다. 우리나라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민간시장에 다 맡길 수도 없다. 정부가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양성기관, 자치단체, 교육감이 협의를 통해 만들었으면 좋겠다. 칸막이를 없앨 필요가 있다.

▲사범대와 교대가 재교육에는 유독 약한 것 같다. 어떤 전문대는 취업 후 정기적으로 사후 관리해주더라. 의사들도 수시로 세미나 워크숍을 한다. 필요하니까 하는 것 아니겠나.

김=현장과 교수자가 괴리돼있다. 교수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교사 교육자가 아니가 연구자이자 학자로 생각한다. 이 부분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

국제학습환경조사(TALIS)를 살펴보면 다른 나라는 연수 자체를 교사의 직무라고 본다. 그래서 근무시간 중에 연수가 포함돼 있고 비용도 지원한다. 한국은 이 비율이 굉장히 낮다.

교사들이 충실하게 연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연수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현장 요구에 적합한 연수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우리는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원=양적으로 부족하지는 않은 것 같다. 문제는 외국에서 잘 한다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사들 석박사 굉장히 많다. 공식적 연수 안 받아도 외부 강연 듣고 필요한 공부 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 수학과학 비전공자 50%인 나라의 연수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가져오니 당연히 안 맞는다.

전=학자들은 우리나라 교원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질 관리 잘 되어 있고, 학부모 만족도도 최상위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는 자꾸 아니라고 낮춘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언론이 교사 때리기 하니까 그렇다. 학생들이 대학 잘 가도 취업을 못 하는 것이 일자리가 없어서지 교사 책임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도 교사에게 책임을 돌린다. 늘 교사들의 열정이 부족하고 문제도 많다고 말한다. 물론 문제교사도 있지만 교육에 대한 소명감으로 열정 넘치는 교사가 더 많다.

제발 매스컴이 교사 때리기 그만했으면 좋겠다. 성희롱 교사 1명 있으면 45만 교사가 다 성희롱 교사인양 난도질한다. 이런 문화 바뀌어야 한다.

교사들도 내가 최고의 전문가이지만 세상이 변화하니 연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전=우리 교육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이 확산했으면 좋겠다. 지금 입직하는 교사들 실력 정말 뛰어나다. 1980~90년대와는 수준 자체가 다른데 사회는 모른다. 이런 것을 알려야 진짜 교사가 필요로 하는 수준의 연수 정책이 나올 것이다.

윤=현장에서는 학습공동체를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 많은 교사들이 학습공동체를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1년에 한번은 콘서트 등을 열어서 성과공유를 한다.

그런데 업무를 하다 보면 저녁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참여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교사가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본적인 환경을 정비해주면 좋겠다. 잘 하고 있으니, 지원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윤지희 인천 숭의초 교사.(사진=지성배 기자)
윤지희 인천 숭의초 교사.(사진=지성배 기자)

▲수석교사제는 잘 운영되고 있나.

윤=학교에 수석교사가 계셔서 도움을 받긴 했지만 학생 수가 많고 교사도 많아 1대1로 전담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신규교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고민을 나누며 해결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맞춤형 연수로 지원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복불복인 경우도 많다. 잘 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원=선임교사들이 신규교사에게 섣불리 다가가기 어려울 때도 있다. 도움을 주고 싶지만 꼰대처럼 비춰질까 소극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수석교사제의 문제는 승진의 또 다른 창구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수업하기 싫어 수석교사로 가는 사람이 있다. 수업을 잘해서 존경 받아 수석교사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마치 진로상담을 잘 해서 진로상담교사가 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이러한 문제부터 바꾸어야 교사들의 멘토로 수석교사가 자리잡을 것이다.

김=한국에는 5000년간 내려온 관료제 우위 문화가 문제다. 1정 연수에 PASS/FAIL을 도입한 것도 결국은 승진 때문이다. 교원 숫자도 많은데 여전히 승진이라는 한국 문화가 존재함을 간과하면 안 된다. 승진에 관심 없다고 하지만 과연 안 하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일까. 희망은 누구나 갖고 산다.

그럼 많은 사람이 포기하는 루저 정책을 쓸 것인가 의욕 있는 사람을 끌고 갈 것인가 속에서 어떤 것이든 선택해야 한다. 교사들이 횡적 관점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열심히 노력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돈이 아닌 교사들이 하고자 하는 욕구와 희망을 살릴 수 있는 제대로 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에듀인뉴스-한국교원교육학회 공동 신년 기획 좌담 '교사연수,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에 패널로 참석한 (왼쪽 위부터) 윤지희 인천 숭의초 교사, 전대원 위례 한빛고 교사, 김이경 한국교원교육학회장(중앙대 사범대학장), 전제상 한국교원교육학회 수석부회장(공주교대 교수).(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한국교원교육학회 공동 신년 기획 좌담 '교원연수,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에 패널로 참석한 (왼쪽 위부터) 윤지희 인천 숭의초 교사, 전대원 위례 한빛고 교사, 김이경 한국교원교육학회장(중앙대 사범대학장), 전제상 한국교원교육학회 수석부회장(공주교대 교수).(사진=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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