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零細)민을 돕자'

[에듀인뉴스] 생각하는 즐거움!【하루한자】
 零 細
*떨어질 령(雨-13, 3급) 
*가늘 세(糸-11, 5급)

‘영세민을 돕자’의 ‘영세’가 ‘살림이 보잘것없고 몹시 가난함’은 뜻하는 이유를 알자면 ‘零細’를 하나하나 뜯어봐야 한다. 이유를 알면 재미가 있고, 이해가 되고, 생각하는 재미를 느낀다.

零자가 본래는 비가 그칠 무렵에 서서히 내리는 ‘가랑비’(drizzle)를 뜻하는 것이었으니 ‘비 우’(비)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令(명령 령)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떨어지다’(fall; drop) ‘전혀 없음’(zero)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細자가 원래는 ‘실 사’(糸)와 ‘정수리 신’(囟)이 합쳐진 것이었다. 즉 囟이 隷書(예:서) 서체에서 田으로 잘못 변화된 것이다. ‘가는 실’이 본뜻인데 후에 ‘가늘다’(thin) ‘작다’(small; little; tiny) ‘자세하다’(minut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零細는 ‘힘이 떨어지고[零] 몸이 가늘어짐[細]’이 속뜻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뜻으로도 쓰인다. 작은 일이라고 우습게보면 큰일을 못 한다.

노자 왈,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 老子).

▶전광진․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추신】
우리는 결국, 아는 낱말의 수만큼 생각하고, 아는 단어의 수만큼 성공한다. 아는 깊이가 달라지는 <속뜻사전> 종이/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