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대학입시의 공정성② 해답은 '국가교육위원회'다
[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대학입시의 공정성② 해답은 '국가교육위원회'다
  • 서혜정 기자
  • 승인 2020.02.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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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환 경기 남양주 광동중 교사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노자. 중국 고대 사상가이며 도가의 시조이다. 노자의 중심 사상은 인의(仁義) 등 도덕이나 지혜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인민을 지배하려고 하는 유가(주로 맹자)에 대하여, 도덕ㆍ지혜를 버리고 지배의욕을 버리고 무위자연(無爲自然)에 의하여 지배하려고 하는 정치사상과, 동일하게 무위무욕(無爲無欲)으로 남에게 겸양하는 것에 의하여 성공 또는 보신(保身)하려고 하는 처세술이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노자. 중국 고대 사상가이며 도가의 시조이다. 노자의 중심 사상은 무위자연(無爲自然)에 의하여 지배하려고 하는 정치사상과, 동일하게 무위무욕(無爲無欲)으로 남에게 겸양하는 것에 의하여 성공 또는 보신(保身)하려고 하는 처세술이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전(轉) : 노자와 존 롤스를 통해본 우리 교육

노자(老子)에 따르면 세상에 여러 종류의 왕이 있다고 한다. ‘백성에게 업신여김을 받는 왕’, ‘엄하게 백성을 다스리는 왕’, ‘백성이 친근하게 여기며 칭찬하는 왕’, ‘백성이 잘 살 수 있도록 뒤에서 소리없이 돌보는 왕’이 그들이다.

그런데 노자는 왕이 인위적(人爲的)인 활동을 통해 통치하는 것은 위험하며, 무위(無爲)의 통치가 백성에게 이롭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왕의 존재만 느낄 뿐 왕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네 번째 왕이 통치하는 나라가 진정한 이상국가(理想國家)라고 보았다.(중학교 2학년 도덕, 이상적인 인간과 사회, p281에서 재인용)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대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국민여론이 심상치 않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능 비중 확대를 포함한 대입제도 재검토를 요구한 것 그 자제가 “교육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 것”이라는 비판이 교육계에서 나오고 있다. 교육의 수장인 교육부장관이 할 말을 대통령이 한 것이다.(2019.10.25. 에듀인뉴스)

더구나 교육부장관이 전날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정시 확대보다는 학생부 종합전형 개선’을 언급한 다음 날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를 정면 부인한 것이다.(2019.10.25. 에듀인뉴스)

따라서 교육전문가들은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교육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2019.09.29. 뉴시스)

근세사회가 시민의 자유를 권력자로부터 얻기 위해 투쟁한 역사라면 현대 사회는 평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이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공정‘의 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

자유와 평등이 서로 대립해 보이는 두 개념을 잘 조화시킨 이가 존 롤스다. 롤스는 개인의 능력을 강조하는 자유주의 입장에서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를 비판하고 소수자나 사회 약자의 배려를 통해 평등의 문제를 조화롭게 포용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살다보면 한계상황으로 추락할 수 있다. 따라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모두가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회 약자를 최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더 나아가 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에 상대의 신분, 사회적 지위, 재능, 재산을 무지(無知)로 간주하자. 이것은 평등 사회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모든 공동체 구성원에게 기회균등(機會均等)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다.

이러한 전제 위에 제1원칙인 평등한 자유의 원칙에 따라 모든 이에게 기회균등이 법적으로 준수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만 아래의 사회적 약자 배려와 기회균등에 대한 존 롤스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

“출생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은 그들이 누구든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의 상황을 개선한다는 전제에서만 자신의 행운을 이용해 이익을 받을 수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은 재능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이득을 얻어서는 안되며, 그들을 훈련·교육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갚고, 가진 재능을 이용해 그러한 행운을 얻지 못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제2원칙으로서 차등의 원칙으로 최소 수혜자(사회적 약자)에게 최대의 이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절차적 정의가 준수된다면 설사 결과가 불공평해 보여도 정의로서 간주된다.

조국사태에서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똥이 대학입시의 ‘공정’의 문제로 옮아가고, ‘공정‘의 문제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화두(話頭)로 부상하였다. 그런 만큼 각 분야에서 ‘부모 찬스’에 대해 엄격해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공정’의 개념에 대한 몰이해 속에서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부모의 경제력을 터부시할 필요가 없다. 다만 법적 테두리를 넘어 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불법행위는 용납될 수 없으나 입시제도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비난하기에 앞서 행정적 절차를 거쳐 제도를 보완하면 그만이다.

다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정’의 문제를 존 롤스의 ‘절차적 정의’로 이해하고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고(차등의 원칙) 나의 권리를 주장하기 앞서 나의 사회적 의무를 우선하고 이런 맥락에서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면(평등한 자유의 원칙) 설사 공정의 내용이 결과적으로 불공정하더라도 절차가 공정하다면 우리는 사회적 ‘공정’과 ‘정의’로서 우리 사회가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다수의 한풀이식, 보복적, 악마 사냥의 여론몰이는 중단되어야 한다.

문화일보 창간 28주년 여론조사에서 ‘내가 자칫하면 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73.3%에 이르고, 또 ‘노력을 해도 상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59.7%에 달하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석호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며 현 처지에 불만을 표하고, 중간 계층이 헐거워지고 계층 상승 기대가 무너지면서 사회 불신이 확산되고 조국사태를 계기로 ‘공정’의 문제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다.(2019.11.01.문화일보)

대학입시의 공정성 문제와 관련하여 공정성은 절차만 공정하게 만든다면 확보되는 것이다. 다양한 계층과 지역, 고교에 고른 기회를 주는 결과가 된다면 실질적인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학종의 비교과 부분을 보완하고 대학의 서류 전형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면밀한 면접 기준을 통해 학생부 허수(虛數)를 가려낸다면, 대입시험의 ‘공정’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것이 절차적 공정이요 실질적 공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학종의 비교과 부분에서 사교육의 영향으로 부모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작용해 부모의 특권이 대물림된다는 이유로 내용의 공정에 매몰되어 학종의 취지를 폐기하고 교과 성적과 정량평가 위주의 대입제도로 후퇴하였다.

대학입시의 ‘공정’에서 ‘절차적’ 공정을 살펴보지 못하고 ‘내용’의 공정에만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결(結) : 우리 교육의 대안적 모색

교육부와 현 여권은 대학입학시험의 ‘불공정’의 원인으로 학종의 ‘부모 찬스’와 ‘고교 서열화’로 진단하고, 수시의 중심인 학종의 비교과를 폐지하고 정시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서 대학 입시의 공정을 확보하고자 한다. 

고교 서열화의 원인인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는 한편 일반고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최종 입장을 정리하였다.

그러나 학종의 비교과 폐지는 곧 수시의 교과 전형과 정시의 수능으로 대학입시를 단순화시키고 대학입시를 교과 성적 위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며, 한편 수월성 교육을 일반고에 전가함으로써 결국 우리 교육을 1974년 고교평준화 수준으로 회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그간 교육부가 학종의 문제점이 여론의 광풍에 휩싸일 때마다 단편적으로 이를 생기부 ‘기재 금지’라는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다가 급기야 학종의 비교과 폐지를 통해 학종의 취지를 폐기하고 결국 ‘단순한 것이 공정하다’는 여론에 떠밀려 학생의 교과 성적(수시 교과전형과 수능) 점수로 뽑겠다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다.

원점으로 회귀했다.

 

교육부가 학종의 비교과 부분에서 사교육과 부모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학생부의 불공정을 초래하였다며 비교과를 폐지하였으나, 수시든 정시든 사교육과 부모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는 대입시험장에서 항상 상수(常數)였으며 독립 변수였다.

대학입학 시험에서 학종의 비교과 폐지든 정시 비중 확대든, 어떤 형태로 변화하든 사교육 시장은 여기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그 제도에 걸맞게 부상할 것이다.

즉 수시 학종이 사라지면 기존의 학종 컨설팅 하던 학원들은 방향을 바꿔 과목별 컨설팅을 해주고 수능 컨설팅을 해주게 될 것이다. 사교육에 따라 학부모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도 순응해서 부활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능이후 지난 40여 년간의 학습효과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사교육과 부모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잡기 위해 학종의 비교과를 폐지 하고 수능의 비율을 확대하기 보다는, 애초에 교육부장관이 ‘정시 확대보다는 학생부 종합전형 개선’에 방점을 두었던 것처럼, 전문가 집단의 연구를 거쳐 학종의 비교과 부분을 보완하는 한편 대학의 서류전형 심사와 면접에 대한 투명성을 재고하고, 선발 기준을 공개함으로 대학 입시의 절차적 ‘공정’을 확보했어야 했다.

이러한 선 조치 후 일반 학생들이 대부분 몸담고 있는 일반고의 역량 강화에 올인했더라면 현 정부의 대선공약인 고교학점제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에 발표된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을 보면 고민의 흔적과 의지가 무색하다. 그 결과 현실은 배가 산으로 올라간 형국이고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 격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오로지 여론에 좌지우지되는 교육의 정치화의 결과다.

자사고·외고·특목고 폐지 정부, 적폐로 모는 저의는 무엇인가?

한편 교육부는 고교 서열화의 원인으로 자사고·외고·특목고를 지목하고 시행령을 고쳐 2025년 일괄 일반고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시각으로 보면 자사고·외고·특목고는 1974년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이래 고교평준화의 병폐을 극복하고 ‘인재 육성’이라는 시대 정신과 수월성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지난 수십 년간 교육계에 기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새삼스럽게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적폐로 몰아 고교 서열화의 원인으로 손꼽는 저의는 무엇인가? 그동안 이들을 감독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오죽했으면 교육계의 원로께서 “자사고 일괄 폐지는 ‘평등’이 뭔지 생각도 안해본 무식한 발상‘이라고 하겠는가?(2020.01.29. 문화일보)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지난해 8월7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 토크 콘서트에 참석,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지난해 8월7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 토크 콘서트에 참석,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지성배 기자)

중장기적 대책 필요한 교육 문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서둘러라"

필자는 고교 서열화의 원인을 대학 서열화와 학벌에 따른 소득격차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대학 서열화와 학벌에 따른 소득격차 완화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대학입학 시험에 대한 ‘공정’의 문제는 다람쥐가 채바뀌를 돌리듯 우리 교육계가 순환 논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교육의 문제는 시행령이 아니라 법적 근거위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대학 입시의 불공정의 원인인 대학 서열과 학벌에 따른 소득격차 완화 등 교육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대학이 서열화된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꼼수와 불공정 논란은 반복될 것 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초중등교육은 대학입시제도의 절대적 영향권 아래 있으며 대학입시제도는 대학의 서열화와 그로 인한 학벌에 따른 소득격차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의 중장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거대한 담론을 통해 교육의 중장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바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취지이다.

국회에 현재 계류중인 국가교육위원회 관련 법안을 국회는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특별 교육세법을 신설하여 재원을 확보하고 국외의 사례와 우리 교육 실정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연구를 통해 미래 사회에 부응하는 국가적 교육 체계를 세워야할 때다.

중장기적인 그림위에서 대입제도의 ‘공정’의 문제와 고교 서열화 문제에 접근했더라면 오늘날처럼 철저히 진영논리에 갇혀 상대방의 말에 귀를 닫고 자신들의 말에 입을 여는 질곡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입시의 ‘공정’은 ‘국가교육위원회’가 정답이다. 이 거대 담론은 교육부가 할 수 없다. 교육부와 각시도교육청은 대학과 일반고 역량 강화에 힘쓰고, 교육의 중장기 계획은 국가교육위원회의 몫이다.

국회는 서둘러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고 신설하라!

장부환 경기 남양주 광동중 교사
장부환 경기 남양주 광동중 교사

서혜정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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