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 "디지털 교육 선도기관 역할 하겠다"
K-에듀파인 오류 죄송 "안정화 단계 넘어 활용·연계·편의성 잡겠다"

현장 요구 반영 나이스 개편..."모든 사용자 환경 고려 최우선"
디지털교과서 효과성 입증..."교육과정과 충분히 연계 가능"

앞으로 케리스는?..."국민 품으로, 지원 넘어 교육기관으로, 소외 계층 배려 정책으로"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2020년은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케리스)은 디지털 교육 선도 기관으로 그 사명을 다 하겠다.”

박혜자 케리스 원장은 대한민국 교육을 이야기하며 2020년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사회 전반에 들이닥친 인공지능을 교육에 잘 녹여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 설 것을 선언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사회 변화 흐름을 미리 읽었던 것일까? 이미 2019년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이제는 교육 지원을 넘어 사람 중심의 디지털 교육혁신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케리스가 중추적인 역할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추진에 지원 역할을 하며 충분한 경험을 축적한 케리스는 인공지능 교육만큼은 주도적인 교육 기관으로 그 사명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그간 케리스의 주 업무로 인식된 K-에듀파인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하 ‘나이스’) 개편에 대한 책임감도 보였다.

“K-에듀파인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활용성, 연계성, 투명성에서 지난 시스템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현장에서의 사용 편의를 제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다.” 

1월에 새로 개통한 K-에듀파인은 접속장애, 첨부파일 오류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현장 교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었으나 1주일여 만에 오류를 잡아 복구에 성공, 새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2022년 완성 예정인 나이스는 현장 교원들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학교 생활기록과 교육과정 중심 시스템으로 이원화 해 교원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원장직 수행 9개월. 케리스의 굵직한 과제들을 풀어내며 자신감을 내비친 박혜자 원장은 케리스가 국민 마음 속에 심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래는 "미래교육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교육 정책 브레인이 되는 것으로 케리스 역할을 바꿔 나가겠다"는 박혜자 원장과의 일문 일답.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사진=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사진=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19년 4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이하 케리스) 제10대 원장 취임 이후 9개월이 흘렀다. 원장직을 수행해보니 어떠한가.

지난 9개월 간 케리스에 와 보니 교육이 큰 변환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교육은 ‘가르친다’에서 ‘배운다’라는 시각으로 바뀌고 있음을 몸소 체감했다. 이제 교육이 학생 중심이 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무엇인가 익히는 행위를 하는 장소도 학교라는 공간을 뛰어 넘고 있으며, 이 변화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있다.

이제는 AI가 사회·경제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디지털 교육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 세계 변화에 발맞춰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고민과 실행이 필요함을 느낀다.

▲2020년 케리스의 운영 방향은 정했나. 구체적 사업은 무엇인가.

지난해 케리스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사람 존중 기반 교육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신을 선도하는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사람 중심의 디지털 교육혁신 전문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다.

이러한 기치 아래 올해는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의 해로 삼고, AI 일등국가에 최적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든든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유일의 최대 교육정보량을 보유한 강점을 살려 인공지능 학습분석,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정책 지원, 맞춤형 학습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에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의 기술 공유의 장을 마련, 국외진출 지원 등 에듀테크 산업발전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또 최근 통과된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 3법'을 잘 활용해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 평생교육까지 교육단계별 AI 교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AI가 세계적 화두다. AI 역량개발부를 운용하는 케리스의 발걸음에 특히 관심이 간다. AI 교육 방향,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지난해 12월17일 관계부처에서 인공지능 국가 전략으로 인공지능 교육 추진과제를 초·중등분야, 고등분야, 평생·직업 분야의 17개 과제로 발표했다.

교육부는 2020년 상반기 내 인공지능 교육 종합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며, 케리스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두 가지 전략 방향을 정했다.

우선 인공지능 교육을 위한 환경조성 및 교육과정과 운영지침 마련 연구, 교원 연수교재 개발, 교육 콘텐츠 개발·보급 등 인공지능 교육의 학교 수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학습분석, 위기학생 지원 강화 및 교육데이터를 활용한 정책정보제공 등 교육서비스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서비스 구현을 위한 단계별 세부 추진계획 수립에 나섰다.

인간 존중, 인공지능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인공지능 윤리 교육과정 및 관련 자료 개발 보급도 추진한다.

인공지능을 올바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량 함양 중심의 능동적 교육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케리스는 이를 위한 역량 결집에 나설 것이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케리스는 지난해 교육 공공데이터 활용대회를 개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아이들을 발굴해 관심을 받았다. 빅데이터,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연초에 국회에서 통과한 '데이터 3법'은 교육 분야에서의 빅데이터 분석·활용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 분야에 방대하게 축적되어 있는 학습정보, 시험정보, 건강기록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해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케리스는 더 정교한 교육정책 수립 지원과 교사와 학생을 위한 최적의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가명정보를 통한 빅데이터의 교육적 활용은 데이터3법뿐 아니라 부수 법안과 관련 규정 마련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케리스는 이미 지정되어 있는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빅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구,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적극 나서려 한다.

올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정책 지원 기능도 더욱 확대·강화할 것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빅데이터 기반 여론 분석을 통해 교육정책 추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시도를 한 적이 있으나 올해는 단순 모니터링에서 벗어나 여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객관적 근거와 자료를 기반으로 교육정책이 수립되고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지난해 처음 시행한 교육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도 참여 대상을 확대해 빅데이터 활용 전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려 한다.

내부적으로 빅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에 나서고 전문 인력 양성도 추진하고자 한다.

그 동안 축적된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기반으로 교육 현상에 대한 예측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

▲미래교육 및 디지털 활용 교육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예비교원에게 필요한 정보역량강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래교육 및 디지털 활용 교육에서 요구하는 학생의 역량은 정보문화소양, 컴퓨팅사고력, 협력적 문제해결력이다.

이를 강화시키기 위해 예비교원에게는 SW·AI 영역에 대한 교과 내용 영역 뿐 아니라 교수학습 방법, 학생에 대한 이해, 수업 환경을 이해하고 자신의 수업을 반성해 보는 역량이 필요하다.

또 해당 교육과정 및 교육 평가에 대한 역량과 컴퓨팅시스템, 알고리즘, 데이터, 피지컬컴퓨팅, 정보 윤리 등 교과 영역에 대한 역량이 준비되어야 한다.

SW·AI 교육에서의 예비교원 역량 향상을 위해 케리스는 2019년 진주교대, 광주교대 그리고 올해 서울교대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 대학 뿐 아니라 대학 공모를 통해 예비교원의 정보역량을 활용한 ‘꿈을 잇(IT)다’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 뿐 아니라 교원의 디지털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K-에듀파인 개통시 생긴 문제를 사과하며 교육현장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사진=지성배 기자)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K-에듀파인 개통시 생긴 문제를 사과하며 교육현장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올해 초 오픈한 K-에듀파인이 접속 및 호환 문제로 혼란을 겪었다. 지금은 어떠한 상황인가.

교육부-시도교육청-케리스가 공동으로 구축한 K-에듀파인의 접속문제와 사용자 PC 전자결재 관련 프로그램 설치 문제 등으로 연초 어려움을 겪은 교직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케리스는 성능지연 현상 발생 후 교육부 그리고 구축 사업자와 협력해 긴급 시스템 구조 개선에 나서 지난 1월9일 시스템을 정상화해 K-에듀파인을 통해 지방교육재정 업무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 K-에듀파인은 안정화 단계에 있다. 안정화 단계는 모든 정보시스템 서비스 초기 실제 시스템 운영상 발생하는 기능적인 오류를 수정하고 보완해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현재 안정화 단계를 조속히 완료하고 교육현장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으로 발전하도록 노력을 다 할 것이다.

▲K-에듀파인, 이전 시스템과 무엇이 다른가.

K-에듀파인은 활용성, 연계성, 투명성에서 이전 에듀파인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첫째는 활용성이다.

이전 시스템이 정보의 생산 중심이었다면 K-에듀파인은 생산된 정보의 활용이 중심이다. K-에듀파인은 현장에서 업무수행을 통해 축적된 재정회계 정보를 단순히 저장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IMF 기준의 국가재정통계(GFS), 예·결산정보, 재정분석 등 지방교육재정에 대한 현황 파악과 분석 그리고 정책의사결정 등의 활용을 고려해 구축했다.

둘째는 정보의 연계성이다.

K-에듀파인은 중앙정부, 금융기관 등 37개에 달하는 대·내외 업무연계를 통해 계좌검증, 조달계약, 체납정보 등을 공동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현장의 업무편의성 및 정보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은 투명성이다.

K-에듀파인은 재정·회계처리시스템으로 재정 흐름을 전자적으로 종합 관리해 회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 계약과정정보공개, 지방교육재정공시 등의 업무를 통해 교육행정기관과 학교의 재정·회계정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지방교육재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게 설계됐다.

▲지난 2003년 오픈한 나이스의 개편 또한 준비 중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9년 10월 4세대 나이스 정보화 전략계획을 수립, 2020년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시작해 2022년 3월 신학기에 새로운 시스템을 교육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나이스는 고교학점제, 과정중심평가 등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정책 도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존 나이스를 확대·개편하는 것과 교직원 업무 효율성 강화와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 기반 구축, 노후 인프라 개선 및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신기술 등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수업계획과 평가, 기록 등이 모두 이뤄지는 방향과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의 활용을 원하고 있는데.

학교 현장 의견을 반영해 학교생활 기록과 교육과정 중심 시스템으로 이원화를 추진, 사용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 국제 웹 표준 준수 및 모바일 서비스 확대를 통해 멀티 OS, 멀티 브라우저, 멀티 디바이스 등 사용자 다양한 환경에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은 이미 검증됐다"며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정보활용능력 등에서 학생 역량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사진=지성배 기자)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은 이미 검증됐다"며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정보활용능력 등에서 학생 역량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사진=지성배 기자)

▲디지털교과서는 아직 보편화 논쟁이 진행 중이다. 디지털교과서 및 실감형콘텐츠 확산은 케리스가 주도하고 있는데.

올해 3월이면 초3~중3 교실에서 사회, 과학, 영어 과목에 디지털교과서가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년까지 50개 연구학교와 886개 선도학교를 운영했으며, 디지털교과서가 충분히 교육과정과 연계돼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이는 매해 시행하는 효과성 검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활용 사전, 사후 비교를 통해 수업이 학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자기 주도적 학습력,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정보활용능력 등에서 학생 역량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질의한 것처럼 디지털 활용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 또한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상현실 콘텐츠 활용의 안전에 대한 문제가 언급되었다. 케리스는 이러한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교육적 기대에 부응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그 동안 확보된 연구학교, 선도학교의 수업모델을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고,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일반교원 연수에 매진하려 한다.

▲임기가 2년 넘게 남아있다. 남은 기간 꼭 해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교육학술정보화를 이끄는 케리스를 모르는 분이 아직 많다. 케리스를 국민들이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국민 속의 케리스를 만드는 것이 원장으로서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로는, 케리스의 역할 변화다. 그 동안 케리스는 학교와 교사 지원 역할을 주로 담당했지만, 이제는 국민 생각과 실제 교육의 가교 역할을 해 갈등과 이해관계를 해소하는 임무를 수행하려 한다. 이를 통해 교육부와 함께 적실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미래교육에 대한 책임과 교육정책의 브레인 역할을 하겠다.

마지막 과제는 소외 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다. 교육은 권리이자 의무이며, 외국인 노동자, 이주 여성뿐 아니라 학교 시스템을 벗어난 매년 9만 명 이상의 학교 밖 아이들에게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는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학교 밖 소외 계층에게도 학습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질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플랫폼 개발에 힘쓸 것이다. 디지털 교육혁신 선도를 통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