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립 기간제교사 53%가 담임인데..."담임 못 맡겠다" 할 수 있을까?
서울 공립 기간제교사 53%가 담임인데..."담임 못 맡겠다" 할 수 있을까?
  • 오영세 기자
  • 승인 2020.02.11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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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계약제교원 운영지침 개정...보직 원칙적 금지
자녀돌봄휴가도 못 쓰는데 육아휴직 등 사용 여부 미지수
1급 자격연수는 보직 가능 의미도 돼...호봉만 승급은 모순
(사진=tvn 캡처)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서울 공립 초‧중‧고교 전체 기간제교사 중 담임업무를 맡는 비율은 53%로 전체 기간제교사 3816명 중 2032명이다. 이들에게 담임을 원칙적으로 맡지 않도록 하는 일이 가능할까. 

서울시교육청이 공·사립 기간제 교사에게 생활지도부장 등 보직교사 업무를 맡기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현장에 보내고,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보직을 맡은 기간제 교사 52명 가운데 25명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를 담당하는 생활지도부장을 맡았다. 

담임 역시 정규직 교사가 우선적으로 맡도록 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기간제 교사 본인이 희망하거나 최소 2년 이상 교육경력을 가지고 1년 이상 계약된 경우에만 한정하도록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기간제 교사 가운데 담임교사 비율은 2019년 49.9%로 절반가량이었다.  

서울은 전국평균보다 더 높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전병주 의원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2019년 4월 기준)에 따르면, 공립 초‧중‧고 전체 기간제교사 중 담임업무를 맡는 비율은 53%로 전체 기간제교사 3816명 중 2032명이었다. 

특히 공립중학교의 경우 66%의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어 초등 37%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사립학교의 경우 초등은 88%가 담임을 맡았고, 중학교도 73%로 공립보다 높았다. 

(자료=서울시교육청)

이런 현실에서 지침 개정이 기간제 교사 현실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강제성이 없고,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에 가깝다는 것이다.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위원장은 “기간제 교사들에게 책임이 무거운 업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처는 환영한다”면서도 “담임을 맡지 않아도 되는 불가피한 경우가 무엇인지 구체적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규교사들이 담임업무나 학생사안을 다루는 학생부 업무 등을 기피하는 이유는 학교에 교사가 부족하고 입시경쟁 등 업무 폭탄에 시달리기 때문"이라며 "이런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법이나 원칙도 그림 속의 떡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담임을 맡지 않은 기간제 교사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계약이 아닌 ‘쪼개기 계약’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육아휴직 허용에 대해서도 “이미 허용된 출산휴가나 자녀돌봄휴가도 실제 거의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육아휴직 역시 신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간제교사들이 권리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식과 장치가 필요하다. 기간제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업무를 배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동등하게 업무도 하고 대우도 하라는 것"이라며 "지침에 내용을 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교장도 "현실적으로 무리수가 많다. 공립은 그나마 여력이 있겠지만 사립은 (솔직히) 계약해지 밖에 답이 없다"며 "우리 학교 기간제교사 모두(3명) 담임을 맡고 있다. 당장 안 맡겠다고 하면 휴직 교사에게 돌아오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우성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의 기간제 교사 처우개선 일환으로 보직교사 임용 원칙적 금지는 환영한다"면서도 "기간제 교사의 보직교사 배제원칙에 따라 정규교사 중 누군가는 기피업무를 배정받게 된다. 교사들이 기피하는 원인 파악과 함께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직교사 수당(담임 13만원, 부장 7만원)으로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하는 정책은 제고되어야 한다"며 "기간제 교사의 1급 정교사 취득의 목적이 호봉승급으로 한정하는 것은 문제일 수 있다. 1급 정교사 취득은 보직교사 임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지침 개정으로 기간제 교사 최소 채용기간은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었다. 7일 이내로만 가능하던 일반병가는 정규직 교사와 동일하게 최대 60일까지 가능해졌다. 특별휴가에 유산·사산·임신검진휴가가 추가됐고 육아휴직도 6개월 이상 근무 요건을 채우면 자녀 1명당 최대 1년을 신청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또 올해부터 기간제교사에게도 1급 자격연수가 실시돼 연수 이수 후 호봉 승급이 가능하게 됐다.

오영세 기자  allright5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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