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출신 8년 여만에 교육수장… '산학협력' 강조
내년 중점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정책 가속화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일부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는 공대 교수 출신인 이준식(63) 전 서울대 연구부총장이 내정됐다. 공대 출신이 교육부장관에 내정된 것은 2008년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준식(63·사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의 의견을 고집하기보다는 소통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주의자라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 서울대 부총장 시절 법인노조의 본부 점거사태 등을 원만하게 해결한 만큼 대학구조개혁 등 산적한 교육 이슈들도 합리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더욱이 공대 교수 출신으로 정치적 이념논쟁과는 한발 떨어져 있어 대학구조개혁,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 관련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출신인 이 후보자는 지난 1976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를, 미국 UC버클리대학원에서 기계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5년 서울대 공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서울대 정밀기계 공동연구소장, 기계공학과장, 연구처장, 연구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면서 추진력도 있다"고 지인들은 평가한다. 김재영 서울대 협력부처장은 "이 후보자는 우유부단하지 않으면서도 불통(不通)은 더더욱 아닌 분"이라며 "서울대 연구부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도 교수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주요 안건을 결정했고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적극적으로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우일 서울대 연구부총장 역시 "이 후보자는 합리적이며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며 "역사 교과서 논쟁같이 대립적인 사안을 잘 해결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대학에서는 학문 융합과 현장 중심의 교육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특히 서울대 연구처장 당시 서울대 연구소와 산업체 간 상호 협력하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기초학문 분야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학문후속세대장학금을 신설하고 기초학문과 이공계 학문의 융합연구를 지원하는 '브레인 퓨전' 사업을 추진하는 등 학문 융합에도 관심이 컸다.

지난해에는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과대학혁신위원장을 맡아 공대 개혁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논문 실적이 없지만 산업체 실적이 우수할 경우 공과대학 교수로 영입하는 방안, 공대 재정지원을 할 때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뿐 아니라 기술 평가지표를 반영하는 방안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후보자는 당시 "우리나라 공대 졸업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이지만 실무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공학교육을 현장 중심으로 개편해 학교와 기업체 간 선순환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사회부총리 외에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행정자치부 장관에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주형환 현 기획재정부 1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에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아울러 임기가 만료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의 후임으로 성영훈 변호사를 임명했다.

장관 후보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정식 임명된다.

한편 이날 김경재 홍보특보와 임종인 안보특보는 해촉됐다. 두 사람은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