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리포터] 편리함이 만든 환경파괴 "학교의 실천교육 필요"
[에듀인 리포터] 편리함이 만든 환경파괴 "학교의 실천교육 필요"
  •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 승인 2020.02.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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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대안 부재 환경 문제, 학교에서 ‘실천’할 순 없을까?

 

(출처=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출처=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에듀인뉴스] 미국의 미디어 그룹 포브스지는 한 10대 소녀를 2019년 올해의 여성 100인으로 뽑았다. 같은 해 과학 저널지 네이처에서도 환경운동을 한 이 소녀를 올해의 인물 10인에 선정했다. 급기야 타임지는 이 스웨덴 출신의 16세 소녀를 올해의 인물로 꼽았다. 바로 그레타 툰베리 이야기다.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에 던진 화두는 파급력이 컸다. 지금 자라고 있는 세대의 것을 어른 세대들이 망가뜨리고 있다는 주장은, 온 세계로 퍼져나가 각 국에 환경시위를 일으켰다. 이 시위는 올해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0대 소녀가 올해의 인물로 꼽히는 동안, 한국의 환경교육은 요원하다. 매년 전국에서 90명 가량의 환경교육 전공자가 배출되지만, 2009년 이후 10년간 환경교사는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전국 중고등학교 환경교과 채택률은 2017년 기준 10%도 되지 않는다. 이 10%의 84%는 환경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학교마다 대부분 ‘환경부’가 존재하지만 청소와 환경미화를 담당하고 있을 뿐 실질적 영향력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몇몇 교육청은 환경교육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현재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 경험으로는 환경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해 나는 학생들과 윤리적 소비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플라스틱의 습격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학생들이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환경파괴적 소비를 찾은 뒤 이것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았다.

학생들이 찾은 문제점은 다양했다. 의류소비 형태를 문제 삼고 리사이클링을 제안한 모둠도 있었고, 보냉제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하고 이러한 숨겨진 플라스틱을 찾는 데 열중하는 모둠도 있었다.

어떤 모둠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맞는지와 그에 따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관청과 환경부에 문의전화를 하기도 했다. 직접 시내에 나가 쓰레기를 줍고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삶을 실천해보려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한 달가량 지속된 프로젝트를 보면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학교에 정수기가 없는 바람에 학생들은 목을 축이기 위해 플라스틱 생수병에 담긴 생수를 사들고 왔다.

마침 축제기간이 끼어있어 학생들은 하루에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배출했다. 축제 부스에서는 음료를 담은 일회용 컵들과 셀 수 없는 비닐들이 돌아다녔다.

친환경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시간동안 학생들은 다른 대안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어떤 모둠은 환경에 대한 주변의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모둠의 결과, 사람들은 일회용품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편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사용을 멈출 수 없게 한다고 했다. 게다가 플라스틱 없는 소비를 하려고 해도 우리에게 선택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학교 축제를 예로 들어보자. 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흔히 이용하는 우드락은 스티로폼 재질이다. 스티로폼 역시 일회용품, 특히 색깔이 들어간 스티로폼은 재사용이 불가능하므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고 한다.

부스 상품으로 나눠주는 간식들은 전부 개별포장되어있다. 개별포장 역시 대부분 재활용 불가능한 비닐 재질이다. 음료를 나눠줄 때 쓰이는 일회용 컵과 빨대 역시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우드락 대신에 전지나 목재 게시판을 사용해보자. 종이는 너무 흐물거리고 목재는 이동성이 제한되지만 그래도 일회용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로 한 청년 창업벤처가는 1인용 식기세트를 개발해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대여하고 회수하는 방식으로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지원한다. 이들이 기획한 한 축제는 2018년 3만5천 리터나 나왔던 쓰레기를 800리터로, 무려 98%나 감소시켰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이런 형태의 축제를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이 텀블러나 도시락통을 가져오게 하고, 부스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학생이 가져온 용기에 나눠주는 것이다.

다른 음식을 즐기려면 먹은 텀블러나 도시락통을 씻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겠지만 환경파괴의 원인은 바로 그 편리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러한 형태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집에서 조촐한 잔치나 파티를 할 때 각자 가져온 음식을 합쳐서 식사를 하고, 남은 것은 각자 다시 분배해서 가져갔다. 먹었으면 쓰레기가 나오고, 그것을 설거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축제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일 역시 기부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비단 축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하는 많은 것들이 과연 친환경적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수업자료나 과제물, 여타 행사나 대회 등등 모든 영역에서 말이다.

수업시간에 만들어내는 결과물에도 ‘친환경’이라는 제약을 걸어보자. 자신이 제출한 결과물의 형태가 다른 대안들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입증해보도록 시켜보면 어떨까? 언뜻 떠올리는 방법이라 실제 시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줄은 안다. 꼭 이렇게 ‘해야한다’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환경문제의 가장 중요한 점은 ‘모른다’가 아닐 수 있다. 환경파괴인걸 알면서도 대안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9년의 인물이었던 그레타 툰베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에서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2주간 횡단해 뉴욕에 갔다. 비행기가 뿜어내는 오염물질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0시간 만에 가는 것을 2주 걸려 가야한다면 일반인들이 따라할 수 있는 일일까? 환경교과가 빈약한 지금,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은 실천적 삶이지 않을까?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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