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감염 대책’ 포럼서 김지학 보건교사 제안
학생 등 위험인식 달라...감시, 전파 차단만 해선 안 돼

등교중지 기준 및 행정 지침 모든 학교 일괄 적용 필요
보건교육 강화해 법정 보건교육 중요 수단으로 활용을

신종플루 유행 당시 학생들은 핫팩을 대며 체온을 일부러 높이기도 했다. 학교에서의 감염병 대응이 감시와 전파 차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기사 내용관 관련 없는 자료사진, 매니지먼트 숲)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신종플루 유행 당시 학생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체온을 높이기 위해 핫팩을 대기도 했고, (학교에 나오기 위해) 해열제를 복용하고 학교에 오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보건 당국과 교육부, 교육청은 학교의 대응전략으로 체온측정과 격리 및 등교중지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26일 국제보건의료재단에서 ‘신종코로나 감염 대책’ 포럼에서 김지학 경기 은행초 보건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의 위험인식이 다른 상태를 간과하고 감염병 대응은 여전히 감시와 전파 차단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사는 “이번에는 학생들이 PC방, 학원 등에 가지 않도록 교육부가 권고하고 있으나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학생들을 감염병 대응 객체로만 인식하면서 봉쇄와 격리를 목표로 수직적 의사소통만 하게 될 경우 감염병 예방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색출과 격리를 목표 접근은 오히려 증상자나 발병자를 더 숨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감시, 전파 차단 대책보다는 ▲보건소, 교육청의 네트워크 체계 구축 및 보건교사 등이 참여하는 교육청 단위 감염병 위원회 구축 ▲전체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체온 측정 및 격리 지양 ▲대응 단계별 통일된 가정통신문 제작 ▲다문화 가정을 위한 가정통신문 준비 ▲학업중단 시 학업 지원 계획 ▲급식 지원 계획 ▲교직원 환자 발생 시 업무 지속 계획 등 종합적 대응 전략 보완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대응 매뉴얼의 구체성 확보도 요구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현재 교육부 매뉴얼은 학교에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각 부서별로 업무를 협조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보건교사 1인이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소독제, 마스크 등 구입은 행정실에서 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교사가 직접 기안하고 결재하면 행정실에서 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감염병 유행 시 학생들의 보건실 이용 최소화, 보건실은 감염병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병의원은 폐쇄할 정도로 과잉대응하면서 보건실은 학생들이 평소와 동일하게 이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사람들이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세 가지 행동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보과다로 정보를 단순화시켜 받아들이다보니 습관, 기존 정보에 의존하거나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든지 전문가들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등으로 틀지어 구분하고  믿었던 것만 믿으려고 하는 경향도 나타나며 추측성, 부정확하거나 상반된 정보를 믿는다고 합니다.”

김 교사는 “이러한 행동이 극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을 위해 공신력 있는 교사의 면대면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위생 관리뿐만 아니라 혐오와 차별, 불평등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교육부 대응 전략에는 법정 보건교육이 중요한 수단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특히 김 교사는 행정 최소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역용품 현황 보고와 마스크, 소독제 등 개별구입이 아닌 교육청, 보건소 등 연계 일괄 구입, 일괄 지급 등이라는 설명이다. 

또 등교중지에 대한 기준 및 행정 지침 일괄 적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37.5도 이상 발열 학생 등교중지, 등교중지 시 진단서 대신 의사소견서 또는 학부모 확인서 등으로 대치하도록 하는 등 학교에서의 발열 학생 건강관리 지침 보완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학교보건 체계는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갇혀 오는 환자만 대응하고 교육부 지시만 따르도록 구축되어 있다”며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보건교육을 통해 학생 및 교직원, 학부모와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학교보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