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근육을 만들어 꼰대에서 벗어나 볼까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출처=BBC Two 공식 페이스북)
(출처=BBC Two 공식 페이스북)

[에듀인뉴스] 우연히 BBC Two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우리말 ‘꼰대’를 정의해놓은 말을 보게 되었다. 우리의 문화를 담은 ‘꼰대’라는 말을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 (그러나 늘 틀림)'으로 풀이한 사진이었다.

‘늙은이’나 ‘선생님’을 비꼬는 말로 사용되었던 ‘꼰대’가 더 이상 은어가 아닌 사전에 등장하는 표준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문득 작년 11월에 발간한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책 제목을 ‘꼰대 교사, 오늘 죽었다!’로 하려고 했던 과정이 떠올랐다.

책 제목을 그리 정해보고자 했던 이유는 학생자치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교사자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 가장 먼저 자기부정을 통한 객관적 자기인식이 첫 출발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자기부정’을 위한 장치로 ‘나 또한 꼰대일 수 있다’는 것을 한번 정도는 가정해보고 대화를 시작해보자는 제안이기도 했다. 그럴 때라야, 내가 지금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것들을 당연시하거나 정당화하지 않고 ‘과연 이것이 정말 그러한가?’ 의문을 가져볼 여지가 생길지 모르니 말이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담아낸 책 제목이 독자들에게는 어떠한 인상을 줄 것인지 궁금하여 우리는 지인들에게 ‘꼰대 교사, 오늘 죽었다!’ 책 제목을 말씀드리고 반응을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왜 굳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꼰대’로 비하할 필요가 있을까?”

“열심히 하고 있는 교사들의 자존감을 낮추는 단어를 넣은 책에 호감이 가질 않은데.”

“꼰대 교사에 관한 스토리가 잔뜩 담겨 있을 것 같아!”

“꼰대라는 말을 듣는 순간 호기심이 생기는데요. 왜 꼰대 교사라고 표현했을까요?”

“꼰대라는 말이 요즘 유행이잖아요.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제목 같아서 좋은데요.”

“‘꼰대 교사가 죽었다’는 표현이 자극적이네요.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극복해가는 스토리일 것 같아 흥미로운데요.”

‘꼰대’라는 말에 대한 선생님들의 여러 반응을 가만히 정리하다 보니 문득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 있었다. ‘꼰대’라는 어휘 자체에 대한 부정과 긍정적인 반응은 차치하더라도 자신만의 신념과 편견을 잠시 떨쳐내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려는 태도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꼰대’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시각만으로도 세상에 대한 나의 수용성과 개방성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YTN 캡처)
(출처=YTN 캡처)

‘내가 생각하는 꼰대란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나는 꼰대일까?’, ‘왜 그렇게 생각하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면서 꼰대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날갯짓을 해본다.

어떠한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내가 꼰대적인 시각을 가질 때가 언제였는가도 떠올려본다. 아마도 내가 대상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없거나 매우 잘 안다고 착각할 때가 아니었나 싶다.

내 관심 분야가 아니기에 맥락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미리 방어하는 마음으로 더 이상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나만의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본 결과가 바로 꼰대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것 또한 비슷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대상에 대해 더 이상 알려는 마음이 없고 나의 편견과 신념, 믿음으로 속단해버리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해 버렸던 때였다.

그러기에 매 순간 내게 있어서 ‘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볼 수 있는가’,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모르는 것들에 열린 마음을 갖기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일까’, ‘내가 알고 있을 때와 모르고 있을 때의 내 삶의 태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 등에 대해서 오늘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꼰대로 살아가고 싶지 않아 질문 근육을 키워가는 연습을 해보고 있는 중이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