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몇일 후면 3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좀 늦어지겠지만) 

3월이 되면 새학년, 새학기를 맞이한 학생들과 선생님들로 학교는 북적일 것이다.

그런데 학생이 없는 2월, 학교와 교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방학으로 인하여 학교에 학생들이 없으니 학교와 선생님은 휴업 중일까?

사실 학교의 2월은 새학년과 새학기, 학교생활을 함께할 새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로, 1년 중 두 번째로 바쁜 달이다.(예상과는 달리 학교와 교사는 1년 동안 무척이나 바쁘다. 그중에서도 가장 바쁜 달은 3월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필자가 3월부터 근무하게 될 삼덕초등학교의 모습을 살짝 보여드리며 학생이 없는 2월의 학교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궁금증을 아주 조금 풀어드리고자 한다.

대부분의 학교는 12월이나 1월 중 1년간의 학교 교육활동이 마무리되며 학교와 교사들은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버린 학생들과의 이별을 슬퍼할 틈없이 곧바로 학교와 학급정리에 들어가게 된다. 

1년 간의 교육활동으로 생긴 과제들의 정리 및 정산을 마치고 이와 동시에 우리들이 사용한 학교 곳곳의 청소와 정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많은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은 교사를 포함한 학교의 교직원들이 사무실 또는 교실에 앉아 컴퓨터를 바라보거나 수업준비 만을 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사실 이 기간에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들의 모습은 이삿짐을 나르고 각종 공사와 청소에 알맞은 작업복(?) 차림으로 수업준비보다는 학교와 교실의 청소와 각종 이삿짐을 나르기 위한 목적으로 학교에 출근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2월, 도서실 정비와 청소에 바쁜 삼덕초 교장선생님(오른쪽)과 사서선생님(왼쪽)-모든 학교가 같은 모습은 아닐테지만 삼덕초등학교의 경우 양복을 멋지게 입으시고 폼나게 교장실에 앉아만 계실 것 같은 교장선생님, 도서실 책상에 앉아 우아하게 책을 대출하여 주시기만 하실 것 같은 사서선생님의 2월 모습은 사실 이와 같다. 
2월, 도서실 정비와 청소에 바쁜 삼덕초 교장선생님(오른쪽)과 사서선생님(왼쪽)-모든 학교가 같은 모습은 아닐테지만 삼덕초등학교의 경우 양복을 멋지게 입으시고 폼나게 교장실에 앉아만 계실 것 같은 교장선생님, 도서실 책상에 앉아 우아하게 책을 대출하여 주시기만 하실 것 같은 사서선생님의 2월 모습은 사실 이와 같다.(사진=안달 교사) 

큰 규모의 학교일수록 청소와 정비시간이 길어지고 작은 규모의 학교일수록 청소와 정비시간이 짧을 것 같지만 큰 규모의 학교는 교직원 수가 많고 작은 규모의 학교는 교직원 수가 적기 때문에 학교의 정비와 청소는 규모와 관계없이 2월 내내 이루어지거나 때때로 3월초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겨울방학과 동시에 시작된 학교의 청소와 정비가 어느정도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새학년, 새학기 준비가 시작된다. 

일단 새학기의 준비는 학생배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학생의 특성과 성향, 학습정도 등을 고려하여 학생들을 각 반에 배정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담임교사, 교육과정, 시설 등의 재배치에 들어간다. 

재배치와 조직이 어느정도 완성되면, 드디어 새로운 학기의 교육활동계획(교육과정)이 수립되기 시작하는데, 매년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희망사항, 교육부와 교육청이 요구하는 교육과 수업내용들이 변화하기 때문에 이 모든 필수사항을 완벽히 파악한 후 교육활동계획(교육과정)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2월에는 많은 선생님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내용이 담긴 교육활동계획(교육과정)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며 학교 안 교직원 회의와 연수, 전달사항 등도 많고 그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실제 교육활동 계획의 수립을 위한 작업은 퇴근 후까지 이어지는 일이 많다.                  

2월, 학생들을 위한 학교교육계획(교육과정)의 수립을 위한 삼덕초 교직원 모임-1년간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할 활동들은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육부, 교육청의 요구를 융합하여 여러 선생님의 의견과 경험을 공유한 후 철저하게 계획되어 진행된다.
2월, 학생들을 위한 학교교육계획(교육과정)의 수립을 위한 삼덕초 교직원 모임-1년간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할 활동들은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육부, 교육청의 요구를 융합해 여러 선생님의 의견과 경험을 공유한 후 철저하게 계획되어 진행된다.(사진=안달 교사)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오기 전에 학교의 모든 시설들의 정비가 마무리되고 교실의 안과 밖에서 이루어질 다양한 교육계획들과 학교조직의 기본 틀을 완성시켜야 하기 때문에 학교의 2월은 엄청나게 바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1년 중 두 번째로 바쁜 달이다.(학교는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 중 2,3월이 가장 바쁘다.)

학교 안과 밖의 정비와 다양한 교육계획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교사의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학교의 1년을 이끌어가고 지탱해줄 학교의 큰 뿌리와 줄기가 완성되면 이제 교사는 자신의 무대인 교실로 들어가 본격적인 수업준비와 교실꾸미기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교사들은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1년 동안 나는 우리 친구들과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친구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교실을 만들어 주기 위한 교실환경은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 친구들이 사용할 책상과 의자, 교실의 물건들은 불편하지 않을지? 친구들과 함께 사용할 교구들은 잘 구비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정비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2020학년도 1학년 신입생들이 사용할 사물함들을 정리하고 있는 삼덕초 1학년 담임선생님- 3월부터 우리 친구들이 생활하고 사용할 교실 안의 다양한 가구들과 교육 교구들은 각반 담임선생님이 직접 쓸고 닦는 과정을 거쳐 1년간 사용되게 된다. 
2020학년도 1학년 신입생들이 사용할 사물함들을 정리하고 있는 삼덕초 1학년 담임선생님- 3월부터 우리 친구들이 생활하고 사용할 교실 안 다양한 가구들과 교육 교구들은 각반 담임선생님이 직접 쓸고 닦는 과정을 거쳐 1년간 사용되게 된다.(사진=안달 교사) 

이 모든 과정은 학교와 교사, 교육환경에 따라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단계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는데 거의 매년 2월에는 이와 같이 학교와 교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필자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된지 20년이 되었으며 최근에야 문득문득 “나도 이제, 조금은 선생님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해보기 시작하였으며, 이와 동시에 학교는 교육서비스의 장소이며 교사는 서비스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교사가 서비스직이라는 생각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바쁘고 힘들게 일하고 있다.

학교와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새롭게 2020학년도 새로운 학교를 오픈하며 우리 학교에서 생활하고, 우리 학교를 사용하실 고객님들(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사에겐 학생이 없는 방학이 있어 행복할 것이고 직업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방학이 있어 교사는 행복하다.

하지만 방학이라는 시간이 교사에게 그저 충전하고, 놀기만 하는 시간이 아님을 많은 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최근 오랜시간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맛집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음식점의 음식이 뚝딱! 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최고의 서비스와 맛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고객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맛집의 사장님은 구슬땀을 흘리며 음식을 준비했을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학교와 선생님들은 우리 고객님들(우리학교 학생들)의 즐거운 학교 생활을 위하여 그분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에는 특히, 어떻게 해야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친구들이 자유롭고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고 있다.

올해 2월에도 필자가 근무하는 삼덕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그리고 행정실 식구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2020년 3월 9일. 삼덕초등학교의 오픈일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학교가 올해에도 고객님들에게 교육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가져본다.

대한민국의 많은 학교들이, 코로나19로 인하여 개학일이 일주일 연기되는 혼란 속에서도 차분하면서도 분주하게 2020학년도를 준비하는 2월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고객님들,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자신있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20학년도. 대한민국 학교와 교사들은 우리 고객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오늘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처럼, 내 아이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가 되도록 열심히 준비하였습니다. 저희를 믿고 우리 학교로, 귀댁의 자녀를 보내주세요.”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경기도 평택에서 초등교사 생활을 20년째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삼덕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행복을 찾는 여행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교사, 2019년 교육부와 조선일보사가 선정한 올해의 스승이기도 하다.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경기도 평택에서 초등교사 생활을 20년째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삼덕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행복을 찾는 여행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교사, 2019년 교육부와 조선일보사가 선정한 올해의 스승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