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해도 안 해도 고민...교사 마스크 하루 수십 장 필요
학생들 통제 불가능...급식 말 안하고, 밥 먹을 수 있을까
원격수업 등 시수 한시 인정, 사후 법 개정 등 주장 나와

방역용품 점검하는 조희연, 유은혜(오른쪽) 부총리. (사진=교육부)
(사진=mbc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부는 2일 추가 2주 개학 연기를 발표, 23일 개학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등교에 의한 집합수업은 하지 않고 원격수업, 과제물 활용 수업 등을 실시하도록 권고했으나 유초중고는 '원격수업' 대체 수업일수 조정 등 내용은 빠졌다.

문제는 더 이상 개학 연기는 없다는 가정 하에 한 두달 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학교에 나와도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장 교사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지금 상황에서는 교사도 마스크를 쓰고 수업해야 할 상황”이라며 “20분 정도 마스크 쓰고 이야기를 해 보세요. 온통 침이 고여서 그 마스크는 더 이상 쓸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하루에 적어도 4~5교시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교사 1인당 마스크만 4~5장 많게는 10장까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스크 공급이 여의치 않은 현 상황에서, 비축분 마스크까지 수거해 간 마당에 이 정도 마스크 공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다. 움직임이 많은 초‧중학생이 5~6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손으로 이곳저곳을 만지면 마스크를 쓰는 것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보건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참조)

또 점심 급식은 어떻게 할 것인 지 여부도 문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300여명이 모이는 식당에서 동시에 식사를 하는 것은 일단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교실에서 급식이 아닌 도시락 지참이나 도시락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장은 “급식 시 당연히 마스크를 빼게 된다. 학생들에게 말 하지 말고 밥을 먹으라고 하는 것이 가능하겠는 가”라며 “1명이라도 보균자가 있으면,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마스크뿐만이 아니다. 발열 체크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러 열을 올리는 학생, 해열제로 열을 내리는 학생 등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김지학 경기 은행초 보건교사는 지난달 26일 열린 보건교육포럼에서 “신종플루와 메르스 유행 당시 학생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체온을 높이기 위해 핫팩을 대기도 했고, (학교에 나오기 위해) 해열제를 복용하고 학교에 오기도 했다”며 “전교생 체온측정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참조)

매일 아침 교문에서 발열체크를 하는 행위가 시간과 노력에 비해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당분간 원격수업을 하고 이를 사후 법 개정을 통해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 대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관련기사 참조)

천세영 초대 스마트교육학회 회장(충남대 교수)은 “활용 가능한 모든 스마트교육 체제를 이용하면 개학을 연기할 필요가 없다”며 “학교 현장 교사들과 민간 전문가들 중심으로 실행력을 갖춘 조직을 꾸려 전권을 부여하면 충분히 바로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천홍 춘천 남산초 교사도 “원격수업 인정 권한은 시도교육감에게 있다”며 “융통성 있게 전화 멘토링 등 원격수업 방법을 한시적 수업 시수로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사단법인 보건교육포럼은 2일 현 시점에 맞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및 대응을 위한 건강수칙(감염병 예방 및 관리 수칙)을 제안했다.(카드뉴스 참조) 
    
김미경 한국보건교육학회 이사는 “이 수칙은 정부가 안내한 등교중지 수칙, 위생 수칙 외에도 수면, 식습관 등 일상 건강관리, 과도한 공포와 불안 대신 차분하게 예방수칙을 지키고 할 일 찾아보기, 유사시 증상 숨기지 않기, 아픈 친구 놀리지 않기, 유언비어 퍼트리지 않기 등 생활 수칙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나만이 아니라 주변이 함께 공동체를 배려하며 대응하도록 제시하고 ▲열과 기침 등 증상이 있는 경우 공동체 전파를 막기 위해 반드시 마스크 착용하기 ▲마스크 착용 전후 반드시 손 씻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로 가리는 연습을 매일 3회 이상 연습하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