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인기 위해 교사희생 시키는 정책 중단
교사 인권 존중하는 해결책 제시를 촉구한다

 

유은혜 부총리(사진=교육부)
긴급돌봄 시간을 오후 5시에서 7시까지까지로 연장한다는 발표를 하고 있는 유은혜 부총리.(사진=교육부)

[에듀인뉴스] 수요일에 긴급돌봄을 갔다 온 후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목감기가 심하게 걸렸다. 다음 주에도 전체 출근과 긴급돌봄을 가야 한다.

목이 아파서 다음 주에 전체 출근과 긴급돌봄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내가 긴급돌봄에 빠지면 다른 선생님이 대신해야 한다. 그래서 미안해져서 주말동안 내 목감기가 낫기를 바라고 있다.

동료 선생님들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건강을 걱정하시며, 다음 주에 나오지 말아 달라고 하신다. 다른 한 선생님은 전체 교직원회의 이후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며 열감기 증세를 호소하셨다.

특히 시골 6학급 학교 교사는 교사 수가 적어 긴급돌봄의 주기가 빨리 오기 때문에 그 횟수가 더 늘어난다.

교사는 아무런 방역장비 없이 아이들의 체온을 일일히 재야한다. ‘코로나19’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로 긴급돌봄 업무를 수행한다.

교육부 장관은 6일 유초등학교 긴급돌봄을 저녁 7시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발표를 했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장관의 발표가 매우 아름답고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생각할 것이다. 학교의 시스템을 잘 모르는 국민들은 교육부 장관에 박수 칠 것이다.

돌봄실무사의 임무가 종료되는 오후 5시에서 저녁 7시까지는 누가 긴급돌봄을 수행하게 될까? 대부분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긴급돌봄을 해야된다.

‘코로나19’라는 국민적 고통에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바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원들이 휴원했으니 그 빈자리를 교사들이 맡아야 하는 게 바르다고 생각하는가?

교사는 상식으로나 법적으로는 ‘교육’하는 직업이지 ‘보육’하는 직업이 아니다. 보육교실이 초창기에 생겼을 때 학교 건물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현재는 교사들이 법령에도 없는 보육교실에 대한 행정업무를 처리하고 있고 휴업일에 관리교사로 나와 일하고 있는 상태다.

보육교실은 교사들이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하루빨리 지자체나 교육청으로 그 업무가 이관되어야 한다.

교사들도 자신의 건강을 지켜야 할 권리가 있다. 교사들의 집단 감염 소식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시점에서 교사들의 건강페이를 요구하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

교사들도 지켜야 할 가정이 있다. 긴급돌봄을 통해 교사가 아프고 교사의 가족이 아픈 것에 대해 교육부는 책임져 줄 준비가 되어있는가?

교육부는 휴업을 했으면 되도록 모이는 것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긴급돌봄을 강화하면 휴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국민적 인기를 얻기 위해 교사들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중단하고 교사의 인권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를 촉구한다.

교육부의 저녁 7시 긴급돌봄은 교사들이 반대하면 일반 국민들에게 욕먹게 하는 교묘한 장치가 숨어있는 정책으로 밖에 판단 되지 않는다.

지금은 교사들이 국민적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법적 의무에도 없는 오전 긴급돌봄을 하는 것만으로도 격려해야 할 때이다.

교사의 목소리를 듣는 교육부 장관이 되길 소망한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준비위원장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준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