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감사원, 서울형 혁신학교 '예산‘ 부당집행 ’주의‘ 처분
[단독]감사원, 서울형 혁신학교 '예산‘ 부당집행 ’주의‘ 처분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5.12.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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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사회시민회의 감사요구 1년만에 부적절 집행 다시 드러나

 2013 하반기, 2014년 감사결과 3억3900만원 부적절 집행

"예산집행 'Down(혁신학교)-Top(교육청)' 방식 바꾸고 감시해야"

 

감사원은 최근 서울형 혁신학교의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 2013년 하반기 7803만2000원, 지난해 2억6108만2000원 등 3억3911만4000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1월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가 2013년 기준으로 서울형 혁신학교가 최소14억3044만2186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한 후 1년여 만에 나온 결과다. 감사원은 이미 2013년 상반기에 서울시교육청 자체 감사를 통해 혁신학교 예산 부적절 집행을 지적한 바 있어, 2013년 하반기부터 2014학년도 말까지의 감사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부당집행으로 지적된 사항은 2013년 상반기 서울시 정책감사와 지난해 11월 ‘바른사회’가 주장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교사연수 및 워크숍 등 교사 관련 운영비 과다 지출 ▲1명만 채용하도록 정한 행정보조인력 2명이상 채용 ▲시설비 과다 집행 ▲운영비로 집행할 수 없는 항목인 물품구입과 대여비용으로 운영비 집행 등이다.

감사원은 “앞으로 서울시교육감은 혁신학교에서 ‘서울형 혁신학교 예산 편성·집행 기준’ 등을 위반해 혁신학교 운영비를 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길 바란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청구를 주도한 바른사회 박주희 사회실장은 “혁신학교 정책은 진보교육감들의 대표 공약으로 감독을 게을리해온 측면이 있다”며 “주의 처분에 그친 것이 아쉽지만, 이번 감사가 혁신학교 예산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집행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박 실장은 “혁신학교가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교육청이 지원하는 ‘Down(혁신학교)-Top(교육청)’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연말에 혁신학교에서 프로그램 계획서와 필요예산을 교육청에 제출하고 교육청이 이를 검토 후 적정 예산을 지원하는 형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시도교육청에 ‘혁신학교 지원-감독 위원회’ 설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박 실장은 “위원회에서 혁신학교가 제출한 프로그램 계획서를 검토하고 지원예산을 결정하고, 예산집행 후 지출내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과다 지출이나 지침 위반, 계획에서 벗어난 집행 등 예산집행의 적절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야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 지원, 일회성 지출, 인건비 과다, 교사관련 운영비 과다, 일반학교와의 형평성 논란 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감사원 감사결과 종합: 1년6개월 동안 3억3911만4000원 부당집행

감사원이 올해 5월20일부터 7월24일까지 2013년 하반기와 2014년 혁신학교로 운영된 67개교의 운영비 집행실태를 확인한 결과, 2013년 하반기 7803만2000원을, 2014년 2억6108만2000원을 ‘서울형 혁신학교 예산 편성/집행 기준’에 위배해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하반기는 교사연수 및 워크숍 등 교사 관련 운영비 과다 집행이 2940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조리종사원 인건비 등 기타 인건비 집행이 2710만3000원, 업무추진비 2.5%이상 과다집행 527만5000원, 시설비 과다 집행액 57만3000원, 기타 1568만원 등 7803만2000원이었다. 2013년 당시 ‘서울형 혁신학교 예산 편성/집행 기준’에 따르면 교사연수, 워크숍, 컨설팅 등 교사 관련 운영비용은 5% 이내, 행정보조인력 인건비는 일반학교와 형평성을 해야 하며 업무추진비는 2.5%이내, 시설비는 10% 이내에서 집행해야 했다. 프로그램 운영비는 전체 운영비의 60%이상 집행해야 했다.

감사원은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구입과 대여비용을 운영비로 집행할 수 없음에도 집행한 사실도 포착했다. ○○초등학교는 서울특별시에서 지원한 혁신학교 운영비 1000만원 전액을 행정보조인력 인건비로 집행했고, △△초등학교는 교사용 노트북 구입비로 1300만원 전액을 집행하는 등 ‘2013학년도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 기본계획 및 운영지원비 교부 알림’에 명시된 내용과 달리 집행했다.

2014년의 경우 1명만 채용하도록 한 행정보조인력을 2명 이상 채용하면서 인건비를 운영비로 과다 집행한 액수가 1억4042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장체험학습비 등 수익자부담이 원칙인 항목에 집행한 액수가 1억664만3000원, 청소용역비 등 기타 인건비 집행 1000만원, 취미 동아리 지원액 189만6000원, 업무추진비 3.5%이상 과다 집행 158만4000원, 기타 79만2000원, 학교기본운영비 지출항목 46만2000원 등 2억6180만2000원이 기준에 위배됐다.

◆  외래강사 인건비 사용은 '프로그램 운영비'로 봐야

외래강사 인건비는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른사회와 감사에 착수한 감사원 간에 견해 차가 드러났다. 바른사회 측은 A학교의 경우 전체 예산의 53.7%에 달하는 8600만원이 외래강사 인건비로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일반학교 외부강연 1년 예산이 100~200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43~86배에 달하는 셈이다. 바른사회 측은 “일반학교 수요자에게 역차별을 불러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혁신학교 사업과 직접관련 없는 공익근무요원, 청소용역, 조리사 등에게도 혁신학교 지원예산으로 인건비를 부당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감사원은 프로그램 운영에 불가피하게 수반하는 것이며, 서울시교육청도 강사비를 프로그램 운영비에 포함하도록 해 혁신학교 운영 기본계획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서울시 지원금으로 외래강사비 인건비를 지급한 학교가 있었다”면서 “외래강사비가 넓은 범위에서 인건비에 해당하지만, 서울시교육청도 강사비는 프로그램 운영비에 포함하도록 해 기본계획을 위배해 잘못 집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 2013년 상반기 서울시 정책감사에서도…

서울시교육청의 자체 감사로 감사원이 착수하지 않은 2013년 상반기 감사에서도 ▲간식비 및 상품비 과다사용 ▲수익자 부담 사업비용 소요 ▲인건비/강사비 과다집행 등을 지적받은 바 있다.

A중학교의 경우 간식비 및 상품비로 2011년 2억 원 중 13.9%인 2276만원, 2012년 1억7000만원 중 15.4%인 2640만원을 지출했다. 2014년 하반기 간식비와 급양비를 5% 이내까지만 집행하도록 한 지침을 삭제하기 이전까지는 5% 범위 내에서만 집행해야 했지만, 2~3배 수준으로 집행한 것이었다.

수익자부담 원칙인 항목인 현장체험학습과 방과후 학교운영을 혁신학교 예산으로 집행한 사례도 적발됐다. B초등학교는 체험학습을 위한 차량임대비로만 2011년 지원액의 23.8%인 2494만원, 2012년 18.8%인 2816만원을 사용했다. C중학교는 2011년 생태체험과 지리산 둘레길체험으로 1266만6000원, 2012년 뮤지컬관람과 토요문화체험으로 1401만8000원을 소요했다.

인건비, 학생교육 및 교원학부모연수 등 컨설팅비가 포함된 강사비의 경우 지원액의 40%가 넘었다. C중학교는 2012년 인건비/강사비에만 1억44만7000원으로 지원액의 69.6%를 집행했다. D초등학교가 같은 기간 5623만6000원(52%)과 8836만2000원(57%)을, B초등학교가 2011년 4747만3000원(45%)과 2012년 6188만9000원(41%)를 집행했다. F중학교와 H고등학교는 각각 5976만6000원(42.4%), 6824만3000원(40.3%)을 사용했다.

이밖에도 혁신학교 운영비를 학교기본운영비성 경비인 컴퓨터 구입, 교원자비부담연수비, 청소도구함 구입 등에 서용한 점과 업무추진비 및 다과매식비 등으로 과다 집행한 사실이 지적되기도 했다.

 

서울형 혁신학교 119개로 확대.. 초 76개, 중 21개, 고11개교

52개 신규·재지정..'탈락 없이 신청만 하면 선정'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조희연 교육감 공약사항인 서울형 혁신학교를 내년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기존 97개교에서 22개교 늘어난 119개교가 혁신학교로 운영된다. 재지정 대상 30개교 중 4개교가 재지정을 신청하지 않고, 신규지정 공모규모보다 적은 26개교만이 신규지정을 신청하는 등 당초 계획했던 130개교보다는 적은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신청하기만 하면 탈락 없이 재지정해주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기존 재지정 대상이었던 30개교 중 공항초 영서초 동신중 중화고 등 4개교가 재지정을 신청하지 않았으며, 신규지정을 신청한 학교도 24개교에 그쳤다. 나머지 신규지정 2개교는 신설학교로 교육감이 혁신학교로 지정한 케이스다. 이전에도 강명초, 은빛초, 우면초 등이 신설과 동시에 혁신학교로 지정된 바 있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의 학력미달 정도가 매우 큰 상황 때문에 혁신학교 확대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확대일변도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6월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울형 혁신고교 10개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전국평균의 3배가 넘는 등 성취도가 크게 저조했다. 전국 고교평균은 보통학력이상 81.8%, 기초학력 14%, 기초학력미달 4.2%로 서울형 혁신학교는 전국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통학력이상 비율과 3배가 넘는 기초학력미달비율을 보였다.

올해 성취도평가에 응시한 고2학생들이 중3시절 치렀던 학업성취도평가와 학생수준 종단자료를 통해 산출하는 기대점수를 근거로 하는 학교향상도 역시 큰 차이는 없다. 배화여고를 제외한 모든 학교에서 마이너스(-)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교향상도가 학교의 노력이 반영되는 지표인 점을 감안하면, 혁신학교들의 노력이 부족하다고도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혁신학교 평가에서도 혁신학교의 낮은 성취도 문제가 지적된바 있다. 개발원은 당시 “서울형 혁신학교는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지도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 행·재정적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일반학교에 비해 저조하며, 사교육비 증가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 신청만 하면 선정, 재지정 기준은 '자체평가보고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심사에는 24명의 교원/학부모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공모신청서류를 접수한 50개교를 심사했다. 기간은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로 하루 4시간씩 4명이 한 팀이 되어 1일 2개교씩 학교 현장을 방문해 현장실사(60점)하고, 심사위원 전체가 모여 서류 심사(40점)를 진행해 최종 혁신학교를 선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점수를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추천하고, 총점 60점미만 학교는 선정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올해 신청한 신규공모 24개교, 재공모 26개교 등 50개교가 모두 선정되고 탈락한 학교가 하나도 없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재공모 대상 6개교(신은초 천왕초 하늘초 덕산중 서초중 행당중)가 모두 재지정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재공모시 혁신학교 운영 4년간의 ‘자체평가보고서’를 제출하게 하고, 이를 심사한다는 방침이지만, 학교의 ‘자체’평가보고서라는 점과 조교육감이 공약사업으로 내걸고 있는 사업이 혁신학교 확대인 만큼 공정한 심사가 아니란 평이 대다수다.

조희연 교육감 “4년 내 200곳으로 늘릴 것” 공약

2011년 첫 도입된 서울형 혁신학교의 가장 큰 메리트는 예산지원이다. 이전보다 1000만원 가량 줄어들긴 했으나, 이번 공모에서도 신규 지정교는 평균 5500만원, 재공모지정교는 350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시 교육지원사업 지원비에서 1000만원 이내의 별도 지원도 이뤄진다.

서울형 혁신학교의 확대는 조희연 교육감의 주요 공약사업 중 하나다. 조 교육감은 4년내 혁신학교를 200곳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혁신학교 수가 계속 늘어나자,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지정 철회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재 중산고는 작년 하반기 공모를 통해 혁신학교로 지정됐지만 중산고 학부모들과 중산고 배정을 앞둔 중3 학부모들이 반대하면서 작년 말 결국 지정 철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고교 교장은 “학교에 각종 예산이 6500만원이나 추가 지원됨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반대가 극심하다면, 혁신학교 지정은 물론 운영 등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일반고 등 다른 학교에 돌아갈 예산이 결국 혁신학교에 가는 꼴인데도 반대가 크다면 공약사항 관철만 고집하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슬럼화의 원인으로 자사고를 지목하지만,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전국 평균보다 3배이상 높다는 점이야말로 일반고 슬럼화를 부추기는 주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 오히려 혁신학교의 학업향상도가 일반고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이번 감사원 지적에 대해서도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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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정 기자  hjkara@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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