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기지부 '1차 지필고사 과정중심평가 대체' 요구
서울 이어 경기도 "현장 의견 수렴 중"...학부모 반발 예상

전교조 경기지부 공문 일부.
전교조 경기지부 공문 일부.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전교조 경기지부가 과정중심평가(수행평가)를 확대해 지필고사를 1회만 실시할 것을 경기도교육청에 요구했다.

전교조는 12일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 됨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에 평가계획 수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이날 공문을 통해 “학기당 지필평가를 1회만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일부 교장들의 비협조로 지필고사를 학기당 2회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연기로 적정 수업시수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 과정중심평가(수행평가)를 확대해 지필고사를 1회만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18학년도부터 학기당 1회의 지필평가를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는 권장사항이라 학교별로 결정해 진행할 수 있다.

현재 평가는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 2차 지필평가(기말고사), 수행평가로 나눠져 있다. 전교조의 요구는 1차 지필평가를 없애고 수행평가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1차 지필평가를 수행평가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지원청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혀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는 “우리 학교는 작년부터 1차 지필평가를 시행하지 않고 수행평가로 대체하고 있다”며 “학교마다 사정이 달라 지필평가를 2회 실시하는 학교도 많다”고 말했다.

모든 학교가 지필평가를 1회로 줄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학부모의 요구 때문으로 보인다. 아이의 학업 수준이 늘 궁금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정량화한 평가를 해주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12일 ‘2020학년도 학업성적관리지침 안내’ 공문을 통해 “중간고사는 과정중심평가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권장사항이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응답할지는 미지수다.

서울 양천구의 고교 학부모는 “수행평가로 진행한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교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교사는 수행평가도 정형화해 쪽지시험 형태로 대체할 것으로 본다”며 “고3 학부모로서 지필고사를 줄이면 자신의 실력을 검토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 불만”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교사는 “지필평가를 학기당 1회 실시하는 것은 권고사항이다. 개학이 연기된 올해는 특히 교사들의 어려움이 예상 된다”며 “1차 지필평가를 수행평가로 대체하고 수행평가 역시 항목을 2~3개로 줄이는 등 교육청이 좀더 강화된 지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