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캡처)

[에듀인뉴스] 3월 1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900명을 넘겼지만 대다수 한국 고등학생은 코로나19의 공포를 느낄 틈도 없이 개학연기로 인한 학업 부담감을 짊어지고 있다.

국내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는 ‘심각’ 단계며, 전국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 데도 말이다. 

학교는 개학을 연기했지만, 학원과 같은 사교육은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온라인 학습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고교의 경우 담당 교과 선생님의 수업을 직접 들어야만, 교사가 출제하는 시험 문제를 풀 수 있으므로 이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도 상당수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해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거나 개별적으로 집에서 학습하도록 과제를 내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교육 시스템 속에서 학생들은 결국 학교의 빈자리를 사교육으로 채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이는 학벌 사회가 자초한 한국 교육의 비극이다. 

지속해서 확진자가 증가하자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소모임·단체 활동 자제’ 등의 문구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학교라는 '대규모 단체 모임'에 대해선 견해가 다른 듯하다. 학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 공무원 등 여러 주체가 모여 최소 8시간 이상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는 있으나 이 외에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급식실에서나 화장실 등 접촉이 가능한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학교 자체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감염 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등·하교 시 이루어지는 수많은 상호작용 속에서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만약 한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부는 개학 추가 연기를 고민함과 동시에 겉만 번지르르한 해결책이 아닌 현실적으로 교육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키워드가 한창 떠오르고 있는 21세기에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온라인 수업 하나 개설하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고교 3학년이 된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코로나19가 아닌 대학입시다.

학생부종합전형 특성상 학교 내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능’ 연기와 같은 대학입시 관련 일정이 조정되지 않는 한 휴교로 인해 진행되지 못한 수업과 수행평가, 대회 등 후폭풍을 맞는 것은 학생들이다. 

현재 시점에서 교육부가 개학 추가 연기를 꺼리는 이유가 단순히 대학입시에 관련된 학사일정 때문이라면, 우리는 정말로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신중하게 학사일정을 조정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