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으로 합숙 연기...개학 추가 연기에 출제자 수급 '난망'
코로나19 상황에 교사 등 700여명 3주 합숙 집단감염 우려도
6월 모의평가는 수능 난도 및 학생 수준 평가 위해 꼭 필요

교육부 "6월 모의평가 실시할 것, 방역 최선 다하겠다"
평가원 "열화상감지기 비치, 마스크 수급 등 준비 철저"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출제위원이 3주간 합숙해야 하는 6월 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시행해야 할까.

4월 6일 개학이 현실화된 가운데 4월 초 합숙 예정이던 6월 모의평가 출제자들의 소집이 연기된 것으로 확인돼 6월 모의평가를 예정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에듀인뉴스>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확인한 결과, 올해 6월 모의평가 출제·검토·관리 위원은 약 700여명으로 3주간 합숙 출제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4월초 예정이던 소집 및 합숙은 2주 연기돼 4월 중순께 진행될 계획이다.

평가원은 현재 출제·검토위원을 섭외 중이며 합숙 장소 등 각종 임차 계약을 추진하는 등 모의평가 실행을 준비 중이다. 합숙 중 회의 등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소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평가원 주관으로 시행하는 6월 모의평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첫 모의평가이다. 특히 수학(나) 유형으로 자리를 옮긴 수학Ⅱ 영역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포함돼 학생들에겐 새로운 문제 구성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또 2020년 수능 시험 난도를 가늠할 수 있어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평가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간 모의평가 출제자들은 4월경 지방 콘도 등에서 3~4주 기간 합숙하며 문제를 출제 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단 모임을 지양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향하는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소집을 2주 연기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 개학 연기라는 악재를 만났다.

수업일수 및 수업시수를 줄일 수 있어 교육과정 운용에는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수능 연기 등 대입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관련기사 참조).

평가원 관계자는 “6월 모의평가 일정은 9월 모의평가 및 수능 일정과 연동되어 있다. 연기 등 구체적 일정은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며 “수능 시행 계획 발표 시 6월 모의평가 시행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17일 3차 개학 연기를 발표하며 대입 일정 등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혀 수능 연기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6월 모의평가 역시 연기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진=YTN 캡처)

수능 등 출제 경험이 있는 고교 교사 A씨는 “6·9월 모의평가는 수능에 맞춰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수험 계획을 짤 수 있는 공식적 평가라 건너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능 일정 변동에 따라 다소 늦춰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3 담임을 맡은 B교사 역시 “6월 모의평가는 수능 난이도를 점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며 “재학생뿐만 아니라 재수생도 함께 보는 시험이라 수시 일정 연기 등과 함께 연기할 수는 있어도 시행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시 전문가 C씨는 “6월 모평은 수능 난이도를 고려해 학생들 수준을 판단하는 시험이지 테스트 하는 시험이 아니다”라며 “6월 모평은 재수생의 비중이 적을 수 있어 9월 모평까지 2회 실시해야 한다. 기말고사 전까지는 미룰 수 있지만 안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모의평가를 실시해야 하지만 합숙으로 인한 집단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D고교 교장은 “평가원 출제 위원으로 소집되는 교사는 학교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교사다. 개학 이후 바로 출제를 위해 평가원에 보내야 하면 학교 입시 준비에 차질이 크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출제위원 700여명에 대한 마스크 수급이 가능한 상황인지도 모르겠다”며 “3주 합숙기간 동안 집단감염이 발병하게 되면 우수한 인재들이 자가격리를 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 손해가 크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고교 교사 E씨는 “6월 모의평가가 갖는 의미가 커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만큼 꼭 집단 합숙 출제를 진행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교육부 및 평가원이 현 상황에 맞춰 감염 우려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 전문가 F씨는 "6월 모평이 합숙 체제와 검토위원 모집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9월 모평 후 성적표를 받아보기 전 수시원서를 접수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6월 모평을 없애고 7월 또는 8월 모평 하나만 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6월 모평은 개학 연기로 인한 대입 일정 변경 여부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지만 안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출제위원 합숙으로 인한 집단감염 우려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로 방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집단 감염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있는 것을 안다”며 “열화상감지기를 비치하고 마스크 등을 부족함 없이 준비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려 한다. 교육부 등과 협의해 빈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학력평가는 3·4·6·7·9·10·11월, 수능 모의평가는 6·9월 예정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3월 학력평가는 4월 2일로 연기됐으나 추가 개학 연기로 2차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4월 모의평가는 28일 시행 예정이나 이 역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