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는 올바르지 않은 교과서"..."대안적 역사교재 만들겠다"

정부의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역사계열 교수 36명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서울대 역사학 관련 학과 교수들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정 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22일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 교과서를 제작한다면 우리는 그와 관련한 어떤 작업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께 밝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가 만들고자 하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그 자체로 올바르지 않은 교과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집권당에서는 국사학자의 90%가 좌파라고 하면서 국정화 정책을 꼭 이겨야만 하는 전쟁으로 규정했는데 현재 대학과 학교에서 한국사 연구·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와 교사들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속에서 오랜 기간 수련하고 학위와 자격을 인정받은 이들”이라며 “국사학자들을 근거 없이 좌파로 규정하는 것은 밖으로 대한민국을 오해하게 하고 안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불안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반대 의견을 지닌 국민을 싸워 물리칠 전쟁의 대상으로 삼는 정책은 올바른 것일 수 없다”며 “우리는 국정교과서의 집필에 참여하지 않음은 물론, 연구·자문·심의 등 일체의 관련 업무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교수 36명은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에 맞서 대안 교재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뜻을 같이 하는 역사학자·역사교사들과 함께 역사교육의 본질에 입각한 성찰적인 대안적 역사교재와 참고자료를 제작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명서 발표에는 서울대 국사학과·동양사학과·서양사학과·고고미술사학과·역사교육과 등 5개 학과 교수 36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