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쿨 원격 연수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다' 오픈
호민애 서울사대부중 교사 "그림 실력 중요치 않아, 시각적 사고 훈련 목표"

비주얼씽킹..."몰입하고, 질문하고, 협력하고, 이해하는 수업 만들어"
암기에 도움 된다고?..."심층적 이해 속에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

교사는 촉진자 "다양성 인정, 협력적 분위기 조성, 적절한 피드백 제공"
"나는 개성이 존중되고 지적 성장과 성찰이 있는 교실을 꿈꾼다"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라’ 연수를 오픈한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교사들.(사진=티스쿨)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라’ 연수를 오픈한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교사들.(사진=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비주얼 씽킹, 중요한 것은 비주얼이 아니라 씽킹이다. 그림 실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각적 사고를 훈련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라’ 연수를 오픈한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 교사는 시각적 사고에 기반한 비주얼씽킹은 비록 비주얼이 화려하지 않아도 학생들의 사고를 길러주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비주얼씽킹은 자신의 생각을 이미지 등을 통해 체계화하면서 기억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시각적 사고 방법에 해당한다. 때문에 교사 역시 그림을 그리는 실력과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입을 꺼리기도 한다.

그러나 호민애 교사는 “교사의 역할은 수업 설계와 피드백”이며 “비주얼씽킹에서도 변함없다”고 강조한다.

“성취기준을 구체적 학습목표로 구성하고 적절한 비주얼씽킹 과제를 제시한다. 학습목표 달성을 위해 비주얼씽킹 활동을 단계적으로 설계해 학생들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피드백해주는 게 필요하다. 그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호 교사가 강조한 교사의 역할은 ‘촉진자’다.

△비주얼씽킹 수업을 통해 학생들 다양성이 인정되는 안전지대를 만들어주는 교사 △서로 협력해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피드백을 제공해 주는 교사 △앞에서 이끌어가기 보다 아이들이 생각의 폭을 넓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만들어주는 교사 △오개념을 표현하면 학급 학생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수정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2014년 처음 만난 비주얼씽킹은 학생들에게 습관적으로 “이것도 몰라?”라고 말하던 것에서 벗어나 “우와, 이걸 어떻게 이렇게 생각했어?”로 변화하게 만들어줬다는 호민애 교사를 만나 수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래는 호민애 교사와의 일문일답.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속중학교 교사.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대표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 교사.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대표

▲ 자기소개를 한다면.

학생들의 삶, 성장, 즐거움이 있는 국어 수업을 꿈꾸는 국어교사이다. 2014년 파주여고에서부터 현재 남자 중학교까지 비주얼씽킹을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2015년도부터 시각적 사고에 기반을 둔 비주얼씽킹 교수-학습 적용을 연구하는 모임인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라’라는 제목의 연수를 오픈했다. 교사 연수에 나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2014년 비주얼씽킹을 수업에 적용하면서 비주얼씽킹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학생들의 성장을 경험했다. 학생들이 몰입하고, 서로 질문하며 협력적으로 배워나갔고, 더 깊이 이해해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또 자발적으로 다른 과목에도 적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수업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교사들과 연구 모임을 통해 드로잉 중심이 아닌 시각적 사고 도구로서 비주얼씽킹을 중시하는 수업 방법을 연구했다.

비주얼씽킹 수업에 실패한 교사들을 많이 만났다. 대부분 기업 워크숍에서 진행했던 드로잉 중심 비주얼씽킹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알게 됐다.

중요한 것은 비주얼이 아니라 '씽킹'이라고 하면서도 시각 언어를 따라 그리는 수준에서만 비주얼씽킹 수업을 안내하다보니 학생들이 그림을 잘 그렸는지에만 집중했다. 정작 교과 내용을 이해할 때는 시각화가 드러나지 않아 비주얼씽킹 수업에 회의를 느낀 경우가 많았다.

교사들과 ‘비주얼씽킹 수업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연구하면서 드로잉 중심이 아닌 ‘시각적 사고 중심 비주얼씽킹’ 수업에 대한 철학을 정립해나갔다.

시각적 사고에 기반한 비주얼씽킹 수업은 비록 비주얼은 화려하지 않아도 학생들의 사고를 길러줄 수 있다. 몰입과 성장을 맛보면 결코 비주얼씽킹 수업을 포기할 수 없다.

여전히 비주얼씽킹 수업은 그림이라는 생각 때문에 교사가 그림을 못 그리면 할 수 없는 수업이라는 오해가 많다.

이러한 오해를 풀고 비주얼씽킹 수업을 두려워하거나 지속하지 못하는 교사들을 돕기 위해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교사들과 함께 연수를 제작하게 되었다.

▲비주얼씽킹은 아이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나.

첫 번째 경험은 고등학교에서 현대 소설 수업을 했을 때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현대소설 지문을 스스로 읽는 것을 꺼려서 그림을 그리면 조금이라도 읽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했다. 나의 기대는 줄거리 파악 정도였다.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그림으로 표현한 학생. 글 이해 정도에 따라 학생들 표현은 상반되게 나타난다.(사진=호민애 교사)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그림으로 표현한 학생. 글 이해 정도에 따라 학생들 표현은 상반되게 나타난다.(사진=호민애 교사)

처음에 적용한 작품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굴뚝 위로 올라가 아버지가 비행기를 날리는 모습을 그릴 때 학생들의 글 이해 정도가 비주얼씽킹에 드러나 있었다.

소설 지문을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며 읽었던 학생은 종이비행기의 방향을 고민했다. 줄거리를 설명으로만 듣고 의미를 생각하지 않은 학생은 종이비행기를 어떻게 그리는지에 집중했다.

두 번째 경험은 문학사 내용을 비주얼노트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할 때다.

현대 문학사에 대해 강의식 수업을 4시간에 걸쳐 진행했고 학생들의 집중도도 좋았다. 중간 중간에 질문을 하면 대답도 잘해 학생들이 수업을 잘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의식 수업 이후 비주얼노트로 내용을 정리하라고 하니 첫 질문이 ‘선생님! 구양식이 뭐에요?’였다.

이 질문은 충격적이었다. 현대시 문학사에서 제일 처음 나오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가르친다고 모두가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경험을 뼈저리게 했다.

구양식과 신양식을 시각화해 표현한 학생의 그림.(사진=호민애 교사)
구양식과 신양식을 시각화해 표현한 학생의 그림.(사진=호민애 교사)

옛날 양식이라는 설명을 들은 학생은 구양식을 할아버지로 신양식을 젊은이로 시각화해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두 경험을 통해 텍스트를 시각화하는 것은 글의 내용 및 추상적인 개념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주얼씽킹은 텍스트 자체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독서 활동에서도 다양한 독후 활동은 이루어지지만 학생들이 정말 텍스트 자체를 제대로 이해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비주얼씽킹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토론하고 활동할 수 있는 지지대가 되어 줄 수 있다.

비주얼씽킹이 암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들 하는데 암기 자체가 비주얼씽킹 수업 효과가 아니라 심층적 이해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세 번째 경험은 수행평가를 아예 포기한 학생이 비주얼씽킹 활동에 참여했던 경험이다.

다른 수행평가는 참여하라고 애원(?)을 해도 참여하지 않았던 학생이 비주얼씽킹 수행평가에는 스스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학생이 비주얼씽킹에 참여했던 이유는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듯 비주얼씽킹은 언어중심 수업에서 소외되었던 학생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협력적 학습·의사소통·문제해결·창의성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

▲연수의 주 내용은 무엇인가. 연수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것을 소개한다면.

비주얼씽킹으로 수업 철학 세우기, 시각적 사고를 키우는 시각 언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비주얼노트, 생각을 표현하는 비주얼에세이, 집단 창의성을 깨우는 비주얼씽킹, 비주얼씽킹으로 수업 세우기, 비주얼씽킹 수업 설계 등 7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중점을 둔 것은 ‘비주얼씽킹 수업 철학 세우기’와 ‘비주얼씽킹 수업 설계하기’다.

시각적 사고 기반 비주얼씽킹 수업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비주얼씽킹 과제를 수업 목표에 맞게 다양하게 제시하는 방법,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하는 방법 등 드로잉 연습 중심이 아닌 교사가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비주얼씽킹 수업을 할 때 교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거 어떻게 그려요?’라는 학생들의 질문이다. 그림에 자신이 없는 교사들은 당황해 ‘역시 비주얼씽킹 수업은 무리구나’하고 생각한다.

비주얼씽킹 수업을 할 때 교사가 직접 비주얼씽킹을 그려주는 것보다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서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교사들은 학생들 그림 표현에 어떤 피드백을 줘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에 중점을 둬 피드백을 해야 하는지에 맞춰 학생들의 상황과 수업 목표 및 활동에 따른 교사의 피드백 방법을 안내했다.

이번 연수에서는 3년 동안 비주얼씽킹 수업을 받고 대학생이 된 제자들이 마지막 차시에 참여했다. 고등학교 때 비주얼씽킹이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대학을 가서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으니 연수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라' 연수에는 호민애 교사에게 비주얼씽킹 수업을 받은 제자들이 함께 참여했다.(사진=호민애 교사)
'비주얼씽킹으로 수업을 리드하라' 연수에는 호민애 교사에게 비주얼씽킹 수업을 받은 제자들이 함께 참여했다.(사진=호민애 교사)

▲교사들이 왜 선생님의 연수를 들어야 하나. 연수를 듣는 교사들에게 당부한다면.

학생들의 개성보다는 모두 같은 기준으로 서열을 세워왔다. 바뀐 사회는 교육 시스템에 변화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우리 교실은 변화하기 어려운 여건들이 있다.

현재 변화하기 어려운 여건들에 집중하고 기존의 입시 중심으로 수업을 고민하기 보다는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를 중심으로 수업을 고민하면 좋겠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학생을 20세기 교사가 19세기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교사 개개인이 모든 것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오늘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10년후, 20년후 미래 사회를 교사가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수업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다.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역량을 키우고 수업에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수업이 바로 비주얼씽킹 수업이다.

다양한 학생참여형 수업을 모두 적용해봐야 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의 수업 고민과 비주얼씽킹 수업 지향점에 연결점이 있다면 너무 두려워 말고 도전해보라고 응원하고 싶다.

▲비주얼씽킹을 단지 그림을 활용한 수업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또 암기에만 효율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 선생님이 생각하는 비주얼씽킹의 본질은 무엇인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비주얼씽킹은 교수학습 방법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고 디자인, 건축 분야를 거쳐 기업에서 그래픽퍼실리테이션 및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개발되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비주얼씽킹 워크숍과 학교 수업의 비주얼씽킹은 목적과 대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성인 대상 워크숍 방법이 그대로 교실에 적용되었다. 그러다 보니 시각 언어를 따라 그리고 교과 내용을 정리하는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창의성을 위한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느냐에 집중이 되었고, 개인 노트 정리 및 암기 활동에 머물렀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비주얼씽킹 수업의 본질은 시각적 사고, 학습자의 능동적 의미구성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각적 사고를 거치지 않으면 학생들은 단순히 그림만 그리게 돼 결과물이 모두 비슷하다. 추상적인 교과 내용을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사고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창의성이 빛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능동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면서 심층적인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비주얼씽킹 수업의 주인공은 바로 학생이다. 학생이 스스로 의미구성을 해야 그것이 진정한 비주얼씽킹 수업이다.

기존 그림 활동도 비주얼씽킹 수업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비주얼씽킹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각적 사고를 거쳐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의미를 구성해야 비주얼씽킹 수업이 되는 것이다.

비록 색칠이 안 되어 있고 이미지 표현이 부족하더라도 학생 스스로의 생각으로 의미를 구성하고, 학습자들끼리 협력적으로 학습해나가며 심층적인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비주얼씽킹 수업이다.

중1 남학생들도 비주얼씽킹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사진=호민애 교사)
중1 남학생들도 비주얼씽킹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사진=호민애 교사)

▲최근 교사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지식 전달자를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활동하면서 사고력을 키울 수 있게 돕는 조력자 혹은 촉진자의 역할로의 변화 또한 이야기되고 있다. 비주얼씽킹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비주얼씽킹을 도입한 교사는 어떤 방향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립해야 할까.

비주얼씽킹 수업을 하려면 그림을 잘 그려야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으나 교사 역할은 수업 설계와 피드백이다. 즉 성취기준을 구체적인 학습목표로 제시하고 이에 적절한 비주얼씽킹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학습목표 달성을 위해 비주얼씽킹 활동을 단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학생들 스스로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절한 피드백을 할 필요가 있다.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성이 인정되는 안전지대를 만들어주어야 하며, 서로 협력적으로 학습해 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비주얼씽킹을 활용한 수업 이후 평가 및 피드백은 어떻게 진행하나. 초중등을 나누어 설명한다면.

비주얼씽킹 수업은 한 번의 개인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그룹 활동, 전체 발표 등 협력적 학습 과정을 통해 심층적 이해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는 과정 속에서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는지, 심층적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등 과정평가항목을 넣는 것이 좋다.

내용요소(어떤 교과 핵심 내용이 포함되었는지 여부), 형식요소(비주얼씽킹 표현이 명확하고 창의적인지 여부), 과정요소(협력학습에 임하는 태도 등)을 고려하여 평가항목을 선정하고 학습목표에 맞게 요소별 비율을 선정하길 권한다.

중등에서 비주얼노트로 수업할 경우에는 내용 요소 비율을 40~60% 정도로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고 초등이나 자유학기제 수업에서는 과정 요소 비율을 높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임금피크제를 주제로 관련 내용을 시각화해 정리한 학생의 작품.(사진=호민애 교사)
임금피크제를 주제로 관련 내용을 시각화해 정리한 학생의 작품.(사진=호민애 교사)

비주얼씽킹 수업은 학생이 수업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경험했을 때 참여도가 높아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사의 피드백이다. 학습 목표에 맞는 비주얼씽킹 과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주고 어려울 때 적절한 비계를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비주얼씽킹에 오개념이 있을 경우 바로 잘못된 것임을 이야기하지 말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무엇을 표현한 것인가요?”라고 질문하고 잘못 이해한 경우 개념을 다시 설명해야 한다. 오개념을 표현한 학생이 많을 경우, 개념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을 예시로 보여주면서 교사가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잘못 표현한 학생들에겐 수정할 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다면 내용 이해가 안 되어서 표현을 안 하고 있는 것인지, 시각화가 어려워 표현을 못한 것인지 관찰이나 질문을 통해 파악한 후 그에 따라 피드백을 해주면 된다.

만약 내용 이해는 되었는데 시각화가 어려운 경우, 먼저 시각화한 학생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학급 전체에 질문을 해서 함께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직접 진지한 노력을 하도록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호민애 교사가 그리는 교실 속 모습은 어떠한가.

개성이 그대로 존중되고 지적 성장과 성찰이 있는 교실을 꿈꾼다.

꽃마다 피는 시기가 다른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각자의 개성이 있다. 비주얼씽킹 수업은 학생들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고 학생 스스로 지적 성장을 맛볼 수 있는 좋은 도구다.

비주얼씽킹을 수업에 도입하기 전, 나는 “이것도 몰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교사였다. 학력 부족 부분만 눈에 보였고 개성은 보이지 않았다.

비주얼씽킹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과 생각을 관찰하게 되니 그들과 공감하게 됐고, 더 존중하게 됐다. 존중 받는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자신의 성장을 위해 수업에 몰입했다.

“이것도 몰라?”를 습관적으로 말하던 것에서 벗어나 “우와, 이걸 어떻게 이렇게 생각했어?”라고 하면서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는 교사가 되었다.

비주얼씽킹은 교사가 학생들의 가능성을 믿게 도와주고 학생들이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게 해 주었다.

비주얼씽킹을 수업에 도입하며 "이것도 몰라"에서 "우와, 이걸 어떻게 이렇게 생각했어?"라고 변화한 호민애 교사.(사진=티스쿨)
비주얼씽킹을 수업에 도입하며 "이것도 몰라"에서 "우와, 이걸 어떻게 이렇게 생각했어?"라고 변화한 호민애 교사.(사진=티스쿨)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비주얼씽킹 수업은 그림이라는 요소 때문에 가능성과 한계점도 함께 갖고 있다.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할 때는 가능성과 한계 지점을 파악하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을 잘 그려야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은 ‘수업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수업 철학을 세우면서 최소화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적용할 때에는 익숙함과의 결별도 필요하다. 한두 번 비주얼씽킹 수업을 적용했다가 ‘역시 안 되는구나’ 생각하며 포기하지 말고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