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휴업에 교사는 교과서 배달, 학부모는
마스크 만들기 등 미담 피어나는 전남교육 현장

(사진=전남교육청)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교사들은 교과서를 아이들 집으로 직접 찾아가 전달해주는가 하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아이들 공부와 건강, 생활지도를 챙기느라 오히려 더 바쁘고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부모들도 개학 후 자녀들의 건강을 지켜줄 마스크 제작 재능 기부에 나서는 등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새 학기 개학이 세 차례나 연기되면서 ‘4월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전남교육 현장에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들이 피어나고 있다.

여수 금오도 여남중고교 교사들은 지난 18일 두 팀으로 나눠 중요한‘임무’를 수행했다. 교사들은 아이들 사는 동네까지 배를 타고 가서 정성껏 보자기에 싼 책을 나눠줬다. 

또 육지(여수시)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 여수교육지원청까지 직접 나가 세심한 생활지도를 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직접 찾아와 이렇게 교과서도 주고, 학습과 생활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무안 일로초등교도 휴업 기간 아이들 챙기기에 온 마음을 쏟고 있다. 본교 12학급과 분교장 3학급 모두 온라인 학급을 개설해 가정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학습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활동지를 만들어 배부했다. 

담임교사 편지와 교과 활동지, e북 활용 안내 등의 자료를 개인별 봉투에 담아 나눠줬다. 특히, 조손·한부모·다문화 가족 등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간단한 간식거리까지 챙겨줬다. 
  
진도 고성중은 화상 학급조회를 열어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학생생활지도에 나서고 있다.

입학식이 미뤄져 아직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조차 모르는 1학년 신입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미리 얼굴을 익히며 낯선 중학교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목포서부유치원은 아직 등원하지 못하는 유아들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유치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교실과 마당(꽃밭), 교사 사진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학부모들에게 보내줬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문자로 안내해 장기간 휴원으로 인한 교육공백 해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도 구례 용방초의 가가호호 비대면 방문 교육 서비스, 광양중동초의 학습상담 콜센터 운영, 목포정명여중의 재미있고 건강한 온라인교실 등 도내 곳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따뜻한 교육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직접 교과서 배달에 나섰던 순천 상사초 김영중 교장은 자신의 SNS에 “이렇게 먼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다시금 성찰하는 시간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학부모들도 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함평학부모연합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개학할 때 ‘1인 1매’의 마스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모금과 함께 지난 19일부터 수제 면 마스크 제작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재봉질과 마스크 패턴 뜨기, 필터 삽입 등의 기술을 배운 뒤 재료를 구해 분업과 협력을 통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함평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의 뜻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마스크 2000장 제작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했다.

함평학부모연합회 김현숙 회장은 “모두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서 작지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교육현장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위기상황에서도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노력과 열정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19 감염병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에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