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배식 필요 예산 없고, 급식 종사자 추가 수당은 배당"...예산 낭비 비판 맞은 서울시교육청
"교실배식 필요 예산 없고, 급식 종사자 추가 수당은 배당"...예산 낭비 비판 맞은 서울시교육청
  • 지성배 기자
  • 승인 2020.03.23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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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신학기 학교 급식 운영 방안' 발표
교실배식 전환 여부 학교장 결정...가림막 설치, 조리원 수당 지급
교실배식 시 조리기구 학교 예산으로..."결국 식당배식 하라는 것"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학교 급식 시 거리두기, 시간 분리, 장소 분리 등 내용을 담은 서울시교육청의 '신학기 학교급식 운영 방안'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식탁 가림판 설치, 교실배식 전환 및 조리종사원 연장 근무 비용 등 마련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은 크지만 해법은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학교 급식 제공 방안’을 마련해 지난 17일 학교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개학 후 학교장이 학부모 수요 조사에 따라 교실 배식 여부 등 급식 배식 방안을 결정하도록 했다. 

식당 배식을 하던 학교가 교실 배식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배식이 용이하도록 간편식 등으로 식단을 구성해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한 줄로 앉아 먹도록 했다. 또 배식 당번간 또는 배식 중인 학생과의 불필요한 대화를 금지하도록 했다.

식당 배식을 유지하면 식탁에 임시 가림판을 설치하고 학년·반별 시차를 둬 배식 시간을 최대로 분산한다. 식탁에 앉을 때는 한 방향으로 보고 앉거나 한 자리씩 띄어 앉는 방법으로 좌석 배치를 조정해 물리적 거리를 확보하도록 했다.

학년별 2교대를 3, 4교대 등으로 늘리면 급식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식당 외 배식 가능 공간(유휴교실, 보건교육실, 특별교실 등)을 확보해 임시 식당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교실배식 전환 "급식 순번 아닌 아이들 누가 관리? 조리기구 구입은 학교가 알아서?"

문제는 식당배식을 교실배식으로 전환할 경우 학교는 조리기구(밥통, 국통 등)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또 학생 간 거리두기를 위해 시차를 두고 배식을 운영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내 초·중등학교와 특수학교는 1335곳이다. 이 가운데 73.5%인 981개교가 식당에서, 22.3%인 298개교가 교실에서 식사를 한다. 4.2%(56개교)는 식당과 교실을 모두 이용하고 있다.

서울 A초등교 교장은 “교실배식 전환에 따른 조리기계·기구 등 구입은 교육청에서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 된다. 결국 식당배식을 유지하라는 뜻”이라며 난감해 했다.

이어 “초등의 경우 학생들 식사 시간을 분리하면 식사하지 않는 다른 아이들은 누가 돌봐야 하냐”며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위원장 역시 "교실배식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수업 보다 어려운 게 교실배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그에 더해 학교에 조리기계 구입 등을 부담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참쌤스쿨)
개학 후 학교급식 상황을 연출한 교사 만평. (출처=참쌤스쿨)

◇ 임시 가림판 설치, 조리종사원 추가 수당만 100억원 

또 서울시교육청은 교실 배식을 하지 않을 경우, 식당 식탁에 임시 가림판을 설치하라고도 했다. 

교육청이 학교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임시 가림판 설치 비용은 1인당 12000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를 서울시 초·중등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면 수십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조리기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따른 한시적 사용 물품이라 예산 낭비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시간 분리로 인한 조리 종사원과 배식도우미 등 인건비 추가 부담도 문제다.

교육청은 배식시간 분산에 따른 급식종사자의 시간외 수당을 1일 2시간 이내에서 인정하고 인건비는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B초등학교에는 약 20명의 조리종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평균적으로 계산해 보면 하루에 1억원 이상 재원이 필요하다.

결국 급식을 위한 임시 가림판과 조리종사원 추가 인건비로만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B초등교 교장은 “지금 상황에서 4월 6일 개학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추가로 쓰려는 교육청을 이해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감염자가 줄어도 개학하면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수업이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급식에 이렇게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쓰이는 것은 문제"라며 "개학 시 신경써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위원장은 "서울시교육청도 많은 고민 끝에 고육지책의 운영 안을 내놓은 것 같다"며 "개학 이후에는 급식이 가장 문제가 될 것이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심사숙고 해서 운영 안을 내놓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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