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개학 후 급식 계획 실효성 '논란'
현장 "사회적 거리 두기 교실 시뮬레이션 돌려봤나"
학부모 "급식 해도, 안 해도 걱정...4교시 후 하교를"

시판 중인 투명 아크릴 식탁 가림판 예시.(출처=https://blog.naver.com/etcosss/221866371950)
시판 중인 투명 아크릴 식탁 가림판 예시.(출처=https://blog.naver.com/etcosss/221866371950)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개학 이후 급식을 위해 설치할 식탁 가림판을 교실배식에는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식탁 가림판 설치비 및 급식종사자 추가 인건비는 약 79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 서울시와 50% 분담을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7일 학교에 안내한 ‘학교 급식 제공 방안’에 따르면, 식당배식을 하며 거리두기와 식탁 가림판을 설치하도록 했다. 교실배식 전환도 가능하다.(관련기사 참조) 

이는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감염병 관련 안내 지침' 내용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식탁 가림판 소요 금액을 약 46억원으로 추정했다. 식당배식을 진행하며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학교가 대상이지만, 신청할 경우 설치를 지원할 방침이다.

교실배식의 경우 신청하지 않으면 식탁 가림판은 설치하지 않는다. 또 교실배식으로 전환하는 학교에는 기계 및 기구비가 추가로 필요하지만 이 역시 지원하지 않는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실배식 전환은 가능한 학교만 진행하도록 안내했다”며 “이미 교실 내 학생 및 교사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식사 중에만 잠깐 벗고 대화 없이 식사한 후 다시 마스크를 쓰면 된다. 비말 감염이기 때문에 교실에 무조건적으로 식탁 가림판을 설치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내 초중등학교와 특수학교 1335곳 중 교실배식을 하는 학교는 298개교(22.3%)다.

서울 A초등학교 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교실 안에서 지켜질 것 같다는 생각 자체가 오류”라며 “마스크를 벗으면 생각과 행동이 자유로워진다. 이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교실 및 식당에 식탁 가림판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발표하기 전에 현장에 설치 후 시뮬레이션도 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가림판 관리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식탁가림판은 식사 후 교대 전 매번 청결하게 닦아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가림판이 바이러스로 오염될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배식시간 연장에 따른 급식종사원 중 배식도우미의 경우 1일 최대 2시간 이내 시간외 근무를 할 수 있어, 약 32억원 정도 예산 소요를 추정했다.

조리종사원은 1일 8시간 근무하지만 배식도우미는 1일 2시간 근무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는 3378명의 배식도우미가 있고 식당배식의 경우만 배식도우미가 필요하다”며 “교실배식으로 전환한 학교 등을 고려해 총 인원의 50%를 기준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실배식의 경우 학생이 당번을 정해 배식에 참여하는 만큼 배식도우미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운반도우미는 정상 근무 시간 내에 근무하기 때문에 총 인원 중 50%를 기준으로 예산을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B학부모는 “개학을 하면 급식은 필요하지만 솔직히 걱정이 많다”면서도 “그렇다고 맞벌이의 경우 매번 도시락을 싸기도 쉽지 않다”고 말해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수업을 단축해 하거나 4교시만 했으면 좋겠다"며 "집에서 밥을 먹게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