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론-반론-재반론 토론 가능한 그림책 수업
[에듀인뉴스] 좋은 수업이 되려면 학생과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관계 형성을 위해선 먼저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림책은 마치 마법처럼 학생들의 얼어있는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 관계 형성을 통한 수업에서 그림책은 그림책 작가의 삶, 교사의 삶, 학생의 삶을 연결시켜준다. <에듀인뉴스>는 <그림책사랑교사모임> 회원들과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 작가, 교사, 학생이 동행하는 그림책 수업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에듀인뉴스] 그림책을 활용해 사회 교과 수업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는 다양하다. 자유와 평등, 행복추구권을 바탕으로 한 헌법상 기본권에서부터 가족과 공동체, 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여러 사회 조직 내에서 또는 공동체 간 나타나는 이슈와 문제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질문으로 만들어 토론하며 교과의 지식과 개념도 습득할 수 있다.
그림책 ‘방귀쟁이 며느리’는 방귀를 소재로 구전되어 오던 옛 이야기를 작가의 한국적 그림과 함께 해학적 문체, 전라도 방언의 맛을 살려 재구성한 그림책이다.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과 지위, 우리나라 결혼 제도에서의 양성평등 문제, 전통적 가족제도와 현대 가족제도 비교 및 가치 충돌 문제, 가족의 의미와 역할 변화, 결혼 전 서로에 대한 정보 공유 유무, 인간의 생리적 욕구와 기본권 충돌 문제 등 다양한 질문과 토론 거리가 도출될 수 있다.
교과수업에서 그림책을 활용해 발제하고 토론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림책을 읽는다.
방귀쟁이 며느리는 옛 서적의 느낌을 살려 세로쓰기로 글 텍스트를 배치하였고 페이지터너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도록 편집되었다.
마치 옛날 서당에서 읽는 것처럼 또박또박 읽되, 전라도 사투리를 흉내 내며 읽으면 더 재미있고 듣는 이들의 몰입도 배가 된다.
둘째, 개인 질문을 만들고 3~4개 토론거리를 학급 논제로 선정한다.
읽기 후 각자 하나씩 질문을 만든다. 그림책에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물이나 이야기 구조에서 질문할 수 있고 인상 깊은 그림이나 배경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만들되, 한 문장으로 서술하도록 한다.
각자가 만든 질문을 칠판에 모두 기록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질문을 토론 논제로 선정한다.
이때 의미가 비슷한 질문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도 있고, 개개의 질문들을 각각 배열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질문들을 순차적으로 3~4개 정도 토론할 논제로 선정한다.
• 시댁에서는 며느리가 왜 그렇게 오래도록 방귀 뀌는 것을 참아야 했을까?
• 내가 만약 방귀쟁이 며느리라면 다시 시댁으로 갔을까? 아니면 친정으로 갔을까?
•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 방귀를 뀐다는 것으로 시댁에서 쫓겨나야 하는가? 이것은 오늘날 이혼 사유가 되는가?
셋째, 반지(半紙)를 활용해 모둠별로 하나의 논제를 선택해 논증을 작성한다.
전지를 반으로 접으면 반지가 된다. 모둠별로 반지와 매직펜을 배부하고 칠판에 아래 양식을 그려준다.
교사는 논증은 주장-이유-근거-연결고리의 4단계 구조임을 설명하고 가급적 문장으로 쓰도록 지침을 정한다.
• 주장(논제) :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가?
• 이유 :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는가?
• 근거 : 그 이유가 타당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 전제(연결고리) : 어떠한 원칙(전제) 때문에 그러한 이유가 주장을 뒷받침하는가?
넷째, 모둠별로 작성한 반지(半紙)를 교환하며 타 모둠의 논증을 교차 검증한다.
모든 모둠은 자신들이 선택한 논제의 찬성측이 되어 1차 입론을 논증 요소별로 작성한다. 2차 반론시에는 옆 모둠과 종이(반지)를 교환하고 타 모둠의 입론에 대해 반론을 제시한다. 이때 반론을 작성할 때 다른 색깔펜으로 쓴다.
다른 모둠의 입론을 평가할 때 모둠원들이 함께 논의해 오류를 찾아내도록 한다. 반론이 완성되면 다시 원래 입론 작성 모둠으로 반지를 돌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