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의 복지기관 교직원공제회가 맞나
이번 만이 아냐...'방학 때 노는 존재 폄훼

논란이 된 교직원공제회 카드뉴스 일부. 공제회는 카드뉴스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자 게시 20분 만에 즉시 삭제하고 사과했다.(사진=페이스북 캡처)
논란이 된 교직원공제회 카드뉴스 일부. 공제회는 카드뉴스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자 게시 20분 만에 즉시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사진=페이스북 캡처)

[에듀인뉴스] 평소에 내성적이셨던 한 페친 선생님이 아침부터 제보를 해주셨다.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카드뉴스를 이해하실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교사들의 다양한 '개학 기다리는 방법'이라는 주제의 카드뉴스를 볼 수 있었다. 

교사들이 '달고나 커피 만들기'와 '소셜 미디어' 활동과 '컬러링 북'과 '넷플릭스'를 정주행 한다는 것이었다. 

교사들은 이미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페북 멘션으로 자존심에 상처받을 만큼 상처 받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교직원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 보장 교직원의 복지기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교사 비하 카드뉴스를 통해 또 한 번 충격을 주었다. 

교사들은 이미 전국적으로 휴업임 중임에도 '긴급돌봄 7시'에 참여하거나 재택근무, 또는 실제 매일 출근 하는 교사들도 있다.

처음에는 매우 분노했다. 분노 후에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국교원공제회의 숨은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일단 한국교직원공제회 측의 변명은 '코로나 19'에서 교사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표현했다고 한다. 

임시 휴업을 통해 '달고나 커피 만들기'와 셀카 찍으며 '소셜미디어' 활동하고 '컬러링 북'하고 '넷플릭스'를 정주행하는 존재로 교사를 희화화했다.

게다가 카드뉴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모두 여자 캐릭터라는 것도 교사들의 공분을 샀다.

교사들이 한가하기 때문에 한국교직원공제회 '언박싱'이라는 광고물 시리즈를 유튜브를 통해 정주행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카드뉴스로 보인다.  

내가 일부러 유튜브에서 공제회의 '언박싱'을 검색하지 않았다면 이 카드뉴스가 주는 느낌은 교사는 방학 때 노는 존재라는 이미지만 심어준다. 

한국교직원공제회라는 교직원 복지기관이 전국의 교사를 조롱해 교사들을 스트레스받게 하는 것이 과연 본연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 교직원공제회의 이런 카드뉴스는 이번 뿐이 아니었다. 

교사들이 방학 때 '먹방', '체험', '휴식', '문화'를 위해 'The-K' 카드를 쓰라는 또 다른 카드뉴스도 있다. 

지난 겨울방학 올라 온 카드뉴스.(사진=교직원공제회)

카드뉴스 제작자 마인드 자체가 교사를 방학 때 노는 존재로 규정하는 것이다.

교사는 수업 때문에 공무원들이 다 쓰는 연가를 거의 못 쓰는 존재들이다. 방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가보상비도 못 받는다. 

교사들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이런식으로 교사를 비하하며 마케팅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한국교직원공제회를 유지하는 힘이 교사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제회라면, 광고를 해도 철학이 있고 교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해주길 바란다.

정재석 고창초 교사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