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卑屈)하게 살지 말라'

[에듀인뉴스] 생각하는 즐거움!【하루한자】
  卑 屈
*낮을 비(十-8, 3급) 
*굽을 굴(尸-8, 4급)

‘용기나 줏대가 없이 남에게 잘 굽힘’을 일러 ‘비굴’이라 하는 까닭은 ‘卑屈’을 분석해보면 금방 알 수 있으니...

卑자는 큰 행사 때 손(又)에 갑옷 모양(甲)의 儀仗(의장)을 들고 있는 하급 관리를 본뜬 것이라 한다. ‘열 십’(十)이 부수인데, 이것은 ‘오른손 우’(又)의 변형이다. ‘낮다’(mean) ‘천박하다’(shallow) 등의 의미로 쓰인다. 

屈자가 전서 서체에서는 ‘尸+毛+出’의 구조였는데, 예서 서체에서 지금의 구조로 바뀌었다. 尸는 몸을 굽힌 모양이니 ‘굽다’(bent)가 본뜻이고 ‘굽히다’(yield)로 확대 사용된 것 같다. 出(날 출)이 발음요소임은 詘(굽힐 굴)도 마찬가지다. 

卑屈(비:굴)은 ‘비겁(卑怯)하게 자신의 뜻을 굽힘[屈]’이 속뜻이기 때문에 맨 위와 같은 뜻으로도 쓰이게 됐다. 참고로, 

“굼벵이가 몸을 움츠리는 것은 몸을 펴기 위함이고, 뱀이 겨울에 꼼짝하지 않는 것은 몸을 보존하기 위함이다.’(尺蠖之屈, 以求信也; 龍蛇之蟄, 以存身也 - ‘周易’).  *蠖: 굼벵이 확.

【추신】
격리는 타의에 의한 것이라면 칩거는 자의에 의한 것이다. ‘칩거’란? 속뜻사전 참고하세요!

●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全廣鎭. 문의 ▷ jeonk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