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사노조, 학부모와 교사 간담회 열려
휴업 중 계속 온라인 과제 플랫폼 바뀌어 혼란
예체능계 고3 실기 등 아무 준비도 할 수 없어
9월 학기제 더 바람직...가정따라 학습 격차 커

충북교사노동조합은 지난 4일 방학 중 학생들의 실태 파악 및 온라인 개학 대책 마련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충북교사노조)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오는 9일 중3과 고3부터 시작되는 온라인 개학에 대해 학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충북교사노동조합(충북교사노조)은 지난 4일 방학 중 학생들의 실태 파악 및 온라인 개학 대책 마련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충북학부모연합회 등 총 11명의 학부모가 참석, 온라인 개학에 대한 입장을 자유롭게 나눴다.

학부모 대부분은 온라인 개학에 대해 염려와 걱정이 많았다.

박진희 충북학부모연합회장은 “원격수업은 교과 진도를 나가는데 국한이 되어있을 뿐”이라며 “실질적으로 학교가 교과교육 외에 챙겨야 하는 부분들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 것이 온라인 개학”이라고 지적했다. 

예체능계 고3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박인아씨는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은 인강을 통한 수업이 익숙할지 몰라도, 예체능은 주요과목 빼고는 모두 실기 수업”이라며 “온라인 수업이 적합하지도 않고, 배운 것을 연습해볼 공간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관련기사 참조)

휴업기간 중 혼선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휴업 중에 계속 온라인 과제를 내주는 플랫폼이 바뀌어 가입한 사이트만 3군데”라며 “여태 진행했던 것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9월 학기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박 회장은 충북학부모 연합회가 지역 학부모 52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지역 내 학부모들은 온라인 개학보다 9월 학기제를 훨씬 더 긍정적으로 본다”며 “온라인 수업 자체가 집에서 지속적 관심과 지도가 가능한 가정 외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학생들은 훨씬 더 잘 적응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디지털 원주민인 학생들은 이미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다”며 “SNS를 통해 학생들끼리 서로 온라인 사이트 접속을 도와주며 나름 공동체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학생들을 믿어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밖에 ▲고3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등 특색 있는 생활기록부 마련을 위한 대책 ▲학급 단체 SNS방 운영에 대한 피로도 문제 ▲학부모의 정보격차로 인한 온라인 학습에 대한 가정지도 우려 ▲유치원 학생들에 대한 대책 마련 ▲학교별이 아닌 지역별 공통된 콘텐츠 마련 ▲부모의 걱정이 아이들에게 전이되는 스트레스 문제 등도 제기됐다.

이날 학부모와 교사의 공통된 의견은 “학교가 단순히 교과 수업만을 하는 공간이 아니다”라는 점이었다. 

비교과 수업이나 공동체 활동의 관계 형성이 학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며, 그동안 학교라는 공간의 중요성과 소중함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참석한 모든 학부모들은 “이러한 자리가 지속적으로 열려 학부모와 교사 간 의견을 나누고 서로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은 “따뜻하고 친절하게 교육주체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 충북교사노조의 정신”이라며 “학부모님들의 걱정을 들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교사노조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평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없던 학부모 참석 희망자가 많아 당초 예정된 곳이 아닌 좀 더 넓은 장소로 옮겨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도 참석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모아진 의견을 교육부에 건의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