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 교육개혁은 차별화...복지, 안전 등은 비슷
교육개혁 청사진 비전, 전략 공약에 보이지 않아

필자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정당의 정책을 정확히 알고 투표하도록 돕기 위해 정당별 교육공약을 비교 진단하고 있다. 교육공약 분석 및 진단을 위한 정확한 준거는 교육적 타당성(Educational Validity), 교육공약의  적정성(Educational Adequacy), 공약의 민주성(Democracy), 실현가능성(Achievable Possibility), 효과성(Effectiveness), 구체성(Specificity)이었으나 분량도 너무 많고 조금 전문적 내용이라 이 칼럼에서는 교육적 타당성과 적정성, 민주성만을 중심으로 진단하고자 한다.  

[에듀인뉴스] 대입제도 개선과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교육공약 진단에 이어 이번에는 ‘초·중등 교육개혁과 교육환경·학생안전·교육복지 개선 정책’을 비교 진단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주요 정당의 최종 공약 내용을 국민의 관심과 지지율을 고려해 4개 정당으로 한정했다. 분석 내용은 필자 개인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밝혀둔다. 

주요 정당의 최종 공약 내용은 <표>와 같다.  

(자료=안선회 교수)

‘초·중등 교육개혁’ 분야 공약에 한정해 정당별로 핵심내용과 진단결과를 서술하면,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초·중등 교육개혁’ 공약은 현 정부 정책과 비슷하면서도 몇 가지 제안을 추가하고 있다. ‘한국형 갭이어’(청년인생설계학교) 운영 활성화, 첫걸음문화학교 시행, 학생과 교사 금융교육 지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필요하기는 해도 교육의 본질적인 내용을 개혁하는 정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빈약하다. 

중요한 내용은 학교자치 실현과 기초학력 보장 위한 확고한 인프라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약 문구를 그대로 보면 학생과 학부모 중심의 민주적인 학교자치를 강조하고,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교육책무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그렇게 믿고 싶다. 

현재 ‘학교자치’ 용어 자체가 일반교사 중심의 학교자치를 강조하는 전교조 요구를 담고 있는 것으로서, 학부모·학생 및 학교관리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학교자율화 용어가 경쟁·충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공약 표현 자체로는 우수한 편이지만, 필자는 정부·여당이 일반교사중심의 학교자치를 강조하는 전교조 요구를 반영·추진하기 위한 정략적 수단으로 학부모·학생, 학교운영위원회를 내세우는 것으로 우려된다. 

사실상 현행 학교운영위원회는 대입 학생부종합전형과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대폭 확대되면서 교사의 학생 평가권이 강화된 상황에서, 교사의 눈치를 보며 교육전문성마저 부족한 학부모 위원들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기구로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자치를 주장하면 할수록 현재의 내신평가와 학생부 기록 그리고 입학제도 하에서는 교사중심의 교사자치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초학력 보장 위한 확고한 인프라 구축도 경기도 이재정교육감 등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핵심역량 중심의 학력평가 추진마저 일제고사라고 거부하며 기초학력 신장 자체를 약화시키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교육책무성 강화로 이어질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공약 표현 자체로는 민주당의 공약은 교육적 타당성, 적정성 그리고 민주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을 추가한다면, ‘기초학력 보장 위한 확고한 인프라 구축’ 공약에 ‘핵심역량 중심의 학력평가’와 후속 지원조치를 법제화하려는 노력이 포함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초·중등 교육개혁’ 공약은 학교정치화 방지, 정치 편향 교육 배제,  전교조 중심의 교장공모제 폐지, 공모제 응시 가능한 교원자격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아주 분명하게 전교조에 대한 반기를 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관련 공약은 소극적인 비판에 머무르고 있지 ‘보수나 중도보수 세력의 새로운 교육개혁 방향과 목표 정책수단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18세 이전에 고교과정 마칠 수 있도록 학제 개편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그 내용과 방법이 더 중요한데도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미래통합당의 교육개혁 공약은 교육적 타당성과 적정성은 보통 수준에 불과하고 보수적인 교원단체의 의견을 주로 반영하며 국민들의 교육개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기에 민주성은 미흡한 수준이다. 

정의당의 ‘초·중등 교육개혁’ 개선공약은 ‘전교조의 요구내용을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거의 전교조 요구의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 수준이다.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위한 지필평가 폐지, 고교내신 절대평가, 교사별평가 보장 공약은 교사의 평가권을 전면화하는 것으로 사실상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더라도 시·도교육청이나 국가 수준의 ‘핵심역량 중심의 학력평가로 보완’되어야만 ‘교사의 주관적·자의적 평가 그리고 부풀리기 시비를 방지’할 수 있는데 공약에는 그러한 보완대책이 전혀 없다. 

교육성과급 폐지, 내부형 공모제 확대, 총장직선제 확대 공약도 학생보다는 전교조 교사와 일부 교수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합법화)는 너무 노골적이다.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전면 보장, 정당 가입, 정치자금 기부 등 정치활동 허용, 공직선거 출마 허용 등이 그 자체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성년 학생이 있는 교육현장까지 정치화, 정치편향교육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교육적 타당성과 적정성은 미흡한 수준이고, 대부분 교육공약이 국민이 아닌 전교조 주장을 담고 있기에 민주성은 아주 미흡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당의 ‘초·중등 교육개혁’ 공약은 평가할 내용 자체가 부족한 수준이다.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맞춤형 교육, 온라인(Online)강의 보편화 여건 구축, AI 인재 100만명 양성 프로젝트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필요하지만 창의교육의 수단이 제시되지 않았고, 나머지 정책들은 본질적인 교육개혁을 실현시키기에는 너무 부족한 공약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교육적 타당성과 적정성, 민주성 모두 미흡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환경·학생안전·교육복지 개선’ 분야의 공약을 비교 진단 결과를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교육환경·학생안전’ 분야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안전한 등하교, 생존수영, 학교 로컬푸드 공급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은 보다 적극적으로 작은학교, 안전한 등하교, 학교석면시설 정비, 학교급식, 친환경학교 건물을 공약하고 있다. 

미래통합당도 이와 유사하다. 학교급식 개선, 친환경 로컬푸드 공급과 함께 아동 성범죄 처벌 강화를 강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다른 내용보다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범죄 처벌을 전면 강조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감형·집행유예·가석방 금지, 그루밍 성범죄 방지조항 신설, 성범죄 함정·유도수사 허용, 흉악범죄자의 인적사항 공개 및 접근금지 강화 등을 공약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환경·학생안전’ 분야에서는 네 정당의 강조점과 공약 내용이 유사하며 나름대로 가치가 있기에 교육적 타당성과 적정성, 민주성 모두 보통 이상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네 정당 간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교육복지 개선 공약이다. 

국민의당은 아예 관련 공약이 없고, 미래통합당은 다자녀(3자녀 이상) 국가장학금 확대, 실종아동 제로사회, 학교 건강검진 항목 개선 등으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학업중단 위기학생 위한 지원,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확대,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 학교복합시설 설립 확대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은 교육복지 확대(퍼주기?) 공약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신규 학자금 대출 무이자, 교육복지우선지역사업 확대 및 내실화, 학교 밖 청소년 교육참여수당 확대, 농어촌 초‧중‧고교 공립형 기숙사 건립, 대안교육지원법 제정 등을 내세우고 있다.

정의당의 교육복지 공약은 필요하지만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책무성 제고 등을 경시·외면하면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아쉽게 진단된다.

‘교육환경·학생안전·교육복지 개선’ 분야는 지표별 진단 등급에 큰 차이가 없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겠지만 국민의당의 교육복지 공약이 아예 없는 점은 반드시 지적되어야 할 점이다. 

네 정당의 ‘초·중등 교육개혁과 교육환경·학생안전·교육복지 개선’ 분야 공약에 대한 이러한 진단은 독자의 투표 참여와 지지 후보 및 정당을 선택하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이다.

필자의 진단도 어느 한 정당이 가장 우수하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들이 유권자로서 판단할 때 교육환경·학생안전·교육복지 분야 공약은 비슷하기에 이 분야에서는 ‘초·중등 교육개혁’ 방안을 중심으로 지지정당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 교육개혁 정책을 지지할 때는 더불어민주당을, 전교조 교사 중심 주관적 정성적 교육평가 등을 수용하면 정의당을, 정치편향교육을 반대하고 학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미래통합당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이 분야에서 국민의당 공약은 너무 빈약하기에 지지·선택을 권하기가 어렵다. 다만 모든 정당에 촉구하고 싶은 점은 올바른 교육개혁을 위한 청사진 비전과 전략이 공약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네 정당 모두 교육전문가 확보와 교육개혁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 칼럼에서는 마지막 순서로 ‘고등교육과 평생직업교육’ 및 ‘교육거버넌스, 교육공약체계 비중’에 관한 교육공약 비교 진단을 진행하고자 한다. 

안선회 중부대 대학원 교육학과 교수
안선회 중부대 대학원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