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5반 26명 중 2명 결석...캠 없는 학생 출석, 수업태도 확인 고민해야
화면 제약 등 전체 학생 수업태도 체크 무리...별도 학급방 운영으로 보완
경기지역 다른 학교는? "접속 안되고 자료 안 올라가고...쌍방향은 힘들듯"

7일 오전 의왕시소재 갈뫼중학교에서 온라인 원격화상수업 파일럿 테스트를 취재하러 온 취재진 차량이 주차장을 꽉 메우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7일 오전 의왕시소재 갈뫼중학교에서 온라인 원격화상수업 파일럿 테스트를 취재하러 온 취재진 차량이 주차장을 꽉 메우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에듀인뉴스=이수현 기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을 이틀 앞둔 7일 오전 8시 40분. 원격수업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기 의왕시 갈뫼중학교 입실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수업 시작 20분 전이었으나 주차장은 꽉 차 있었고, 1층 출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체온 측정, 손 소독을 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시연하는 교실로 이동했다.

오늘 파일럿 테스트에 참여한 반은 학급정원 26명의 3학년 5반 학생들이다.

수업은 김민영 담임교사와 신영인 수석교사가 진행했으며, 주제는 ‘우리의 초상권은 중요합니다’였다.

이날 수업은 원격 화상수업 솔루션 줌(zoom)을 이용해 진행됐다. 수업시작 5분 전부터 학생들이 아침조회에 참여하기 속속 접속, 모습이 모니터로 보이기 시작했다.

갈뫼중 3학년 5반 김민영 담임교사가 온라인 조회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9시 정각 조회 시작...접속 문제 없었으나 2명은 결석, 캠 없는 학생 수업태도 확인 고민   

김민영 교사는 조회를 시작하기 전 학생들에게 간단하게 줌 프로그램 사용법을 가르쳐 주며 이것저것 작동해 볼 것을 권유했다.

9시 정각. 김 교사는 조회를 통해 학생들의 출결 확인과 수업 참여에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을 점검했다. 다행히 접속 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출석은 모두 했을까. 아쉽게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 문제가 아닌 2명의 학생이 참여하지 않았으며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24명 학생의 첫 온라인 수업이 진행됐다.

그런데, 학생들의 모습이 선생님에게 다 보이지 않았다. 캠(Cam)이 없는 학생들이 있었던 것.

'캠이 없는 학생들은 출석 확인과 수업모습 등을 확인하기 어려울 텐데'라는 생각이 스쳤다. 김 교사 역시 그랬다.

김 교사는 “출석 확인은 우선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할 예정"이라며 "캠이 없는 학생들에 대한 수업태도 등 확인 문제는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의 노트북 모니터에는 잠에서 덜 깬 부스스한 머리로 수업에 참여한 학생도 보였고, 뭔가 낯설고 이질감을 느끼는 듯한 표정의 학생 등 다양한 학생의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3학년 5반 담임인 김민영 교사는 이번에 전근 발령을 받아 학생들과 모니터를 통해 첫 만남을 갖는 셈이었다. 낯선 얼굴의 담임교사를 만난 아이들도 잠시 어색해 보였다. ‘랜선담임’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신영인 수석교사가 수업시작 전 학생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담임 조회 후 수석교사 수업 진행...화면 제약 등 학생 태도 체크는 어려워   

담임교사의 조회가 끝나자 수업은 신영인 수석교사가 진행했다. 파일럿 테스트를 참관하기 위해 모인 30여명의 취재진은 서버와 화질, 음성 문제 등을 유심히 지켜봤다.

수업을 하는 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끄럽게 수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몇몇 학생은 캠의 방향을 학생이 아닌 다른 쪽으로 돌려놓고 딴 짓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업을 잘 듣고 있는 것인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니터를 통해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수업을 진행하며 신 수석교사가 학생들의 모습을 체크할 수도 없었다. 화면을 통해 지도안도 보여야 했기에 화면 크기 제약과 여러 학생의 모습을 일일이 확인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우리의 초상권은 중요합니다’는 내용으로 원격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수업 참여 여부 온라인클래스 등 학급방 개설로 확인해야  

신 수석교사는 “원격 수업은 쌍방향으로 진행되지만 수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단방향 플랫폼(EBS 온라인 클래스, e-학습터 등)을 통해 학급방을 개설해 교과내용을 업로드, 학생들에게 보충학습 자료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수업에 제대로 참여했는지 확인하겠다는 설명이다.

15분간 파일럿 수업을 마친 후 신 수석교사는 "아직 파일럿 테스트이고 수업을 해 나가면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히 오프라인 수업과는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문제점은 도출되겠지만 모든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는 없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 온라인 수업도 장기화가 불가피 할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도 “최대한 시간을 할애해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여러 시도를 하며 소통하면서 문제점을 해소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원격화상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갈뫼중은 오는 9∼10일 이틀간 교과별 교사와 학생들 간 '온라인 대면식'을 한 뒤 다음 주 월요일부터 본격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5∼6시간 이어지는 쌍방향 원격수업 피로도를 고려해 오전에는 쌍방향 수업, 오후에는 단방향 또는 과제 제시형 등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경기지역 다른 학교는 '점검중' '먹통' 여전...교사 "나도 접속을 못 하는데" 

하지만 이날 파일럿테스트를 진행한 경기지역 도내 모든 초중고교(1118곳) 상황이 갈뫼중과 같았던 것은 아니다. 많은 학교에서 접속이 되지 않거나 ‘점검 중’ 메세지가 뜨는 등 '먹통' 현상이 일어난 것. 이 같은 현상은 이날 밤 늦게까지 일어났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몰리는 시간을 피해 접속하라”고 안내했지만, 교사 자신도 접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하루 종일 접속시도하다 자료 올라라기를 기다렸다는 한 중학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 쌍방향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교사들은 △인프라 부족 △원격수업 기준 미비 △교육 격차 등 예견된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원격으로 진행되는 교수·학습 활동 지원을 위한 자료 제작·배포 등 테스트를 통해 후속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원활하게 원격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