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시스템 개선
저자 메시지, 제시된 근거도 학습에 도움  

[에듀인뉴스=송민호 기자]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논리와 비판적 사고를 담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범이 될 만한 글이나 연설문 등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빠른 시간 내에 해당 능력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교육계 빅 퀘스천에 대한 답변까지 알 수 있다면, 교대나 사범대 지원자를 위한 책으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책 중 하나가 <실력의 배신>이다.

사회적 성공이나 성취에 대한 논의 중 대표적인 것이 ‘개인’과 ‘환경’의 논쟁이다.

즉 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성공이 이뤄지거나 또는 개인이 몸담고 있는 주변 환경에 의해 성공이 이뤄지는지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저자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이 두 가지 경우를 모두 다루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사회적 시스템 개선 메시지를 던진다.

따라서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하는 주요한 요소며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해결안을 알고 싶은 학생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 번쯤 보았을 그림을 아래에 제시해 보겠다. 그리고 면접 상황이라고 가정해 본 뒤, 이렇게 물음을 던져보자. 

출처미상

물음 : 위 그림의 상황을 보고 교육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시오.

위 그림은 학교교육의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 중 하나가 동물학교 우화와 관련이 있다. 텍스트로 된 우화의 내용은 아모스 돌베어가 이솝 주니어라는 필명으로 <교육저널>에 ‘교육 우화’라는 글을 기고한 것이다. 

먼 옛날, 동물이 수영, 등산, 비행, 달리기 등을 잘하는 존재로 구분 창조되자 이 동물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학교가 만들어졌다. 이 학교는 최고의 동물이란 하나를 잘할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잘하는 동물이라는 이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잘하도록 타고난 동물이 있으면 그것 대신 다른 기능을 훈련시키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도록 하였다.(중략) 자신이 잘하고 타고난 기능만 개발하려고 하는 동물에게는 편협한 전문가라는 낙인이 찍혔다. 학교의 이론을 무시하려한 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기어오르기, 헤엄치기, 날기를 학교가 정한 수준만큼 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었다. 달리기 연습에 집중하느라 헤엄칠 시간을 갖지 못한 오리의 수영 실력은 겨우 학교가 정한 수준에 미칠 정도로 줄었다. 오리는 훈련 과정에서 꾸중, 협박, 체벌, 학대를 받아 삶에 부담을 느꼈고 결국 굴욕감을 느끼며 학교를 떠났다. 오리너구리가 달리기와 수영에서 오리를 이겨 두 학과 모두에서 상을 받았다. (중략)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지느러미를 가진 뱀장어가 달리기, 헤어치기, 기어오르기, 약간 날기 등을 할 수 있어 수석으로 졸업했다.

저자는 동물학교 우화는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학생들에게 각자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키게 하는 대신 잘하지 못하는 기능을 어느 정도 잘하게 하려고 애쓰다가 강점마저 살려주지 못하는 당시 학교를 빗대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평가하다고 정리한다. 

그리고 이를 비판적 관점에서 보는데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 우리 아이들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동물처럼 근본적 차이가 있는 존재라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뱀장어와 오리처럼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같은 동물에 속하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는 존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학교에서 기르고자 하는 실력이 완전히 서로 다른 역량인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 중 다수는 위의 그림을 본 뒤 학생들의 개성이나 자신만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획일적 교육현장을 비판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해설을 읽어보면 제시된 이미지가 의도하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예시를 통해 깊이 있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어렴풋하게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 최근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그릿>이란 책의 문제점을 비판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는 성공의 원인을 개인의 ‘집념’에서 찾고 있고 그 예로 미국 육군사관생도의 사례를 들고 있다. 육사 생도들이 졸업 전에 1/5이 중퇴를 한다고 한다. 상당수는 첫해 여름 비스트 배럭스라는 7주간 집중 훈련을 받는 도중에 그만둔다. 

누가 끝까지 통과하는지 예측을 시도해 본 결과 SAT점수, 고등학교 석차, 리더십 경험, 운동 실력, 그 어느 항목도 중요하지 않았다고 <그릿>의 저자는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집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육사 지원자 1만4000명 중 1차 서류심사(4000명)와 2차 학업과 체력검사(2500명)를 통과하고 최종 합격한 12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학교 대표팀 선수 출신으로 주장을 맡았다고 설명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이미 각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경쟁한 결과이므로, 몸으로 하는 혹독한 훈련에서는 당연히 다른 요인보다 집념이 훈련을 버텨낼지를 예측하는 핵심요소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이미 연구과정 내에 연구결과가 포함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발견으로 보기 어렵다.

책은 실력의 배신, 신실력주의 사회로 가는 길,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정책이란 제목의 총3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마다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한 내용이 학생들의 학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