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물류센터 직원, 어느 날은 택배기사, 또 다른 날은 콜센터 직원
으로 시작해 드라이브 스루 안내원까지. 최근엔 유튜버까지 되어가는 듯?”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에듀인뉴스] 온라인 개학을 앞둔 우리 교사들은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선생님, 시간 괜찮으시면 이야기 좀 나누고 싶어요.”

학교 급식을 관리하시는 급식소 영양 담당 선생님께서 교실로 찾아오셨다.

“지금 이 시기 우리 영양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 점심때마다 최고의 식단과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선사해주시는 분께서 던지신 질문이 내겐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평소 급식을 통해만 학생들을 만나는 분이시지만 매달 학생참여형 급식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시는 기획력을 보면서 뭔가 남다른 철학을 가지신 분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야 할 이 시기에 저희 영양 교사들도 아이디어를 모아 학생교육활동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으셨지만, 영양교사 연구 모임을 이끌고 계신 듯 했다.

비록 우리는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생각을 나눌 수밖에 없었지만 작은 힘들을 모아 이 시기를 잘 이겨나가고자 하는 간절함이 만들어낸 강한 눈빛 덕분에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었다.

“선생님, 어떤 이유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셨어요?”로 시작된 우리의 대화는 “선생님들께서는 영양 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세요. 스스로의 능력을 믿으세요. 그리고 계속해서 물으세요.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좋아요. 그것부터 바로 시작하시게요! ”로 매듭을 지어갔다.

학부모들에게 교과서 배부 중인 광주 상무초 교사들.(사진=김경희 교사)
학부모들에게 교과서 배부 중인 광주 상무초 교사들.(사진=김경희 교사)

오늘도 정신없이 바쁜 하루였다. 새학년 준비기간에 학생당 14권씩이나 되는 교과서를 낑낑대며 교실로 옮겼는데 오늘은 학생들에게 배부하기 위해 다시 1층으로 내리는 작업을 했다.

학부모님들께서 희망하시는 시간대와 방법을 고려해서 책을 분류해서 장소별로 나르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였다.

겨울방학동안 머리를 맞대고 디자인했던 교육과정을 온라인 학습 형태로 바꾸기 위해 오후 내내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이 회의는 다음 주까지도 계속될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학생상담 전화를 하는 날이라 아침 일찍 통화하고 싶은 시간대를 조사해 틈틈이 상담전화를 했다.

앞으로 이루어질 온라인 학습방법을 안내하고 교과서와 학년에서 준비한 교재와 자료 활용방법을 자세하게 안내도 하였다. 한 주 동안 클래스팅과 e학습터에 올라온 학생 활동에 대한 피드백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밤 10시가 되니, 몸이 나 좀 돌봐달라는 신호를 보내온다.

차량을 이용해 교과서 배부를 준비하는 광주 상무초 교사들.(사진=김경희 교사)
차량을 이용해 교과서 배부를 준비하는 광주 상무초 교사들.(사진=김경희 교사)

“어느 날은 물류센터 직원이 되었다가 또 어느 날은 택배 기사가 되고, 또 다른 날은 콜센터 직원으로 시작해서 드라이브 스루 안내원까지 넘나드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전문 유튜버까지 되어가는 것 같지 않아요?”

“비록 지금 이 시기가 낯설기에 힘들기도 하지만 동학년 샘들과 마음이 잘 맞아서 마냥 학교생활이 즐거워요.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교육과정 회의지만 깔깔깔 웃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우리 조금만 더 힘냅시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학생들 선물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고생하신 학부모님들께 떡이라도 보냅시다.”

힘든 시기, 교육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과 학부모 입장까지 고려하면서 단순한 ‘활동중심 주간학습과정안’이 아닌, 질문 중심 탐구형 활동들을 만들기 위해 성취기준을 분석하면서 커리큘럼을 열정적으로 재디자인하는 동료들과 함께 살고 있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교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