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선 건국대 GLOCAL캠퍼스 Cogito대학교육혁신원 조교수

환경 변화, 비전, 실행 등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학이 해야 할 5가지 과제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표지.(스펜서 존슨 저. 진명출판사. 2015)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표지.(스펜서 존슨 저. 진명출판사. 2015)

[에듀인뉴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인류의 생명과 세계의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사회, 경제, 외교, 보건뿐만 아니라 기업, 대학, 교육, 일자리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경기(game)가 바뀌면 규칙(rule)도 바꿔야 한다는 자명한 진리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손 씻는 습관이 바뀌고 있으며, 식사하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 대화하는 방법과 근무형태가 바뀌고 있으며, 집(공간)과 여가(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대학도 대면 오프라인 수업에서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고 있다. Zoom, Webex, Streamyard, DocZoom 등 온라인 매체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공간과 시간, 객관과 주관, 물질과 심리, 외면과 내면의 용어는 ‘개별’과 ‘객체’가 아닌 ‘연결’과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켜준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자주 접하는 개념과 연결된다는 사실에 더욱 전율을 느낀다.

코로나19 종식 이후는 교수자 중심이 아닌 학습자, 경영자 중심이 아닌 직원,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예고한다. 대학 및 관계기관은 더 창조적으로 긴장(creative tension)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도 충분하다.

필자의 전직은 비전과 목표, 변화와 혁신, 리더십 주제로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교육 강사이자 컨설턴트였다. 변화와 혁신의 주제로 강의할 때는 종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Who Moved My Cheese?) 에 나오는 메시지를 인용하기도 한다.

이 책은 시카고 한 레스토랑에서 고교 동창 모임 중에 한 명이 두 마리 생쥐와 두 꼬마 인간이 나오는 우화를 들려주면서 시작된다. 두 마리 생쥐는 스니프와 스커리, 두 꼬마 인간은 햄과 허로, 네 캐릭터가 변화에 대해 보여주는 다양한 양상은 흥미롭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두 마리 생쥐와 두 꼬마 인간은 미로 속에서 치즈가 있는 창고를 찾아다니며 그것을 즐기며 나날을 보낸다. 그들은 걱정할 필요 없을 만큼의 치즈가 있는 C창고(필자: C는 Current의 이니셜로 현재의 환경을 의미)에 가서 치즈를 먹고 즐긴다. 두 마리 생쥐들은 C창고에 도착하면 먼저 운동화를 벗어 끈으로 묶은 뒤 목에 건다. 두 꼬마 인간은 늦게 일어나 천천히 옷을 입고 C창고로 걸어간다. 느긋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운동복은 벽에 걸고 운동화는 아예 슬리퍼로 바꿔 신는다.

어느 날 C창고에 있던 치즈가 없어진다. 두 마리 생쥐는 놀라지 않는다. 그들은 치즈가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누구 먼저랄 것도 없이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두 꼬마 인간은 치즈가 없어진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은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나중에 허는 치즈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것이 아니며, 그 누구도 C창고에 치즈를 가져다 놓지 않을 것이라고 깨닫는다. 두려움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 허는 미로를 향해 떠난다. 두려움이 앙금처럼 남았지만, 새 치즈를 찾을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허는 점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새 치즈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드디어 허는 N창고(필자: N은 New의 이니셜로 새로운 환경을 의미)에서 굉장한 치즈를 발견한다. 허는 아직도 C창고에서 불평불만하고 있을 헴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 우화는 끝을 맺는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이 우화의 주인공인 허가 새로운 치즈를 찾아가는 과정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학이 해야 할 5가지 과제를 던져준다.

첫째, 변화된 환경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허는 C창고에 더는 치즈가 없다는 사실을 수용하였다. 대학은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적극 수용해야 한다.

학생들이 진실로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 학생들이 진실로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가? 학생들이 진실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데에서부터 수용은 시작된다.

둘째, 비전을 꿈꾸게 해야 한다.

허는 한 번도 가지 않았던 미로를 나서기 두려웠지만 새로운 치즈를 상상하면서 도전하였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사라져 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허는 ‘변화는 치즈를 계속 옮겨 놓는다’라는 문구를 벽에 적고 기억하였다. 대학은 학생들의 이미지화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기억하게 해야 한다.

넷째, 실행에 옮겨야 한다.

허는 ‘변화에 신속히 적응해라’ 라는 문구를 가지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섰다. 대학은 비전을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하나씩 실천해야 한다.

다섯째, 작은 것일지라도 성공의 기쁨을 맛보게 해야 한다.

허는 새로운 치즈의 맛을 즐겼다. 대학은 학생들의 비전과 상상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모험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와 새 치즈의 맛을 보게 해야 한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도전과 응전의 원리에서 찾았던 토인비를 굳이 소환하지 않아도 역사는 위기를 두려워말고 전환의 기회로 삼으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인류의 역사는 위기 극복의 역사라는 진리를 다시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 해답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들려주는 메시지를 소환하여 실천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세계와 대학의 모습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송영선 건국대학교 GLOCAL캠퍼스 Cogito대학교육혁신원 조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정회원
송영선 건국대학교 GLOCAL캠퍼스 Cogito대학교육혁신원 조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