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원격수업 도움·온라인 학생지도 인정
교·사대 교수, 교장 "현재 상황 반영한 최선, 서로 배우는 기회될 것"
교사 "실습에서 교사보조가 주가 되어선 안 돼...가을학기로 옮겨야"

2019년 교육실습 모습.(사진=에듀인뉴스 DB)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사상 초유 '온라인개학'이 교·사대학생의 교생실습 역시 '온라인' 진행을 허용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과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한시적 조치다.

교육부는 온라인개학에 맞춰 교대생과 사범대생 등 교육실습생이 원격수업을 참관·보조·운영하는 형식의 교육실습을 허용키로 하고 이러한 방침을 지난 10일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4주간 교육실습을 절반씩 나눠 2주는 협력학교에서 기존처럼 실습하고 나머지는 대학에서 현직교사 특강을 듣는 등 '간접실습'하는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온라인개학이 결정되자, 원격수업을 듣는 상황에 맞춘 교육실습 방안을 추가했다. 

현장실습 기간 중 2주는 협력학교에 가서 기존처럼 실습을 하도록 한 것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교원 자격을 위해 일정 시간(60시간) 이상 수행해야 하는 ‘교육봉사’ 활동 범위에 원격수업을 위한 수업 영상을 편집하거나 학습자료를 만드는 것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특히 교육실습생이 학교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에 접속, 온라인에서 학생지도를 돕는 것도 교육실습으로 인정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사전에 협력학교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현장 의견은 엇갈렸다. 교·사대 교수들과 관리자들은 현 상황을 반영한 최선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교사들은 교생실습의 본질이 무엇인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힘든 시기에 업무가 더 늘어나고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교·사대 교수들은 "학생에게 기회가 되고 교사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지만 최선"이라고 말했다. 

충남의 한 고교 교장도 "교사를 지원하는 일이자 미래 교사로서 자신의 역량을 기르는 일"이라며 "바이러스로 인한 유사한 사태는 언젠가 또 올테니 서로 돕는 차원에서 교사와 함께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의 한 고교 교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앞으로 온라인 원격수업이 일정 부분 학교 수업을 대체할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학기당 또는 월별 일정 기간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할 날이 올 것에 대비해 교생실습에 반영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반면 충북의 고교 교사는 "교육실습에서 교사 보조활동이 핵심이 되면 안 된다"면서 "교생실습은 학습이론을 배우고 실습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교생을 교사지원자 정도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부산의 고교 교사도 "교사에게 교생지도는 부담이고 과외의 일이다. 교사에게 교생이 유휴 노동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초등교사 역시 "그렇지 않아도 일이 많고 부담이 큰 이 시기에 교생지도까지 꼭 해야 하는가"라며 "교생실습 평가까지 업무에 가중된다. 가을학기로 옮기는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대생들도 반발했다. 교대련 관계자는 "실습이 교대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당사자인 학생과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 실습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일정, 수업방식 변동에 대해 학생들은 당사자와 함께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면서 "온라인 실습 방안도 처음 듣는 이야기이고, 이렇게 지침으로 통보하는 것이 아닌, 학생과 협의의 자리에서 논의하고 최선의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