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맞이한 대학, 생존 전략은?

김경희 백석문화대학교 스마트미디어학부 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정회원
김경희 백석문화대학교 스마트미디어학부 교수

[에듀인뉴스] ‘Z세대(Generation Z)는 밀레니얼 세대의 다음 세대로, 1990년대 중반 또는 말부터 2010년대 초반 또는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라고 일반적으로 정의한다.

Z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부르는데,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과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자라왔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나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생활환경이 Z세대들에게는 IT와 인터넷이다.

그들은 일상이나 사교생활, 그리고 의사표현 및 대화 자체도 스마트폰이나 SNS를 통해서 하는 것을 사람과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오히려 편하게 느낀다. 그것이 그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세대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2020년 현재, 대학교 재학생은 20살부터 20대 중후반까지가 대부분으로 출생년도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이고, 사실상 대부분이 Z세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와의 전쟁을 겪으면서, 1930년대 대공항 수준의 최악의 경제위기와 더불어 교육계에도 대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으로 일자리 감소와 더불어 실업률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것은 Z세대에게는 미래에 대한 공포다.

N포 세대의 아픔이 부각되고,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청춘들에게 불어 닥친 코로나 사태는 더욱 다른 그 어떤 세대보다 Z세대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사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기저효과로 인한 2010년 6.5% 성장 외에 연 4% 이상의 경제성장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세대, 불황기만을 경험해 실용적이고 우울하기까지 한 성향을 보이는 Z세대에게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인 공항상황은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이미지=게티이미지코리아)
(이미지=게티이미지코리아)

희망을 꿈꾸기 어려운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에게 대학은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코로나를 겪으며 더욱 강화된 개인주의와 이기심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국경을 폐쇄하고 있으며 사람간 왕래와 접촉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마스크를 끼고 대화하는 것이 예의처럼 된 것이 불과 1~2달 만에 형성된 문화가 되었고, 아프거나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직장이나 모임을 나가지 않는 것에 사회적 질타가 전혀 없다.

앞으로 대학생들은 극도의 개인주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대학의 지침이나 교수 지도를 따르기보다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이나 의사를 분명히 할 것이고 교육도 이를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세월호 이후 대학의 MT와 합숙 오리엔테이션이 자리를 감추었듯, 코로나 이후에는 학생 개인의 상황과 의사를 존중하는 대학정책과 수업운영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연히, 감기나 기타 질병으로 인한 결석이 늘어날 것이고, 개인적인 사정이 학교 정책이나 교육보다 중시될 가능성이 크다.

학생 개인의 의사와 상황을 고려해 달라는 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가될 것이고, 따라서 대학은 교육의 평등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수업과 교육환경 및 교육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교수의 태도나 수업운영 방식 및 강의내용, 강의실 환경개선, 기타 편의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에 대해 포괄적인 내용을 담아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네이티브적 교육에 대한 당연한 요구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들은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라 아날로그 환경을 오히려 생경하게 느낀다. 이것은 아날로그를 익숙하게 여기되 디지털을 배우면서 적응하는 밀레니엄 세대와는 다르다.

그래서 교수집단은 말로 하는 소통보다 SNS나 이모티콘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Z세대의 행동이나 사고를 이해하기 어렵다.

신기술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디지털이 익숙한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기는 Z세대에게, 아날로그 방식으로만 구성된 교육은 부자연스럽고 힘든 것일 수 있다.

코로나는 이러한 Z세대에게 2개월 이상 디지털환경에서 교육받는 경험을 하게 했고, 앞으로 그들은 아날로그만으로 구성된 교육을 더욱 낯설어하고 못 견딜 수 있다.

앞으로 교수들이 어렵게 준비해 제공하는 디지털식 교육을 Z세대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고, 교수들은 디지털식 교육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하게 받을 것이다.

현재 지향적 성향에 불을 지피다

코로나로 인해 벌어지는 희망을 꿈꾸기 힘든 상황의 지속은 Z세대들이 더욱 현실 지향적이 되도록 몰아갈 것이다.

Z세대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자랐지만, 2000년대 말 금융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대를 경험하면서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들은 막연한 미래보다 당장 오늘 하루를 생각하고,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대표되는 현재 가치 중심적 의사결정을 선호한다.

즉, 미래의 불확실성보다는 현재 나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일과 확실한 삶에 집중한다.

코로나는 이런 그들에게 더욱 현재 지향적으로 살도록 불을 지피고 있다.

코로나를 경험한 Z세대는, 미래를 위해서 지금을 희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그들은 더 좋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인내하거나 예의와 존경을 가지고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교수들은 당장 Z세대들의 소소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고, 그것은 재미나 흥미, 현실에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정보 등이 될 수 있다.

대학, 생존하고 싶나?..."Z 세대 특성부터 파악하라"

코로나는 세계적으로 사회전반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단기간에 인간의 일상을 바꿔 놓았으며, 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장 바뀌기 어려울 것 같은 교수들에게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도록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대학의 위기설은 항간에 자주 화자된 이슈였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인 위기를 지나며 훨씬 강력하고 빠르게 대학과 교육의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바꿔야 한다. 난파선에서 값나가는 물건들은 목숨을 위해 바다에 던지듯,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겸손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자존심을 지키려면, 대학의 고객인 Z세대가 초 현재주의자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코로나 이후 대학교육의 방향을 진지하게 물으며 마음을 같이하는 교수님들과 함께 오늘과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