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수업 5주차, 보완할 부분이 보이기 시작
주위를 둘러보니..."LMS 시스템에 이미 모든 기능이 있었다"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개학연기는 온라인 수업의 필요성을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그러나 전국에서 온라인수업 활성화를 위한 사이트가 개설되고 콘텐츠가 업로드되고 있지만 그마저도 익숙하지 않은 교육자들에게는 난감한 상황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온라인수업에 관심이 있으나 방법을 모르는 교육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현장의 온라인수업 사례를 공유한다.

이소영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평생회원
이소영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평생회원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혼란과 위기에 봉착했다. 2~3주만 지나면 임시로 진행하는 비대면 수업이 대면수업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하며 현재의 이 상황을 잠시 겪는 어려움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이 연장되면서 필자는 5주째 실시간 화상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밝혀 두자면 필자는 컴퓨터는 켜고 끄는 것만 잘하는, 소위 신기술 포비아가 있는 새로운 적용을 약간 겁내 하는 그런 교수다.

그런 필자가 매일 눈 뜨고 일어나면 4차 산업혁명이 바꿀 미래가 코로나 19로 급속도로 다가오는 길임을 느끼니 정년이 20년이나 남은 교수로써 지금부터 변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민폐 교수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필자는 화상 실시간 프로그램으로 비대면 수업을 1주차부터 해 와서 심리적 장벽이 그리 높지 않아 매주 온라인에서 학생들과 만나 즐겁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5주째에 다다르니 보완할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 적용하고 있는 수업에서 차근히 교수법을 보완해 가고 있다.

이번 학기에 필자는 다양한 성격의 수업을 맡았는데, 그 중 교수자의 설명이 많이 필요한 교과목이 마음에 걸렸다. 이 수업은 한 반에 35명 가까이 되는 많은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데, 몇 주째 이론 중심 챕터라 필자의 설명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시간이 길어 전체 학생과 수업 중간 중간 상호작용이 정말 필요하다.

필자가 전달한 수업 내용을 학생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 필자가 설명을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보완할 수업도구의 필요성을 느껴 알아보던 중에 학교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이미 모든 기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어떻게 하면 더 잘 가르칠까를 고민한다

우선 3주차부터 그 주 강의의 핵심 질문 10가지 정도를 학교 학습관리시스템에 올렸다.

이 시스템에는 학생이 문제 푸는 데 걸린 시간, 맞춘 문항 개수 별 학생 분포, 각 문항 별 맞춘 학생 이름, 틀린 문제에 대한 통계치 등 학습 이해도에 대한 중간 점검을 완벽히 할 수 있는 결과가 모두 있었다.

만약 한 문제를 많은 학생이 틀렸다면 그건 필자의 설명이 부족했거나 어려웠음을 뜻한다.

대면 수업 때는 나를 돌아보는 시점이 중간 강의 평가 결과를 받게 되는 8주차 즈음이었는데 이 LMS시스템을 활용하니 학생들의 이해도에 대한 평가를 한 눈에 확인하면서 매 수업마다 부족했던 부분, 잘했던 부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지난 학기에 동료 교수가 그 시스템을 말해줬던 것이 생각났다. 이렇게 좋은 시스템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는데 위기에 봉착한 이제야 활용하게 되다니. 반성이 필요했다.

두 번째로는 매 주차 수업 시작 시 학생들에게 오늘 배울 가장 주요한 키워드를 화상 강의실 채팅창에 적게 하고, 한 단원의 설명을 마치면 생각나는 주요 키워드를 10개 이상 적어보게 하였다.

이는 한 수업에 35명 가까이 되는 많은 학생의 참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잠깐의 노력이었다.

아무리 설명을 많이 해도 학생의 관심과 집중이 없다면 나의 설명은 그저 허공에서 흩어져 버리는 소음에 불과할 것이다.

내 설명이 소음이 되지 않고 그들에게 지식으로 쌓일 수 있으려면 학생들에게 자기 체득화의 시간이 너무나 중요하기에 어찌 보면 내 설명 보다 이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필자가 좀 더 노력을 기울이고 싶은 부분으로 학생들에게 수업 전 주요 학습 내용을 요약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교재를 미리 읽어보고 오라는 건 수업 시작 전 준비과정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학생에게만 전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짧은 영상은 학습자가 수업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는 주요한 학습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교수자 본인도 가르칠 핵심 내용의 뼈대를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물론 짧은 영상이라지만 실제 촬영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필자도 변해야 하고 언젠간 익숙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자신들의 온라인 세상에 기록으로 남기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수업 때 배운 내용,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찾아본 내용, 팀 발표를 하기 위해 찾아봤던 많은 내용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작성한 본인만의 결과물 등.

이 많은 내용이 그냥 이메일 함이나 컴퓨터 폴더에 저장되어 있지 않고 자신들의 온라인 저장 공간에 쌓이고 쌓여 온라인 세상과 연결된다면 이 또한 지식의 진보가 아닐까?

그저 있던 시스템을 활용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로 인해 위기를 말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위기는 맞지만 어찌 보면 세상은 이미 엄청나게 변화해 있어서 내게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었는데 코로나 19가 미리 그 변화를 경험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왜냐하면 비대면 학습 기간 동안 학생도 교수자도 이미 교육 변화를 경험해 보아 이 기간이 끝나도 교육의 변화는 계속될 것이기에.

그래서 대단한 건 없다. 그저 이미 있던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