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한 달, 긍정과 부정적 측면 공존
관계 중요성 깨달아..."현장 수업 대체 임시방편 불과"

이재형 꿈의학교 고2 학생
이재형 꿈의학교 고2 학생

[에듀인뉴스] 지난 몇 주간, 우리 학교 전교생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수업을 집에서 온라인으로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직접 경험한 온라인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모든 일과는 학교에 있었던 것과 비슷하게 이루어졌다. 장소만 집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일과가 학교에서의 일정과 비슷하게 이루어졌었다.

아침 8시 20분까지 교실로 등교하는 것처럼, 8시 20분까지 컴퓨터를 켜고 자신의 얼굴을 비춰야 출석이 인정된다.

물론 온라인으로 만난다는 한계로 인해 현장감이 떨어지고 진행방식이 자주 바뀌긴 했지만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현재 듣고 있는 다양한 ‘온라인’ 수업 중에서는 더 효과적인 면도 있었고, 더 힘들어진 면도 있었다.

최근에 내가 들었던 수업은 온라인이라는 한계점을 유연하게 소화했다.

특별히 꼽자면 지금 듣는 선택과목 중 ‘모션 그래픽 기초’라는 수업에서는 온라인이라는 특성을 잘 살려 원격으로 선생님께서 일괄적으로 통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전달이 잘 되었고 실제로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또 ‘온라인’이라는 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수업들이 있었다. 

독서수업은 원래 책을 읽고 감상일지를 쓰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집에서도 정해진 시간에 편하게 책을 읽고 감상일지를 썼다. 국어수업 또한 학교에 있던 것과 비슷하게 진행되어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어떤 수업들은 ‘온라인’이라는 것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끔 한 수업도 있었다.

현장성이 중요한 예체능 실기 수업들은 선생님이 기존 수업을 그때마다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동적으로 바꾸셨다. 또 집에서 혼자서도 충분히 작업할 수 있도록 수업 계획서를 수정하셨다.

개인적으로 예과를 지망하는 학생으로서, 미술수업은 학교에서 실기수업과 개인 작업을 위한 많은 재료와 도구가 있어 편리했는데 집에서는 한정적 재료로 실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한편, 영상위주의 수업을 진행한 수업도 있었다. 영상 수업은 일방향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실시간 진행이 어렵다면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수업 듣는 이재형 꿈의학교 학생.(사진=꿈의학교)
온라인 수업 듣는 이재형 꿈의학교 학생.(사진=꿈의학교)

우리학교는 기숙학교다. 하루 중 오후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생활담임 선생님과 만남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선생님이 온라인으로 나를 점검해주고 상담해줌으로써 관리와 돌봄을 하는 점은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집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저녁에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고 소소한 모임들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누릴 수 없어 아쉬웠다. 학교에서 마음껏 친구들과 캠퍼스를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사실 좋은 점이 있기도 하다.

집이여서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더 많은 휴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 학교에서 작업을 한다면 시간의 한계가 있겠지만, 집에서는 새벽까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생님 외에도 온라인이라는 환경을 이용해 학교에서의 일상과 비슷하게 지내보려 한 친구들도 있다.

한 친구는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했던 것처럼, 온라인으로 야간자율학습 수업을 만들어 혼자 공부하기 힘든 친구들을 위해 자유롭게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학생회 모임, 보고픈 후배들과의 영상통화, 근황 공유 등 시스템을 자유롭게 다루어 다양한 만남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온라인 모임들을 통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후배들의 얼굴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또 우리 학교 고2는 계열을 나누어 운영하다보니 계열별로 수업 종류가 다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않으면 얼굴을 보기 힘든 친구들도 많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기간 동안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친구들이 있었다.

앞으로 온라인 수업에서 한 가지 바라는 점은 현장성이 좀 더 보완됐으면 좋겠다. 이 말은 온라인 수업이 현장 수업이나 현장 모임을 대체하기에 아직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인간 대 인간으로, 한 공간 안에 모여 지식이나 의견 등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서로 오가는 것에서 시너지가 만들어지고, 대면하고, 소통하며 얻을 수 있는 것. 이런 일상적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지금까지 온라인수업을 경험해본 결과, 이러한 수업방식은 학교의 현장수업을 대체하기 위한 불가피한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평상시에도 온라인수업이 잘 진행될 수 있으려면, 먼저 모든 과목이 그 특색에 따라 깊이 연구되어야 할 것 같다.

온라인이라는 조건을 잘 활용해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