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미참여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말 의미있게 다가와...다음엔 최선의 선택 준비할 것

김한빈 꿈의학교 고3 학생
김한빈 꿈의학교 고3 학생

[에듀인뉴스] 평소 뉴스를 접하게 되면 삐그덕 대며 돌아가던 정치 이야기들이 주로 다가왔다.

칭찬은 빨리 묻히고 비난은 오래 남는다고 했던가. 평소 정치인들이 신문에서 이런저런 비판을 당하는 것을 보며 ‘왜 어른들은 저 분을 뽑았을까,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할 것이었으면 좀 더 생각하고 투표해도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 대해 불만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규정은 왜 있고, 학교에서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하지만 이 생각은 내가 2학년이 되어서 학교의 리더 학년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어떤 부분을 결정해야하는 사항이 있었는데, 이때야 비로소 학교 입장에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나는 고1 때 너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에는 학교가 우리 입장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가 학교의 입장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고, 학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그 선택이 최선이었던 것이다.

이번 선거도 나에게는 이렇게 다가왔다.

선거권이 없었을 때는 뭐가 뭔지도 잘 몰랐고, 얕은 지식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판단하고 있자니 ‘좀 더 잘 뽑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내가 19살이 되고 선거권을 갖게 되었을 때 정작 나는 내가 생각했던 ‘잘'의 범주에 들기는커녕 갑작스럽게 주어진 권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 같다.

부모님께서는 전날에 후보들의 공약이라도 읽어보라고 하셨지만 자세히 읽지 못했고, 선거 날이 되어서 “누구를 뽑든 너의 자유지만, 선거는 꼭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부모님과 함께 의무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는 당황스러웠다.

전날에 선거 용지들을 잘 읽어보지 못한 것, 평소 당들의 방향성에 대해 조금도 관심 갖지 않은 것, 그리고 정치에 대해 불만만 가지고 정작 그들이 의도하는 방향과 결과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나의 태도.

이러한 태도의 결과가 결국 나의 첫 선거에 대한 가치를 그대로 드러내주었다.

사실 나 하나 선거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는 태도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일상에서 크고 작은 일에 투표를 하거나 평가를 해야 할 때, 무효처리를 하거나 모두 똑같은 점수를 주는 등 행동들을 쉽게 하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주어진 권리를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둬버리는 것과 같은 행동이었고 그 순간이 매우 후회된다.

수업시간에 한 선생님께서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행동의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는 플라톤의 말을 알려주셨고, 이 명언은 선거 후에 나에게 들리기 시작했다.

김한빈 꿈의학교 학생의 생애 첫 투표 인증샷.(사진=꿈의학교)
김한빈 꿈의학교 학생의 생애 첫 투표 인증샷.(사진=꿈의학교)

그럼 다음 선거에서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2년 후 대선과 4년 후 국회의원 선거. 2020년 선거가 지난 후에도 노력할 시간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다.

그동안 신문을 보면서 흐름을 알아가는 것도 좋은 노력이 될 것 같다. 다만 신문들도 특정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기에 정치적 견해가 너무 치우치지 않은 신문으로 다양하게 보는 것이 열린 시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어른들의 정치적 견해를 들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렇게 평소에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한다면 다음 선거에는 이번처럼 흘려보내듯이 보내지 않고, 좀 더 최선의 선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만 18세가 되지 않은 후배들에게 일러주고 싶은 말은, 선거뿐만이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에서든지 내가 져야할 책임은 어느 순간 코앞에 다가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 책임들과 마주쳤을 때야 비로소 알게 되고, 뒤늦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고 2학년을 시작할 때도, 고3이 되어 선거를 할 때에도, ‘좀 더 준비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앞으로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훗날 선거권을 갖게 될 후배들, 그리고 이번 선거를 경험한 나와 같은 친구들도 좀 더 준비가 되어 기회가 주어졌을 때 멋지게 권리를 행사하고 그 책임에 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