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S, 코로나19 개학 연기에 따른 원격학습 실태조사
개학연기 기간은 실제로 ‘방학’...학습시간 6분 줄어
학원서 보낸 시간 줄어 자기주도 학습 1시간 더 해 

학생과 학부모의 자유로운 의견에 대해 키워드를 추출, 워드 클라우드를 구성한 결과,가장 빈도수가 높게 언급된 키워드로는 수업(39,291회), 온라인(22,809회), 학습(11,253회), 아이(10,543회), 선생님(8,149회), 학교(7,866회), 온라인수업(7,541회), 시간(7,483회), 생각(6,751회), 집중(6,622회)으로 나타났다.(자료=KERIS)
학생과 학부모의 자유로운 의견에 대해 키워드를 추출, 워드 클라우드를 구성한 결과,가장 빈도수가 높게 언급된 키워드로는 수업(39,291회), 온라인(22,809회), 학습(11,253회), 아이(10,543회), 선생님(8,149회), 학교(7,866회), 온라인수업(7,541회), 시간(7,483회), 생각(6,751회), 집중(6,622회)으로 나타났다.(자료=KERIS)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개학 연기 기간이 사실상 방학 연장과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업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부 시간 줄고 잠은 늘어” “게임은 더하고 공부 시간은 반토막”...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최근 발표한 'COVID-19(코로나19) 개학 연기에 따른 원격 학습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21일 기사 대부분은 이 같은 제목과 분석을 달았다. 

제목만 보면 '온라인 개학을 했음에도 학생들의 공부시간은 줄고, 잠을 더 자고, 게임을 많이 하는 것'으로 읽힌다. 온라인 개학이 완료된 시점에 나온 기사이기 때문에 얼핏보면 '개학을 한 지금 아이들이 그렇다는 거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조사는 3월 27일부터 4월 3일까지 조사된 현황이다. 이 기간은 수업일수를 190일에서 180일로 감축하도록 한 교육부 발표가 나온 직후로 학교들은 사실상 올해 여름방학 기간을 당겨 쓸 계획이었던 시기에 해당한다. 어찌보면 실제로 ‘방학 기간’인 셈이었다. 

이 시기 학생들의 생활 패턴을 방학이 아닌 개학 시기 패턴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방학시기와 비교해 문제가 있는 지를 따져보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의미다.  

조사는 학부모 5만5380명, 학생 3만9244명 등 총 9만462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코로나19 발병 전 학기 중과 방학 기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 기간 중 학생들이 하루를 어떻게 지내는지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개학 연기 기간에 4시간24분 동안 공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기 중에는 9시간 공부를 했고, 평상시 방학 중에는 4시간30분 학습했다. 

학습량이 평소 방학 때보다 소폭 줄어든 이유는 학원 수강 시간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원들이 대거 휴원에 들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개학 연기 기간 동안 학생들은 학원에서 평균 1시간6분을 보냈다. 평소 방학 때 1시간48분을 보낸 것에 비해 39% 감소한 것. 

그렇다면 이 결과는 오히려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시간이 늘어났다고 분석해야 하지 않을까. 학원을 가지 않았음에도 학습시간은 6분밖에 줄지 않았다. 조사결과는 스스로 공부한 시간이 1시간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카카오톡 등을 한 시간은 늘었다. 이 기간 동안 게임·영상시청·채팅에 쓴 시간은 평소 방학 때보다 18분 늘어난 4시간54분으로 파악됐다. 

개학 연기 기간 동안 학교에서 온라인 학습 등을 제공한 것을 감안하면, 18분이라는 시간은 아이들의 인터넷중독, 스마트폰중독 등 염려는 지나친 우려라고 분석해야 맞다. 

평소 디지털리터러시교육을 하고 있는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이 조사 결과는 학생들이 어른들의 우려보다 자기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을 잔 시간은 늘었다. 개학 연기 기간 학생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9시간6분으로 학기 중보다는 1시간, 평소 방학 기간 수면 시간보다는 6분 증가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동 시간은 방학 기간보다 6분 줄었다. 

기간별 고등학생 일과시간 비교.(자료=KERIS)

특히 고교생의 경우를 살펴보면, 개학 연기 기간 중 수면(8.7시간) 외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활동은 학습(5.3시간)으로 나타났다. 이어 휴식(5.2시간)과 기타(2.7시간)가 뒤를 이었으며, 계발(2.0시간)에 쓰는 시간이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 시간은 가정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학습(2.0시간)이 가장 많았으며, 휴식 시간 중 유튜브 등 영상시청(2.3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방학기간에 비해 학원학습(-0.5시간)이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가정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0.5시간)이 가장 많이 늘었다. 가정에서 기기를 활용하지 않는 학습(+0.1시간)도 증가했다.

온·오프라인 게임과 유튜브 등 영상 시청은 변화가 없으며, 운동(-0.1시간)과 기타(-0.1시간)는 감소했으며, 수면은 변화가 없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하루 시간표를 만들어 각자 특정 시간대별 그룹 SNS에서 사진과 영상 올리기 ▲사이버 반 그룹을 만들어 친구들과도 소통하고 토론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룹도 순환변경 하기 ▲책을 읽고 풀 수 있는 문제를 제출한 다음 온라인에서 선생님과 실시간 독서토론 형태 수업하기 등이 눈에 띄었다. 

한편 학생 10명 가운데 6명은 온라인 개학 전 학교와 교사의 안내로 원격학습을 접했다고 답했다. 집에 학습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학생의 비율은 60.5%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