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휘 프랑스 유학생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왜 항상 가장 높은 값을 치르나"

[에듀인뉴스]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행정가, 건축가, 예술가, 보건전문가, 경영전문가, 평범한 직장인과 유학생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전공과 삶을 이야기하다 한국의 많은 분과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과 각자의 철학과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본 프랑스의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얻어가길 바라며 프랑스의 한국인 이야기를 관심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12월부터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먼저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우리를 지배했고, 이후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자랑하며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전 세계가 위기에 처한 것은 감염병의 유행이라는 문제와 더불어 우리가 맞닥뜨린 이 위기가 사회 깊숙한 곳에 공존해 왔던 다양한 문제들까지 수면 위로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뉴스 속에 심심찮게 따라 나오는 단어는 바로 불평등이다.

불평등의 문제는 오랜 시간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해 왔고, 불평등이 당연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때로는 평등을 위해 싸우며, 때로는 불평등에 묵인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사망자와 감염자의 숫자는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사회 불평등이 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매일 갱신되는 통계치는 우리에게 숫자 너머에 있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직시하게 한다. 

감염병이라는 위기는 누구나 평등하게 마주할 수 있으나, 위기의 크기는 개인마다,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고령 및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다. 

기저 질환 유무가 평등과 불평등의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대표적 만성 질환의 유병률은 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즉, 소득의 불평등은 집단간 유병률 차이를 가져왔고, 이러한 유병률의 격차는 감염병의 발병률 및 사망률 차이와 직결된다. 게다가, 빈곤층의 경우 과밀한 주거 환경에서 거주하며, 경제적 혹은 지리적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저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을지라도 이들은 감염병에 있어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뉴욕 주지사인 Andrew Cuomo는 COVID19관련 일일 브리핑 모습.(사진=YTN 캡처)

지난 수요일, 뉴욕 주지사인 Andrew Cuomo는 COVID19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미국 내 COVID19 사망률의 인종 간 격차를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의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은 인구 대비 백인 미국인 보다 높은 수준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오랜 시간 불평등을 위하여 싸워 왔지만, 불평등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문제로 존재하며, 불평등이 인종, 연령, 소득 등의 다양한 요인을 통하여 어떻게 우리의 몸으로 표현되는지 보여준다. 

감염병 유행이 지나고 나면 전 세계가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위기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위기를 복기함으로써 우리는 사회 문제를 새롭게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 기회를 잡아 우리는 다시 한 번 사회 불평등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국민 건강 수준의 향상은 불균형적으로 이루어 질 수밖에 없고, 사회의 불평등은 지금 우리가 겪는 위기가 보여주듯 고스란히 국민의 건강으로 표현되게 될 것이다. 

자원 배분의 형평성과 취약 계층의 우선적인 제도적 지원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며, 더불어 사회가 불평등 현상에 더 관심을 갖고 이를 위해 함께 소리를 내어주어야 조금 더 단단하게 평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Andrew Cuomo의 브리핑 한 부분 인용하며, 
Why do the poorest people always pay the highest price?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했을 그 때엔, 평등을 외치는 사회의 소리가 더 커지기를, 가난하고 배제된 자들이 지불해야 할 값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때로는 대신 지불해 줄 수 있는 사회이기를 바래본다. 

전우휘 France, Tours 의과대학교 공중 보건학 석사.
전우휘 France, Tours 의과대학교 공중 보건학 석사.

질병 예방 및 건강 증진을 세부 전공으로, 건강의 사회 불평등을 분석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의 보건 복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헌법 제 10조에 의거,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이러한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건강한 삶이 보장되고, 건강한 삶의 보장은 이 기본권을 더욱 견고하게 세워준다는 생각 아래, 공중 보건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하였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함께 더 잘 살고, 더 잘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위하여 건강 결정 요인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현상을 연구하며, 이를 위한 보건 및 복지 정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의 배움과 프랑스에서 살아가며 느낀 경험들을 바탕으로, 공공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와 이슈를 저의 말로 풀어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