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교육청 "24일 시험 다 보라는 것 아니었다" 해명
현장 "공문 발송 전 현장 의견 듣고, 파장 감안해야" 일침

경기도교육청 공문 일부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지성배 기자]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지를 몇 시부터 배부해야 9시 40분부터 아이들이 시험을 볼 수 있을까요? 어제(21일) 하루 종일 어떻게 배부를 해야 하는 지 선생님들이 머리를 싸매고 의논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네요.” -서울 A고교 교사 

“경기도는 24일 9시부터 문제지를 배부하라고 합니다. 9시부터 배부하고 시험을 9시 40분부터 어떻게 보나요? 집이 먼 학생은 받아서 집에까지 가지도 못합니다.” -경기도 B고교 교사

20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등교가 아닌 집에서 실시하도록 하는 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어제 하루 현장에서는 문제지 배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관련기사 참조) 

논란의 발단은 학평 주관 교육청인 서울시교육청이 시험 당일인 24일 오전 문제지를 배부하고 오전 9시 40분부터 시험을 실시하도록 최초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라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미참여 학교와 학생의 경우 별도 원격수업계획을 수립하도록' 했으나 모두 24일 시험을 보는 것으로 해석해 민원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문제지를 일찍 받고 싶고 시험 형식에 맞춰 하고 싶다 보니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면서 "학교마다 시험 일자와 형식을 달리해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3학년 모두 학평을 보거나, 3학년만 학평을 치르고 1‧2학년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3학년 중에도 희망자만 시험을 치르기도 하는 등 달리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고3은 희망학생 조사 뒤 당일 오전 배부, 고 1-2 학년은 학교 별로 날짜를 자율 결정할 수 있도록 추가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시험지를 받기 위해 한꺼번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도록 분산해 운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기의 경우 공문에 보안을 위해 오전 9시부터 문제지 배부를 하도록 해 혼란이 가중됐다. 24일 당일 시험이 불가능하다는 민원이 속출한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지금(22일 오전)까지 문의가 계속되고 있어 쪽지 등을 통해 재안내를 하고 있다”면서 “시험지 배부는 24일 오전 9시부터 하고, 시험은 학교 학사일정에 맞춰 알아서 시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서울과 경기지역 고교 교사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행정이 가져 올 여파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ㄱ고 교사는 "어제 하루 이 건으로 진을 다 뻈다. 운동장과 정문, 후문 드라이브 스루 등 대책 마련하느라고 말이다. 이미 가정통신문이 다 나갔는데 돌릴 수도 없다"며 "현장을 모르면 좀 확인하고 소통한 후에 공문이든 보도자료든 뿌렸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경기 ㅇ고 교사도 “이렇게 바쁜 시기에 공문 문구를 평소대로 별 생각 없이 덮어쓰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면서 “언제나 말로만 지원행정일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합리적으로 융통성 있는 안내를 미리 한 시도교육청도 있었다.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24일 평소와 다름없는 정상 온라인수업을 진행한다. 문제지는 24일부터 배부해 학생이 원하는 날 풀어 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대전과 인천시교육청도 문제지는 24일 배부하고 시험은 27일 치르는 등 학교 상황에 맞춰 실시하도록 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고3은 24일 오전 이후에 문제지를 분산 배부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학생 내교시간 분산, 발열체크, 드라이브 스루나 워킹 스루 등의 방법으로 학생 간 대면을 최소화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또 “고1,2학년은 가급적 27일 이후 학년별(학급별) 분산 배부 하고 방법은 고3 배부 방법에 준해 실시하도록 추가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등교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었던 전북교육청은 24일 문제지를 배부하고 자기주도 학습 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대구는 고3 수험생은 24일, 고1, 2학년은 27일 원격으로 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구글 폼(google forms)’을 활용해 응시생이 온라인으로 매 교시 정해진 시간까지 답안을 제출하면, 자동 채점을 거쳐 자신의 점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평소 시험과 비슷한 환경에서 응시하고 학교는 등교 개학 후 학생 개인별 피드백을 제공해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