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문화강사 변신 블랑카 정철규 "뭡니까 이게~그림자도 차별하시나요?"
[인터뷰] 다문화강사 변신 블랑카 정철규 "뭡니까 이게~그림자도 차별하시나요?"
  • 지성배 기자
  • 승인 2020.04.2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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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쿨 원격 연수 '블랑카와 함께하는 다문화 교실이야기' 오픈
다문화 소재 어렵고 딱딱...개그맨 장기 살려 재미있고 편안하게
다문화교육 교사와 함께...기초 이론부터 심화까지 현장 맞춤형
(사진=티스쿨)
(사진=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폭소클럽에서 다문화를 소재로 다룬 시사 개그 ‘블랑카의 뭡니까?이게’ 코너가 큰 인기를 끌었다. 다문화인의 현실을 개그로 승화하며 다문화 인식 개선에 앞장 선 그는 개그맨 정철규로 한국인이었다. 유난히 까만 피부색과 어눌한 한국말을 사용해 실제 동남아 다문화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훌륭한 연기력을 보였다.

개그맨 정철규가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블랑카와 함께하는 다문화 교실이야기’를 주제로 교사 연수를 열었다. 개그맨 최초 멘사 정회원으로 다문화 전문강사 자격증을 보유,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던 그는 어떻게 교사 연수에 나서게 된 것일까.

“그간 시도교육청에서 개최한 다문화 연수 등에 강사로 활동하며 다문화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개그맨으로써 재밌게 풀다 보니 현장 반응이 좋았습니다. 오프라인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 온라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다문화를 교육현장에 잘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다문화 연수 강사로 또 다른 삶에 발을 내딛은 개그맨 정철규를 만나 교육현장에서 다문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개그맨 블랑카에서 다문화 연수자로 변신한 정철규와의 일문일답.

(사진=티스쿨)
(사진=티스쿨)

▲개그맨 블랑카로 활동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오랜만에 모습을 보니 반가운데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네, 반갑습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활동 복귀를 해서 아마 매체를 통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신 분들은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몇 년 전 개그맨 최초 멘사 정회원이 되어서 'TVN 문제적 남자'에도 출연을 했고요, 그리고 다문화이해교육 전문강사가 되어 EBS, MBC 등 다문화 강의 프로그램에도 출연해서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강의도 했습니다.

현재는 매주 월요일 아침 ‘KBS 생방송 아침이 좋다’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충북MBC 토크더 트로트 MC, 매일경제TV 생방송 부동산 MC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블랑카와 함께하는 다문화 교실이야기’를 주제로 연수를 오픈했는데요. 교사 연수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살 때 병역특례로 외국인 근로자들과 3년간 같이 일을 하게 되면서 국내 체류외국인과 다문화가정 분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게 개그맨 데뷔 무대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다문화가족 분들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더 심도 깊게 다문화가족분들께 관심을 가지게 되어 전문 공부를 하면서 다문화이해교육 전문강사 자격증까지 따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다문화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개그맨으로써 재밌게 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이렇게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시도교육청에서도 불러주셔서 선생님들 앞에서 강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원격연수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언제든지 필요하실 때, 들으실 수 있다는 것이 다문화를 교육현장에 잘 알릴 수 있는 또 다른 통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글로벌화가 가속화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착 초기와 비교해 다문화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나요.

해가 갈수록 인식은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좋은 결과를 내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분명한건 지난 2004년 제가 다문화가족 개그 ‘블랑카의 뭡니까?이게’라는 코너를 했을 때 보단 너무나도 많은 인식개선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왜 강사님의 연수를 들어야 할까요. 연수를 듣는 교사들에게 당부하고픈 게 있다면요.

이 연수에 같이 참여하신 선생님들과 긴 시간 같이 고민하여 만든 연수로, 같이 참여하신 세 분의 선생님 모두 실제 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문화사회를 위해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고 애써주시는 훌륭한 분들입니다.

이 세 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다문화교육을 학교 교육 현장에서 담당할 교사를 위한 다문화교육 기초 이론부터 정책, 철학, 실제 수업 적용을 위한 심화 및 적용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인 다문화교육 전문성 함양 과정으로 연수를 구성하였습니다.

다문화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현장의 분위기를 예상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겪은 다양한 사례들과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사례들을 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론? 정책? 철학?...말만 들어도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시죠? 그래서 개그맨 출신인 제가 선생님들 사이에서 좀더 재미있게 편하게 들으실 수 있도록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준비하였습니다. 저와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블랑카와 함께하는 다문화 교실이야기' 연수를 함께 만든 (왼쪽부터) 정철규, 조영철, 오기순, 윤선영 연수 강사.(사진=티스쿨)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블랑카와 함께하는 다문화 교실이야기' 연수를 함께 만든 (왼쪽부터) 정철규, 조영철, 오기순, 윤선영 연수 강사.(사진=티스쿨)

▲주 내용은 무엇인가. 연수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것을 소개한다면.

‘블랑카와 함께하는 다문화교실 이야기’ 연수는 다문화 교육 관련 개론서 및 논문의 내용을 참고하여 다문화 교육 입문을 위한 이론적 논의의 핵심인 한국 사회의 다문화 사회 진입 현상 이해, 다문화가정 이해, 다문화가정 학생 이해, 다문화 교육 국내외 사례 이론 등 4가지를 주제로 했습니다.

또 다문화 교육 학교교육 실천을 위한 한국의 다문화 역사와 다문화 교육 사례를 담고 있습니다.

크게 5개의 모듈과 1개의 정리 차시로 제작된 연수 과정인데요.

1모듈 ‘다문화 언제부터? 그리고 지금은 어디까지?’는 다문화 한국사와 한국 사회의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현상 이해를 다루고 있으며, 2모듈 ‘다문화가정 자녀 이해의 첫걸음: 다문화가정 알기’는 다문화가정 유형별 이해와 다문화가정의 어려움과 지원 알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3모듈 ‘묻고 답하는 다문화교육 이야기’는 다문화 교육에 대한 이론적 기초 및 다문화 교육 정책과 관련 교육기관, 다문화가정 학생 진로 이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4모듈 ‘다문화 들여다보기: 다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현실’은 다문화 교육을 위한 기본 이론과 철학인 문화적응과 정체성, 상호문화성을 다루고, 세계의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통한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5모듈 ‘다문화교실 이야기’에서는 실제 다문화학생과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상호문화 철학으로서 타자성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교육 현장에서의 다문화 교육 실천을 위한 수업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5개의 모듈을 마지막 차시에서는 연수를 정리하며 다문화 미래상을 조망해 보았습니다.

이 연수를 통해 선생님들께서는 다문화교육을 위한 다문화 시대의 철학적 인식, 다문화교육 정책에 대한 이해, 다문화교육 실제 교육과정 적용, 다문화가정 학생 진로 교육 및 상담 등 다양한 다문화교육 전문성과 다문화 감수성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교의 다문화 학교로의 진일보, 다문화교육의 발전을 도모하여 우리나라의 진정한 다문화사회로의 올바른 진입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문화 인식 많이 변했지만 아직..."다수의 보편적 일상 소수에겐 차별될 수 있어"

▲현재 다문화 가정 및 학생 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이들이 겪는 가장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다문화를 대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하는 게 있다면.

교육부가 발표한 '2019 교육기본통계'를 살펴보면 다문화학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실텐데요.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학생은 2019년 기준으로 13만7000명 정도 됩니다. 이들이 겪는 문제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한마디로 말씀드리기는 애매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다문화학생은 상대적으로 학교에 잘 적응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중도입국자녀, 즉 다른 나라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청소년기에 한국으로 와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미 어린시절 다른 문화와 다른 언어에 적응돼 있어 한국에 와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결국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50%나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에서 다각도로 대책을 세우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다문화학생에게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특별히 좀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합니다. 일부에선 역차별 아니냐라고 할 수 있지만 전 역차별로 보기 보다는 출발점이 이미 뒤에 있는 다문화친구들에게 출발점을 맞춰 준다고 너그러이 생각해줬음 좋겠습니다.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해 교육적 측면에서 어떤 방법들을 동원할 수 있을까요.

사실 현장에 다문화인식개선 강의를 많이 나가보면 90%이상은 아이들끼리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아직도 옛날 백의민족 시대정신을 가진 소수의 학부형들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학생·학부형이 동시에 참여하는 다문화교육이 병행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개학 및 원격 수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및 학생을 위한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언어소통이 100% 되지 않는 다문화학생의 경우, 별도 원격수업을 고려하는 게 어떨까 하는 조심스런 의견을 드려봅니다.

정철규 강사가 지난 2019년 9월30일 경기도 이천 설화중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알록달록 우리는 하나'를 주제로 다문화 전문이해교육 강의를 진행했다.(사진=그루벤터)
정철규 강사가 지난 2019년 9월30일 경기도 이천 설화중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알록달록 우리는 하나'를 주제로 다문화 전문이해교육 강의를 진행했다.(사진=그루벤터)

▲다문화이해 교육 전문강사, 2016 광명시 다문화 홍보대사, 전국시도교육청 다문화 특강 등 강의를 많이 다닌 것으로 압니다. 다문화 강의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교사 대상 강의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교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다문화 강의에 특별한 어려움은 아직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공공기관에서 하다 보니 군부대같은 곳은 시설이 열악해서 마이크가 자주 꺼지거나 화면이 희미한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까지 고려해서 가기 때문에 그에 따라 알맞게 대처해서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다문화학생이 개그맨이 너무 되고 싶어 하고 공부를 안 한다”며 조언을 해달라는 교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그맨으로써 그 친구의 꿈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현실적으로 고등학생은 개그맨 시험을 칠 수 없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은 “아, 그럼 졸업 때까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졸업 후 개그맨 시험 볼께요”라고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굉장히 만족해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틀리지 않고 다를 뿐..."다양성 존중 사회 만들자"

▲정철규(블랑카) 강사가 그리는 다문화 교육은 어떤 모습인가요. 또 추구하는 교실 속 다문과 교육 모습이 있을까요.

저도 처음엔 다문화 교육이라고 하면 국적 인종 언어적 차별을 없애는 인식개선 다문화 교육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다 보니 결국 세상사는 모든 게 다문화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문화교육, 결국 다양성을 존중 해주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어 횡단보도 신호등을 보면 사람 그림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다문화입니다. 녹색과 청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수의 색맹이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걷는 사람 그림과 서 있는 사람 그림을 동시에 보이게 하는 겁니다. 그럼 색을 인지하는 사람도 색을 인지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아무문제 없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겠죠.

다수라고 정답이 아니라는 거죠. 다수에게는 보편적인 일상이 소수에게는 불편함과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걸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다양성을 존중 해 주는 게 바로 다문화 감수성이고, 다문화사회고,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입니다.

그러한 교육을 교실에서도 추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요.

그림자도 차별 하시나요?라고 한 어느 중학생의 다문화 인식개선 포스터가 있습니다. 여러분 이 말에 우리 지구 인류세상의 모든 문제의 답이 있지도 않을까요?

우리 모두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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