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원 23일 '서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도입 방안 연구' 설문 시작
서논술형 문항분리 OR 기존 선다형에 문항추가 중 선택
완전 논술형 아니면 "학습 패러다임 변화 어려워" 비판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부터 5월15일까지 '서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도입 방안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한다.(사진=안내문 일부 캡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부터 5월15일까지 '서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도입 방안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한다.(사진=안내문 일부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서·논술형 수능은 도입될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서논술형 수능 연구에 돌입, 문항 분리(이원화) 및 선다형 추가 등 설문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수능 전체 또는 영역 전체를 논술형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학습 패러다임 전환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과 2028년 논술형 수능체제 전환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대승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2028학년도 새 대학입학제도를 마련하겠다며 논의 시기를 2020년(올해)으로 못 박아 관심이 집중된다.

평가원은 22일 전국 고등학교에 온라인 설문조사 안내문을 보내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서·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도입 방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 검사 도입 필요성에 부합하면서도 부작용 최소화 도입 방안을 구안하고 방안별 전제 조건을 확인함으로써 중장기적 미래형 수능 체제 및 대입제도 개편안 마련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서·논술형 문항 검사 도입 필요성 ▲도입 방안 ▲도입을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 고견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서·논술형 문항을 분리하는 것과 기존 선다형에 추가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분리하는 방안은 수능Ⅰ·Ⅱ와 같이 이원화해 하나의 영역에서 선다형과 서·논술형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추가하는 방안은 현행 수능 영역별 문항의 일부를 서·논술형 문항으로 구성하는 것과 전체 또는 일부 영역 선다형 문항에서 서·논술형 문항을 추가하는 것이다.

채점은? 평가원 자체 OR 지원 대학별 채점
절대평가냐 상대평가냐...절대평가 경우 ▲도달/미도달 ▲3등급 ▲5등급 ▲7등급제 제안

설문에서는 문항 출제 방식, 결과 참조 방식(절대상대평가)/ 채점 방식, 기타 시행 등에서 나타날 이슈를 정리했다.

특히 전자의 경우 논술 독립교과 도입, 서논술형 검사 선택 또는 필수화에 대한 이슈를 꼽았다.

채점은 평가원 일괄 채점과 수험생 지원 대학에서 채점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었다.

평가원은 자체 채점의 경우 동일 기준 적용 일괄 채점 방식으로 채점 결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반대로 대규모 채점에 따른 채점 부담·인력·시설·일정, 복수 채점시 점수 활용, 점수산출방식과 결과참조방식(절대·상대 평가) 등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학 채점은 평가원이 제시한 예시 답안을 토대로 대학에서 자체 기준을 적용해 채점하는 방식이다.

점수 산출방식, 결과참조방식(절대·상대평가) 등 유연성을 통해 대학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에 대한 공정성, 대학별 채점 인력·일정, 복수지원 시 동일 답안에 대한 점수의 대학별 차이 문제 등의 이슈가 발생할 것을 예측했다.

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등 결과참조방식을 고민하며 특히 절대평가의 경우 ▲도달/미도달 ▲3등급 ▲5등급 ▲7등급 ▲표준점수제 등을 선택하게 해 이 중에서 고민하는 것으로 보였다.

평가원..."서·논술형 수능 도입 연구 위한 기초자료 조사용일 뿐"
이혜정 소장..."결국 객관식 문항으로 변별할 것, 학습 패러다임 전환 어려워"

평가원 관계자는 “해당 설문은 서·논술형 수능 도입 연구의 기초자료용”이라며 “평가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객관식 수능은 그대로 두고 논술형을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학습 패러다임 전환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설문 문항을 살펴 본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평가원은 기존 객관식 수능 그대로 두고 논술형 시험은 별도의 수능 2를 만들거나 혹은 기존 객관식 문항에 논술형 문항을 추가하는 방식만 선택지로 두고 고르게 하고 있다”며 “객관식 평가는 지식의 숙지를 확인하는 형성평가에는 활용될 수 있으나, 궁극적 역량을 평가하는 대입에 그대로 두면 객관식을 통해 변별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학습에서 패러다임 전환은 일어나기 힘들다. 결국 학생들은 논술형 문항에서도 정답을 찾으려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논술형 수능은 정해진 정답을 고르라는 패러다임을 그대로 둔 채 문제의 형태만 바꾸는 식으로 개발하면 안 된다”며 “누군가 정해놓은 정답을 골라내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의 생각 근육을 길러내는 것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적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은 고3 담임교사 1명 이상 응답을 대상으로 했으며 5월15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