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며 빗자루로 폭행… 학교, 사건발생 5일후 알아

지난 23일 오후 경기 이천의 한 고교 교실에서 학생이 빗자루로 기간제 교사의 어깨를 때리고 있다. 같은 반 학생은 이를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 다른 학생들과 돌려 보기도 했다. /YTN 캡처

경기 이천시의 한 특성화고교에서 남학생들이 수업시간 중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져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같은 반 학생들은 친구들의 교사 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로 돌려보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3일 오후 이천 A고교 1학년 교실에서 남학생 3명이 교단에 서서 수업 중인 기간제 교사 B(39)씨를 빗자루로 때리고 머리를 밀치는 등 폭행했다고 29일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은 빗자루로 B교사의 어깨 등을 수차례 때리면서 "안 아프냐, 이 XX놈아"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B교사를 둘러싸고 머리를 밀치고 교사를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피해 교사는 "그만 하라"는 말만 반복했을 뿐 학생들을 제지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학교장 등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교실에 있던 많은 학생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웃으면서 지켜봤다. 학생 2명은 휴대전화로 폭행과 욕설 장면 동영상을 찍어 SNS를 통해 전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B 교사는 지난 3월부터 이 학교 직업교육 과목 기간제 교사로 근무해 왔다. 학교 측은 이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5일 뒤인 28일에야 이 동영상의 존재를 알게 됐고 29일 경기도교육청에 보고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에 무단 결석했던 학생들이 출석 체크에 관해 교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면서 "심각한 교권 침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B교사는 학생들에 대한 형사처벌 등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30일 학교에 조사팀을 보내 진상을 파악한 뒤 B교사에 대한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권보호위원회를 구성하고 폭행에 가담하거나 동영상을 촬영한 학생들을 학칙에 따라 처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