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온라인 개학, 면대 면 소통 부재 한계는 분명 존재
학부모와 공조시스템 구축하려는 소통 노력 소중함 알게 돼

[에듀인뉴스] 올해 초, 학급 운영과 수업 키워드를 ‘소통’으로 잡은 나에게 온라인 개학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소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겨울방학 동안 여러 연수를 들으며 선배 교사들의 조언과 함께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허탈감으로 괴로워만 하기에는 온라인 개학을 준비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더구나 맞닥뜨린 현실이 모두가 말하듯 ‘강제 소환된 미래’라면 내가 빨리 적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올해의 다짐인 ‘소통’ 실현을 위해 고민하던 중 zoom을 통해 연구회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고 연구회 회장님으로부터 수업기법을 연수 받았던 것이 떠올랐다. 

또 온라인 개학을 대비해 G Suite for Education을 구축한 학교가 생각났다. ‘아! 이거다!’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었다.

Zoom과 Google을 기반으로 한 교육을 하면 할수록 Zoom과 Google을 활용하면 ‘소통’ 기반 학교교육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Zoom과 Google을 활용하는 방법을 사전에 교육해야 한다.

사전 교육을 위해 입학식 겸 학급 적응 시간으로 주어진 두 시간을 모두 활용하기로 했다. 사전에 Google 클래스룸 활용 방안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학생들 모두 Zoom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후, Zoom 활용 방안에 관해 간단한 소개와 작동 방법을 Google 클래스룸에 게시해두었다.

‘Zoom으로 입학식이 가능할까?’라는 우려가 무색할 만큼, 아이들은 Zoom에 잘 접속했다. 

Zoom 링크를 공유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두 명씩 접속하기 시작했고, 총 30분이 걸리긴 했지만 1학년 우리 반 31명 아이들 전원이 Zoom에 무사히 접속했다. 

30분 동안 Zoom의 기본적인 오디오 설정 방법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몇몇 아이들에게는 직접 전화까지 했다.

Zoom으로 하는 입학식 첫 시간, 면대 면 대화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아이들 모두가 비디오를 켜게 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온라인으로 얼굴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스크를 낀 채 비디오를 켜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입학식에서는 학교를 소개하고 Google 클래스룸을 활용한 수업이나 출결 방법 등을 안내했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게 다가왔고, 낯선 플랫폼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이 대견하고 멋졌다. 

‘우리 반 정말 기특하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생전 처음 맞닥뜨리는 환경에 적응해 줘서 고마워! 선생님도 낯설지만, 너희를 위해 더 노력할게!’

입학식 이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수행되는 봉사활동이나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은 모두 Zoom으로 했다.(사진=양혜인 교사) 

입학식 이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수행되는 봉사활동이나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은 모두 Zoom으로 하게 되었다. 

Zoom에 동시 접속한 아이들과 함께 교육 비디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소통으로 여기는 학급 운영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담임교사가 모든 학교활동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학교에서 행해지는 모든 교육들을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더욱 성실하게 참여하게 하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너희와 항상 함께 할 거야! 조금만 더 힘내고 열심히 해서 성장하는 한 해를 보내보자!’

또 Google 클래스룸을 통해 각종 무료 교육 일정과 공모전 등 학생들이 참여할만한 행사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맡은 학생들이 도전 정신을 갖춘 아이들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배우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학생들로 자라는 것을 소망한다.

 Google 설문지를 만들어 문자 메시지로, Google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학부모님과 상담 약속을 잡았다.(사진=양혜인 교사) 

올해는 모든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새 학기 상담을 시작했다.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을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어려움은 있겠지만 학생 개개인에게 필요한 맞춤 교육을 해보고자 함이었다. 

이를 위해 가정환경이나 학습 환경을 묻는 4페이지에 달하는 학부모용 Google 설문지를 만들어 문자 메시지로 보내드렸고, Google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학부모님과 상담 약속을 잡았다. 

오프라인 개학 전 전화상담을 하는 것에 의아해하시는 학부모님들도 계셨지만, 학생을 더 이해하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담임교사의 열정에 대부분 공감해 주시고 기꺼이 상담에 응해주셨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에는 면대 면 소통의 부재라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Zoom으로 하는 학급운영 등 미래의 교육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미리 체험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텅 빈 교실을 보며, 아이들이 북적이던 함께하는 학교생활의 소중함과,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며 그 안에서 행복한 교육을 찾아가는 사랑스러운 학생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소통의 절실함을 깨닫고 학부모님과 학생 교육의 공조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다. 학부모님은 가정에서의 가족인 아빠, 엄마이고, 나는 학교에서의 가족인 큰언니니까! 

양혜인 경기 의정부 민락중 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연구회 연구위원.
양혜인 경기 의정부 민락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