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현답'을 구합니다...'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수업, 생활지도, 방역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아이디어 달라
"등교 선택권, 초등저학년 등교 안돼, 99% 등교준비라니"

조희연 교육감이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등교 개학 이후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우문현답을 구하고 있다. (사진=조희연 교육감 페이스북 캡쳐)
조희연 교육감이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등교 개학 이후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우문현답을 구하고 있다. (사진=조희연 교육감 페이스북 캡쳐)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코로나19로 사상 초유 4차례 개학연기, 온라인 개학을 맞은 각급 학교의 등교 개학이 5월 중순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등교 개학 후 공문 폭탄이 없도록 현장 의견을 구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등교 개학 이후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 학생 코로나 방역 관련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혜를 보태달라”며 ‘우문현답’을 구했다. 

조 교육감은 '우문현답' 고사성어가 요즘에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등교 개학 시기와 형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교육청 각 부서에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 다양한 우려가 있다. 자칫 개학 이후 공문 폭탄을 우리가 만들어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교사들의 업무에서 뺄 수 있는 사업들과 교육과정 안에서도 축소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국면은 전 세계적으로도 ‘post-COVID-19 world’를 얘기할 만큼 비상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에서도 달라진 환경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며 “교사들이 본질적인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특단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국면에서는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우문현답’을 구했다.

이에 대해 ▲“2020년 정서행동특성검사 실시 시간을 조정해주세요”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원격수업 부적정수강 의심 학생 처리 방안 안내 지침 거부해 주세요” ▲“각 학년별 보건 관련 특별과목이 생겼으면 합니다” ▲“학부모학교참여사업을 올해는 보류하고 대신 학부모회가 학교의 방역 등에 참여해 선생님들이 교육과정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 흡연예방사업 보류해 주세요” 등 많은 댓글이 달렸다.

자신을 6학년 부장이라고 소개한 교사는 “온라인 수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단위학교에 등교 개학에 대한 선택권을 달라”고 했다. 그는 "저학년은 이미 교실에서 긴급돌봄을 하고 있고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아 온라인 수업에 무리가 있다"며 "등교 개학이 필요한 학년은 등교 개학하고, 온라인 수업과 병행할 수 있는 학년은 등교 개학을 늦출 수 있도록 단위 학교에 선택권을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초등 저학년 등교 개학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는 ▲“날씨도 더워지고 폐활량도 적어 마스크도 오래 못 쓰는 아이들을 실험용으로 삼지 말아달라” ▲“초1, 2학년 우선 등교 고려한다는 내용 보고 충격받아 들어왔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 가능한 학년이 초등 저학년이라”며 “개학을 재고해 달라”는 댓글을 달았다. 

등교 개학 준비 99% 완료는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가라는 비판도 나왔다. 

보건교사라고 밝힌 한 교사는 "등교 개학 메뉴얼에는 관찰실에서 대기한 보건교사가 방호복 마스크, 고글 장갑 등을 끼고 5분 간격으로 학생 체온을 재도록 했다"며 "시도때도 없이 아프다고 내려오는 아이들은 누가 돌보며 보건수업은 어찌 진행하나요. 각종 사업들은요. 업무 공백 어떻게 채워야합니까. 제발 현장의 목소리를 좀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교 방역 99% 완료라는 기사를 봤다. 급식실 칸막이 구입해 설치한 학교는 저희 구에 2개 있고 나머지 학교는 모두 아직이다. 급식지도 계획도 못세우고 있고, 발열체크 등 계획 연수한 학교도 없는데 어떻게 99% 완료인지 답답하다"며 "기저질환있는 학생과 교사는 얼마나 되는지, 추산이나 하고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