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교육장학사 초등 2명, 중등 2명 등 총 4명 선발
코로나19, 온라인교육 필요성보다 면대면 교육 고유성 일깨워
코로나19는 비상 체제 "원격교육 장학사 역시 임시직이어야"

(출처=에듀인뉴스)
(출처=서울시교육청)

[에듀인뉴스] 하고 싶은 말로 시작하겠다.

이렇게 정규 장학사를 뽑으면 안 된다. 온라인교육에 교육청과 교육부가 대응하는 것은 맞으나, 어디까지나 코로나-19로 나타난 비상체제에서의 대응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임시적인 인사여야 한다.

공교육 안에서 온라인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인사들이 교육청을 점유하고 조직을 확대할 것이며 공교육의 온라인화를 위해 학교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번 코로나-19 시국 안에서 나는 온라인교육의 가능성보다는 면대면 교육의 절실함을 느꼈다.

공교육 안에서 면대면 교육의 고유성과 온전성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고, 또한 원격방식이 도입된다고 할지라도 면대면 교육의 근본적 속성을 강화할 방법론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청의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 안에서 교육청의 인사와 조직은 프레임이 나와야 되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로 강제된 온라인교육체제 하에서 면대면 교육의 고유성이 드러났다.

첫째, 면대면 수업의 실존성이다.

아이들과 눈 맞추고 전신이 반응하는 것을 보며, 교사는 본인의 발화를 조정한다. 교실에서 교사는 그 순간 온 몸으로 아이를 대하며, 아이들 또한 교사에게 전인으로 대하는 시공간을 만든다. 교사와 학생이 전신으로 만나고 같은 시공을 공유하며 호응하는 공간창조가 수업이라는 것이다.

둘째, 동료학생들과 협업하면서 지식을 재창조하는 공간이 교실이다.

학교가 수능점수 올리는 입시준비기관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에 전인교육기관으로서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성, 공동체성을 키우기 위해서 학교는 창조적 의사소통 공간이 되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을 걷어내고 학생주체들이 지식을 재생산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혁신학교운동은 교실풍경을 많이 바꾸었다.

이러한 면대면 교육의 특성을 온라인교육이 1할이나 담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온라인교육 이해당사자들은 마치 공교육 교사와 교육 당국이 디지털 매체와 인터넷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학생의 권리를 차단하려 한다고 비난한다. 학교교육이 너무 형식적인 요건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교육방식이 면대면 방식을 온전히 일대일로 대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 제도를 흔들게 된다면 면대면 교육방법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혹은 학교교육의 근본 토대를 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때 e-러닝이 학교교육을 완전히 바꿀 것처럼 공론되었으나 그 허상이 드러나며 잠잠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오욕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희생되었다.

교사들은 ICT교육(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Education)을 반드시 자율 장학이던지 공개 수업이던지 넣어야 낙오자가 아니었고, 면대면 교육 상황임에도 의도적으로 스마트 패드나 컴퓨터 화면을 보고 온라인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하는 황당한 모습을 연출했다.

교사들은 사이버 환경이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에 건강한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만들어 내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잘 인식했다.

무조건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환경이 갖는 정보 접근성과 학습자의 개별성은 장점이 분명하지만 공교육 환경에 이식될 때에는 완전히 환골탈태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학교가 온라인 콘텐츠 사업주들의 경제 패러다임에 휘둘릴 수도 있고, 온라인교육자 프론티어(교육공학자, 원격교육관료 등)들은 일반 교사들을 무사안일주의자라고 욕하기도 할 것이며, 교사들은 민주시민성과 인류 공영을 체험하지 않는 신인류와 고립된 뉴 노멀의 세대로서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

이것은 공교육의 책임 방기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 교육기본법에는 분명 교육은 민주시민성과 인류공영의 자세를 교육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온라인교육체제를 도입하는 것에는 심각하게 고려할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에서 정규직 원격교육장학사를 선발한다니 매우 유감스럽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원격교육 관련 전문성을 겸비하고 원격교육(수업) 관련 업무 추진이 가능한 자"를 뽑는다고 한다.

이들이 원격교육의 주창자가 되어 학교교육체제를 온라인교육체제에 맞게 손보려고 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당장 개학된 후에도 온라인교육을 요구하고 학교에 출석하지 않으려는 학부모가 많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것이고, 미세먼지와 황사는 면대면 교육방식을 끊임없이 위협할 것이다.

어쩌면 학교는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 체제가 일상의 모습이 되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주도권 다툼이다. 온라인교육체제가 동력을 가지고 공교육 생태계에 확대되는 마당에 면대면 교육과 이권 다툼이 일어날 것이 자명하다.

이권이 발생하는 지점에 서 있는 자들은 누구일까? 온라인교육 프론티어들은 온라인교육의 태생적 한계를 감추고 공교육의 법령, 인사, 조직 등 제도를 바꾸어 가려 노력할 것이다.

면대면 방식이 가지는 장점이 주도권 싸움 때문에 가려지고 온라인교육체제가 수월성을 가진 방식이라고 자리매김 될 가능성까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주체적 수용이다.

현재 온라인교육에 대한 대응이 코로나 시국으로부터 비롯되었다면 당연히 비정규적인 인사를 고용하는 것이 답이라 생각한다. 이후에 공교육 안에서 온라인교육체제를 어떻게 자리매김 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타나고 공론장 안에서 호응체제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청은 원격교육장학사와 같은 전문적 관료를 뽑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온라인교육 생태계 안에서 학교교육이 간직해야 할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지, 학생과 교사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여야 하고, 유초중등교육 범위 안에서 교육의 문제로 온라인플렛폼체제를 바라볼 수 있는 조직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해당 분야 전문적 관료를 뽑는 인사는 공교육의 본질을 오히려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함에도 교육청이 전문가주의를 발휘할 사람을 먼저 뽑고 조직을 만들 때 공교육 안에서 주도권 투쟁이 벌어지는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학교교육의 침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원격교육 장학사 선발이 근시안적인 대응이라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진성 서울 도봉초 교사/ 고려대 겸임교수
설진성 서울 도봉초 교사/ 고려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