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등교수업 전환 현장지원 방역 세부지침' 발표
30명 이상 과밀학급 전국 2만여곳...와이파이 없는 교실 20%
현장서 방안 찾아야...교사노조연맹 "원격수업 진행이 답”

박백범 교육부 차관(사진=연합뉴스 캡처)
과밀학급이 대다수인 청주 상당고를 찾은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다섯 줄 여섯 열로 칠판 앞부터 교실 뒷부분까지 배치해 1m가량 간격을 맞춘 교실을 살펴보고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2020.05.07.(사진=충북교육청)

[에듀인뉴스=지성배·한치원 기자] “25명까지는 교탁 치우고, 사물함 내놓고, 5줄로 세우니 거리두기가 가능하지만 30명은 벽을 뜯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대전 E 고교 "30명이 넘으니 어떻게 해도 2m 거리두기는 안 나오더라고요." -충북 A 초등학교 "(학생들을) 나눠서 수업을 해보면 좋겠는데, 동일한 선생님이 동시에 두 반을 다니면서 수업을 할 수도 없고, 다른 선생님이 그 수업을 같이 분담해서 해주면 좋겠는데 현재 학교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기도 어렵고, 기간제 선생님을 채용을 해서 분산시켜서 하기도 어렵고…" -경기 B고교

교육부가 등교 개학 발표 이후 과밀학급에 대한 뽀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분반은 교사 및 교실 수가 두 배 필요하다는 이유로 불가하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등교수업 전환 현장지원을 위한 방역 세부지침'을 발표하며 과밀학급에 대한 대안이 따로 없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박 차관은 이날 발표 이후 과밀학급 대책이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질문에 "한 학급을 분반하는 것은 어렵다"며 교사와 교실이 두 배로 필요함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내 모 교장이 제시한 짝수 학생은 등교하고 홀수 학생은 집에서 원격 수업을 받는 홀짝 등교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학교 상황이나 지역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 학급 단위 오전 오후반 운영, 수업 시간 탄력적 운영 등 방안을 제시하며 시도교육청이 학교와 협의해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결국 과밀학급의 경우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답을 내놓지 못한 셈이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일부 등교 일부 원격 수업을 할 것이면 모두 원격 수업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해답은 모두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홀수 반, 짝수 반 등교는 평가 시비가 일 수 또는 번호별 홀짝제는 교실마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학교가 많아 가능한 학교가 많지 않다. 

엄 대변인은 “교육부는 해답을 못 내면 양해를 구하고 협력을 당부하면 될 일”이라며 “비상시국인 만큼 이해하지 못할 교육인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급 및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지방의 경우 30명 이상 과밀학급 수도 적을 뿐더러 유휴교실 및 특별실 등 분반이 가능한 수준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유휴교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특별실 등도 부족해 분반을 안내할 사정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7일 정의당 정책위원회가 분석한 2019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학생수 30명이 넘는 학급은 전국 2만여곳에 달한다. 

초등학교 4952개, 중학교 1만59개, 일반고 6300개 등 모두 2만2895개 학급으로 학급 10곳 중 하나(9.8%)는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셈이다. 유형별로는 자사고가 53.1%, 중학교는 19.5%, 일반고는 15.9%였다. 

시도별로는 중학교의 경우 경기(46.3%)와 충남(29.9%), 일반고는 제주(48.2%)와 충남(29.4%), 특목고는 서울(24.2%)과 대구(20.6%), 자사고는 대전(85.2%)과 경기(71.2%) 및 서울(66.0%)이  많았다. 

또 국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시도교육청별 와이파이 현황은 2017년 기준 전국 1만1528개 학교 중 무선 와이파이가 설치된 교실은 18.9%(전체 36만5492개 교실 중 6만8997개 교실)였다. 특히 경기(7.9%)·인천(9.6%) 등 과밀학급이 많은 지역의 설치율은 10%도 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2024년까지 모든 초·중·고교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이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학교마다 최소 4개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설치하고 매년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