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교사 91.7% 현재 기능대회 개선, 폐지 요구

기능경기대회 설문조사 (자료=전교조)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기능대회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특성화고 기능반 학생들의 건강권·학습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성화고 3학년 고(故) 이준서(18)군이 지방기능경기대회(기능대회)를 준비하다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한 달쨰인 8일 전교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올해 진행되고 있는 기능대회를 중지하고 전면 폐지를 포함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에 따르면, 이군은 기능대회를 준비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기능반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 대회 준비 훈련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네 차례나 연기된 상황에서도 기능반 학생들은 합숙 훈련을 해야만 했다. 경쟁과 메달이 안전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며 “기능경기대회를 폐지하고, 이군의 죽음과 관련된 학교 측의 비교육적 처사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한국의 교육정책은 직업계고를 학교로, 직업계고 학생을 학생으로 존중하고 있는가”라며 “어린 학생들이란 이유로 비인격적 대접을 해선 안된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고통을 더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자료=전교조)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직업계고 교사 314명을 대상 전교조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8.1%가 ‘기능경기대회 개선’을, 43.6%가 ‘기능경기대회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운영 방식 그대로 유지는 전체 8.3%(26명)에 그쳤다.

기능대회로 인해 학생들이 학습권과 안전권을 침해당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코로나19 감염병 위험으로 기능반 훈련을 중단한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중단 없이 계속 훈련했다’ 23명, ‘중단과 훈련을 반복했다’는 답변은 27명이었다. 

기능반 하루 평균 훈련시간은 9~12시간이 22.7%, 12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20.2%였다. 훈련 종료시간은 오후 8시~9시 사이가 1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9시~12시 사이(43명), 오후 7시 전후(18명), 오후 6시 전후(8명)였다. 

한편 지난달 고 이군은 특성화고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군은 오는 6월 열릴 예정이던 기능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에 참여하기 위해 등교 개학이 미뤄진 시기에도 지난 3월부터 합숙훈련을 해왔다.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